
[마이데일리 = 인천 김경현 기자] 삼성 라이온즈 우완 이호성이 만루에서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을 과시했다.
이호성은 29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구원 등판해 ⅔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절체절명의 순간 마운드에 올랐다. 양 팀이 1-1로 팽팽한 7회 1사에서 최원태가 박성한에게 볼넷을 내줬다. 오태곤에게 투수 땅볼을 유도했다. 최원태는 가볍게 공을 잡아 2루수 양도근에게 던졌다. 그런데 공이 양도근의 키를 넘겼다. 병살타 이닝 종료가 1사 1, 3루로 둔갑한 것. 박진만 감독은 여기서 이호성을 택했다.
긴장 때문이었을까. 이호성은 조형우에게 5구 만에 볼넷을 내줬다. 초구 바깥쪽 커터를 제외하고는 모든 공이 스트라이크 존을 크게 벗어났다. 1사 만루.
양도근이 이호성을 도왔다. 정준재에게 138km/h 커터를 던져 2루수 방면 땅볼을 유도했다. 3루 주자 박성한은 타구를 보자마자 스타트를 끊었다. 양도근이 포구 후 곧장 1루로 송구, 강민호가 홈을 밟으며 박성한이 포스 아웃됐다.

아웃 카운트 1개를 남기고 큰 산을 만났다. 안상현 타석에서 이숭용 감독은 대타 고명준 카드를 냈다. 고명준은 지난주 6경기서 타율 0.320으로 상승세를 탄 상황.
제구에서 긴장감이 엿보였다. 초구는 높게 뜬 150km/h 빠른공. 2구 커터도 높게 들어갔는데, 고명준이 헛스윙을 했다. 3구 직구도 높게 들어간 볼. 4구 직구가 존 상단에 꽂혔고, 고명준의 방망이는 맥없이 돌아갔다. 다시 어깨에 힘이 들어가며 5구 빠른 공이 높은 볼이 됐다. 풀카운트에서 던진 6구 150km/h 빠른 공도 높았다. 하지만 고명준이 반응해 파울이 됐다.
구위로 고명준을 잡아냈다. 공이 전반적으로 위로 떴다. 다만 고명준은 이호성의 빠른 공에 전혀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스트라이크 존에 빠른 공을 넣을 수 있느냐에 달린 승부. 이호성은 7구 역시 빠른 공을 택했다. 151km/h의 공이 존 한가운데에 꽂혔다. 압도적인 구위에 고명준은 방망이를 내지 못했다. 루킹 삼진. 잔루 만루로 이닝이 끝났다.
삼성은 8회와 9회 각각 1점을 뽑았고, 이호성은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다.
경기 종료 후 최원태는 "잘 막아주리라 생각하고 있었다"며 이호성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호성은 "오늘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마지막 3-2 풀카운트에서 삼진으로 마무리했을 때"라며 "프로 입단 후 이렇게 타이트한 경기 상황에 오른 건 처음인 것 같다. 확실히 긴장도 더 많이 되고 평소보다 훨씬 몰입되는 느낌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이호성은 삼성이 전략적으로 키우는 유망주다. 2023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8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그해 1군에 데뷔해 5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65로 호투했다. 2024년은 16경기 2승 4패 평균자책점 7.40을 기록했다. 시즌 종료 후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야구 전문 프로그램 시설인 CSP(Cressey Sports Performance)로 야구 유학을 다녀오기도 했다.
시즌 중 상무 입대를 취소했다. 지난 8일 삼성은 "이호성 선수와 구단이 잘 협의해서 상무 입대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호성은 상무 1차 합격증을 받았다. 보통 1차를 통과하면 2차 체력 측정과 면접은 큰 문제가 없다면 통과하곤 한다. 병역 문제를 해결하면서 야구를 이어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하지만 우승을 향한 올인일까. 입대가 아닌 1군 생활을 택했다.
이호성은 "앞으로도 1군에 꾸준히 남아있으며 팀 승리에도 도움이 되고 싶다. 군 입대를 미룬 만큼 팀이 상위권에 있을 수 있도록 보탬이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상무 포기 후 성적은 썩 좋지 않다. 8경기서 2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14.14다. 이날 팀의 위기를 막아내며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트레이너 파트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호성은 "시즌이 아무래도 장기이다 보니 트레이닝 파트에서 도움 주시는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경기 중은 물론이고 경기 전과 경기 후 컨디션 관리에 세심하게 노력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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