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아들 22년 만에 찾았지만…아들이 친부모 거부한 이유는 “강요와 집착”

▲사진=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화면 캡처

21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22년 만에 아들과 재회한 중국의 한 아버지가 아들에게 부유한 입양 가족과 결별하고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라고 종용했다가 아들로부터 소셜미디어(SNS)에서 차단당했다.

레이 우쩌(55)와 그의 아내는 한때 중국 중부 후난성 웨양의 화물 환승역에서 살았다.

그들은 넉넉하지 않은 가정형편에도 불구하고 세 살배기 아들인 추안촨이 2001년 이웃과의 여행 중에 한 남성에게 납치되기 전까지 행복하게 살았다.

이 부부는 22년 동안 아들을 찾기 위해 중국 전역을 여행하고 300명 이상의 경찰관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2,000개 이상의 단서가 적힌 수첩을 보관했다.

레이는 술과 소프트웨어를 팔아 가족을 부양하면서 아들을 찾기 위해 25만 위안(약 4874만 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는가 하면 수색에 100만 위안(약 1억9495만 원)을 썼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온라인에 공유한 뒤 15만 명의 팔로워를 모았다. 그의 사연은 국영 방송사 CCTV에 의해 다큐멘터리로 제작되기도 했다.

급기야 2023년 6월, 경찰은 중국 남동부 선전에서 추안촨을 발견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그곳에 정착하여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고 있었다.

납치범 왕하오웬은 추안촨을 포함한 11명의 아동을 인신매매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레이는 아들을 찾은 지 한 달 뒤 동창회를 계획했지만 추안촨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 취소했다.

레이와 그의 아내, 딸도 오랫동안 연락이 끊긴 가족을 만나기 위해 선전으로 갔지만 실패했다. 결국 그들은 파출소에서 재회했지만, 추안촨은 친부모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했다.

레이는 SNS에 아들의 입양 가족이 부유하고 아들을 애지중지한다고 공유했다.

입양 후 양아버지가 사망하면서 추안촨은 양조부모의 손에 자랐다.

레이는 “(당시) 아들이 20년 넘게 떨어져 지낸 뒤 정서적으로 다시 연결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추안촨이 자신의 어린 시절, 고향, 그리고 우리가 그를 찾기 위해 걸어온 여정에 대해 알게 하자. 그는 결국 우리를 받아들이고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레이와 추안촨은 연락처를 교환하고 SNS로 소통했다.

처음에 그들의 관계는 우호적이었지만, 레이는 추안촨에게 양조부모를 떠나 후난으로 돌아가 친가족과 함께 살자고 거듭 요청했다.

추안촨은 그의 일과 친구들이 선전에 있기 때문에 도시를 떠날 수 없다고 양해를 구했다.

레이는 추안촨이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고, 보내준 책을 읽고, 그에 대한 생각을 공유해 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추안촨은 “강요하지 마세요”라며 거절했다.

레이는 또한 추안촨이 자신의 친가족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점에 실망감을 표했다.

“너는 네 여동생이 아팠는데 묻지 않았어. 내가 수술을 받았을 땐 3일 동안 아무런 걱정도 하지 않았어. 우리가 뭘 잘못한 거지? 부잣집 가문에 그렇게 끌리니? 우리에게 그렇게 차갑게 대해야 하니?”

지난해 3월, 추안촨은 레이의 SNS를 차단한 뒤 두 사람은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

지난 10일, 레이는 추안촨의 생일을 맞아 SNS에 사과 영상을 올려 “추안촨에 대한 사랑이 너무 숨이 막혔을 것이다”고 인정했다.

“미안해, 아들아. 네가 스스로 내게 올 때까지 나는 다시는 너에게 압력을 가하지 않을 것이다. 생일 축하해.”

레이는 또한 더 이상 입양 가족을 원망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후 아버지와 아들은 SNS를 통해 다시 소통을 시작했다고 한다.
.
해당 사연을 놓고 현지 온라인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모든 사람이 이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게 많은 것을 인내하며 그는 아들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다른 누리꾼은 “아들의 관점에서 볼 때, 20년 뒤 갑자기 '낯선 사람'이 당신의 생물학적 아버지라고 주장하고 그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소란을 피운다. 그것은 거의 도덕적 납치와 같은 무서운 일이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