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의학논문 5500여편을 분석하고 황반변성 등 망막질환의 새로운 치료 표적 후보 2종을 찾아냈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은 안과 문용석·마대중·김하경 교수팀이 분당서울대학교병원과 서울대학교병원 연구진과 공동으로 혈관신생 관련 논문 5562편을 분석해 FGF1과 HGF를 안구 신생혈관 질환의 치료 표적 후보로 제시했다고 5일 밝혔다.
안구 신생혈관은 눈 속에 비정상적인 혈관이 새롭게 자라는 현상으로, 삼출성 연령관련황반변성과 당뇨망막병증, 미숙아망막병증 등에서 나타난다.
특히 삼출성 연령관련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인 황반에 비정상적인 혈관이 생겨 출혈이나 부종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현재는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항혈관내피성장인자(항-VEGF) 주사 치료가 주로 사용되지만 일부 환자는 치료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아 새로운 치료 표적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발표된 혈관신생 관련 의학논문 초록 5562편에 생성형 AI 기반 ‘그래프 검색 증강 생성(GraphRAG)’ 기술을 적용했다.
이 기술은 여러 논문에 흩어진 유전자와 단백질, 질환 등의 정보를 추출하고 상호 관계를 연결해 분석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1만7842개의 생의학적 개념과 9555개의 관계로 구성된 지식지도를 구축했다. 이후 기존 안구 신생혈관 치료의 핵심 표적인 VEGF-A와 관련된 물질을 추적했다.
AI 분석 결과 FGF1과 HGF가 새로운 치료 표적 후보로 도출됐다. 두 단백질은 세포 성장과 혈관 생성 등에 관여하는 물질로, 기존 주요 문헌고찰 3편에서는 치료 표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특히 HGF는 기존 항-VEGF 치료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는 현상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선행 연구에서 제시된 바 있다.
연구팀은 딥러닝을 이용한 단백질 구조 분석에서도 FGF1과 HGF에 약물이 결합할 가능성이 있는 구조적 공간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기존 논문에 흩어진 정보를 AI로 연결해 치료 후보를 발굴한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치료 효과가 확인된 것은 아니며, 신약 개발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후속 실험과 검증이 필요하다.
문용석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안과 교수는 “수많은 의학논문 속에 흩어진 연구 결과를 AI로 연결해 기존 연구에서 충분히 주목받지 못했던 치료 후보를 찾아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기존 치료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에게 또 다른 치료 가능성이 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통해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브리핑스 인 바이오인포매틱스(Briefings in Bioinformatics)’ 2026년 7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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