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제갈민 기자 GM한국사업장이 국내에서 생산하는 소형 SUV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CUV)의 엔진 부품 재고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023년 3월 국내 출시된 모델인 만큼 주요 부품·소모품 정비 시기가 도래하는데, 한국지엠 인천 부평 본사와 서울·경기 지역의 주요 쉐보레 서비스센터에 트랙스CUV ‘점화코일’ 재고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정비 불편 가능성이 제기된다.
2일 시사위크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다수의 수도권 쉐보레 서비스센터에는 트랙스CUV 점화코일 부품 재고가 없는 상황으로 확인됐다. 점화코일은 일정한 교체 주기가 정해진 부품은 아니다. 다만 점화플러그 교환 시기가 도래할 때 함께 점검을 진행하며, 상태에 따라 교환 여부를 결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점화플러그 점검·교환 시기는 차량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쉐보레 트랙스CUV는 1.2ℓ 직렬 3기통 싱글터보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는데, ‘터보 엔진’의 경우 연소실 열부하가 큰 특성이 있어 점화플러그 교환 주기가 상대적으로 짧다. 쉐보레 트랙스CUV 공식 취급설명서(매뉴얼) 기준 점화플러그 교환 주기는 9만6,000㎞로 안내돼 있지만, 누적 주행거리가 6만∼8만㎞ 정도에 도달했을 시 점검을 받고 교환을 하는 것을 권장한다.
트랙스CUV는 2023년 3월 출시된 모델이다. 최초 출시일로부터 3년 6개월이 넘었다. 운전자에 따라 주행거리는 천차만별이겠지만 1년간 2만㎞ 전후를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6만㎞ 이상 주행을 한 차량이 늘어날 시점이다. 쉐보레 트랙스CUV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10만㎞ 이상 주행한 차량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고, 일부 차량은 시동 불량 또는 차량 떨림이 심해져 점화코일을 교환한 차량도 존재한다.
점화코일에 이상이 있는 경우 발생하는 현상으로는 대표적으로 △신호대기 등 정차 시(공회전 상태) 엔진 진동 및 부동이 심해짐 △가속 시 울컥이거나 멈칫하는 현상(행잉 현상) 및 출력 저하 △연료효율(연비) 저하 및 배기가스 악취 △시동 불량 또는 시동 꺼짐 등이 있다.
점화코일은 부피가 크지도 않고, 차량 엔진 관련 주요 부품인 만큼 일선 서비스센터에 최소 수량은 공급이 돼 있어야 해당 부품이 필요한 소비자들이 빠르게 정비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GM한국사업장에서는 쉐보레 트랙스CUV 엔진 점화코일 부품 수량을 최소한으로 보유한 채 일선 서비스센터에 공급을 제한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오후 서울 지역 쉐보레 서비스센터 관계자는 “트랙스CUV 차량 점화플러그는 재고가 일부 있지만, 점화코일은 재고가 없고 부품물류센터에도 재고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주문을 하더라도 시일이 다소 소요된다”고 말했다.
서울 내 또 다른 쉐보레 서비스센터와 경기 남부지역 쉐보레 서비스센터에서도 “트랙스CUV 점화코일 재고는 보유 중인 게 없으며, 당장 주문도 불가하다”고 답변했다.
같은 날 경기 지역의 한 쉐보레 서비스센터 관계자는 “트랙스CUV 점화코일은 관리품목(A품목)으로 지정돼 있다”면서 “GM세종부품물류센터에도 보유 수량이 얼마 없어서 일선 서비스센터에서 10∼20개를 주문하더라도 이를 전부 공급해주지 않고, 점화코일 교환이 필요한 차량이 있는 경우에만 최소 수량을 공급해주는 상황으로, 주문을 접수할 때도 ‘긴급주문’으로 접수가 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 관계자는 “쉐보레 트랙스CUV의 내수 판매가 많지 않은 상황인데, 수요가 적은 만큼 부품 및 소모품 공급량이 적을 수 있다”며 “트랙스CUV 엔진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엔진 부품 관련한 국내 공급처·협력사가 많지 않아 부품 공급에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에 일부 국내 쉐보레 트랙스CUV 차주들 사이에서는 미국 자동차 부품회사 델파이에서 생산·판매하는 트랙스CUV 점화코일 제품을 직구(직접구매)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델파이는 쉐보레 트랙스CUV 순정 점화코일을 생산하는 자동차 부품사다.
GM한국사업장 사측에서도 이번 트랙스CUV 점화코일 부품 수급 문제에 대해서 일부 인정하면서도, 현재는 부품 부족 사태가 해결됐다는 입장을 전했다.
GM한국사업장 관계자는 “지난달 초에 트랙스CUV 점화코일 등 일부 부품이 일시적으로 공급 부족 문제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지난달 26일부로 점화코일 등 일부 부품 물량 부족 문제는 대부분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2일 현재까지 일선 서비스센터에서는 트랙스CUV 부품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주문을 하더라도 최소 수량만 공급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GM 미국 본사는 2024년 4월 GM한국사업장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던 1.5ℓ SGE(스몰 가솔린 엔진)을 ‘미국 생산’으로 전환하면서 현재까지 2년 이상 GM한국사업장 창원공장 내 엔진 생산 설비는 멈춘 상태다.
쉐보레 트랙스CUV에 탑재되는 엔진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트랙스CUV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차량임에도 탑재되는 1.2ℓ 직렬 3기통 싱글터보 가솔린 엔진은 멕시코에서 수입하고 있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한국지엠 노조)에서는 지난달 20일 GM 본사 임원 방한 당시 마이크 트레보로우 GM 글로벌 생산총괄 수석부사장에게 트랙스CUV에 탑재되는 ‘1.2ℓ 엔진의 창원공장 생산’을 요구했으나 트레보로우 GM 수석부사장은 다소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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