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농사와 마을의 일상 속에서 익숙하게 사용해 온 돌과 나무가 예술 작품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특별한 예술적 의도보다 생활에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들고 고쳐 온 농부의 손길이 창작의 출발점이 됐다.

충남 보령시 남포면 양기2리 빽방앗간에서 오는 11월5일 오후 2시 로컬 작가 발굴 프로젝트 첫 번째 전시인 김영선 작가의 개인전 '쓰임의 발견'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농부로 살아온 김 작가가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자연 재료를 활용해 만든 생활 도구와 조형물을 선보이는 자리다. 돌과 나무 등 자연에서 얻은 재료에 작가의 손길과 생활의 경험이 더해지면서 평범한 사물은 새로운 형태와 의미를 갖게 됐다.
김 작가의 작업은 예술을 목적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다. 마을 만들기 활동에 참여하면서 장구채와 북채, 꽹과리채 등 전통 악기 도구를 만들고, 마을 어르신들이 편하게 쉴 수 있도록 의자를 제작하는 등 생활 속 불편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창작 활동으로 이어졌다. 마을이 허전하다는 생각에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구조물도 직접 만들었다.
그는 작업의 시작을 돌아보며 특별한 예술적 재능이나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마을에 필요한 물건을 만들고 주변을 조금씩 바꾸려는 마음이 지금의 작업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김 작가의 손재주에는 부친의 영향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어린 시절 농사를 지으면서 쟁기를 비롯한 각종 농기구를 직접 만들고 손질하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자랐고, 삶에 필요한 물건을 스스로 만들어 사용하는 생활 방식을 자연스럽게 익혔다.
김영선 작가는 "아버지가 농사를 지으면서 쟁기를 만들고 필요한 농기구를 직접 제작하는 모습을 보고 자랐다"며 "아버지가 하던 것들을 이어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하나둘 만들어 본 것이 지금 작업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한 재주가 있어서 시작한 것은 아니다. 농사를 지으며 주변에 있는 재료를 활용해 필요한 것을 만들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전시 제목 '쓰임의 발견'은 이 같은 작업의 출발점과 맞닿아 있다. 버려지거나 평범하게 여겨지는 재료에서도 새로운 쓰임과 가치를 찾아내는 과정, 그리고 오랜 세월 농부의 손에 익은 기술과 생활의 기억을 작품으로 연결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번 전시는 지역 주민을 단순한 문화행사 참여자가 아닌 자신만의 삶과 이야기를 작품으로 표현하는 창작자로 조명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백승휴 작가는 지역 곳곳에 자신만의 시선과 이야기를 가진 창작자가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김 작가의 생활 속 작업을 전시로 연결했다. 주민의 일상에서 출발한 창작 활동이 지역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전시 장소인 빽방앗간은 옛 방앗간을 고쳐 사진과 예술, 마을 활동을 이어가는 문화공간이다. 이번 전시는 11월5일 개막 행사를 시작으로 빽방앗간에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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