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KT(030200)가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추진한 4세대 이동통신(4G·LTE) 독점사업이 현지 통신시장 발전을 가로막았다는 해외 통신업계의 비판이 나온다. 독점체제 당시 2%에 불과했던 4G 가입률이 경쟁 도입 이후 약 2년 만에 30%로 15배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KT가 르완다 정부와 5124억원 규모의 소송전을 벌이는 가운데 국내에서 주로 부각된 독점권 박탈 문제와 달리 해외에서는 독점사업 자체의 한계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통신 전문매체 'Light Reading'은 지난 27일 KT와 르완다 정부 간 국제중재 분쟁을 보도하면서 KT가 참여한 독점 도매망 체제가 현지 4G 확산의 병목으로 작용했다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의 분석을 소개했다. 독점체제 폐지가 법적으로 정당했는지와 별개로 경쟁 도입이 시장 발전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다.
KT는 지난 2013년 르완다 정부와 각각 51%, 49%의 지분을 출자해 합작법인 KT 르완다 네트웍스(KTRN)를 설립했다. 2038년까지 25년간 4G 도매망을 독점 운영하는 사업권을 확보했으며, 2017년 6월에는 인구 대비 95%의 망 커버리지를 달성했다.
그러나 광범위한 네트워크 구축에도 실제 4G 가입률은 2023년 초 기준 2%에 머물렀다.
GSMA는 2024년 발표하고 2025년 갱신한 분석에서 독점 도매망 모델이 당초 목표였던 통신 접근성 확대와 달리 시장 발전의 병목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기존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자체 4G·5G망을 구축하지 못하고 KTRN의 도매서비스에 의존해야 했으며, 경쟁 부족이 높은 4G 요금과 저조한 이용률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르완다 정부는 2022년 국가 광대역 정책을 개정하고 2023년 7월 독점체제를 종료했다. 이후 기존 통신사업자의 자체망 구축을 허용하고 주파수 활용 제한을 완화하면서 경쟁을 확대했다.

GSMA에 따르면 이같은 정책 전환 이후 약 2년 만에 4G 가입률은 2%에서 30%로 상승했다. 독점체제에서 망 구축 자체는 성공했지만, 정작 소비자 이용 확대에는 경쟁 도입이 더 효과적이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GSMA는 통신망을 독점적으로 구축하는 방식보다 사업자 간 경쟁을 허용하는 방식이 요금 인하와 서비스 품질 개선, 이용 확대에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KT의 르완다 사업이 국내에서는 아프리카 통신 인프라 수출 사례로 소개돼 온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논란은 최근 대규모 국제중재 분쟁으로 다시 불거졌다. KT는 르완다 정부의 독점권 종료가 계약 위반이라며 약 1억5200만달러의 풋옵션 대금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르완다 정부 측은 KT의 계약상 의무 위반을 주장하며 약 3억8600만달러(약 5124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에 KT는 지난 23일 "반소 청구금액은 청구인의 일방적 가정에 기초해 산정된 것"이라며 "중재 절차에서 그 산정 근거의 타당성을 적극 다투고 당사 입장의 정당성을 소명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독점체제는 KT와 르완다 정부가 공동으로 설계한 사업 구조이며, 경쟁 도입 이후의 가입률 상승에도 주파수 정책 변화 등 여러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국제 통신업계가 독점체제의 한계를 구체적인 수치로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분쟁은 단순한 투자금 회수 문제를 넘어 KT 해외사업 모델의 성과와 지속가능성을 되짚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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