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조윤찬 기자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시행 5년 만에 구글과 애플이 관련 법 위반으로 제재를 받았다. 두 회사는 법 시행 이후에도 자사 결제 방식을 사실상 강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앱마켓 매출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게임업계는 이번 제재가 수수료 정책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 방미통위, 구글·애플 과징금… 인앱결제 강제 첫 제재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이하 방미통위)가 지난 28일 전체회의에서 ‘전기통신사업법’의 앱마켓 사업자 금지행위를 위반한 구글과 애플에 각각 과징금 429억원, 208억원을 부과하는 제재안을 의결했다.
방미통위 조사에 따르면 구글과 애플은 공통적으로 △인앱결제 방식 강제 △앱 심사 부당 지연이 적발됐다. 구글·애플은 앱마켓에서 연매출이 100만달러(약 13억원)가 넘으면 30% 수수료를 부과한다. 개발사는 앱 내부에서 3자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면 26% 수수료를 내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구글과 애플은 개발사가 제3자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구독 관리 등 일부 기능을 제공하지 않았다. 여기에 구글은 결제 방식에 따른 요금 차등 표시를 제한했고, 애플은 제3자 결제를 이용하려는 개발사에 별도의 앱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이에 방미통위는 구글·애플이 인앱결제 방식을 선택하도록 강제했다고 봤다.
구글·애플은 앱마켓 입점을 위한 심사가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개발사에 구체적인 이유와 심사 일정을 알리지 않았다. 이는 앱마켓 사업자가 모바일 콘텐츠 심사를 부당하게 지연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앱 심사에 대해 게임업계 관계자는 “앱마켓 사업자는 앱이 일반 앱인지 게임인지, 유해한지를 심사한다”며 “게임은 어떤 게임이고 어떤 장르이고 연령대가 적절한지를 검수하는 작업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 애플, 국내 개발사에 수수료 차별 부과… 환수 요구도
수수료 차별 부과 행위도 드러났다. 방미통위에 따르면 애플은 한국 개발사를 대상으로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소비자 가격을 기준으로 30% 수수료를 부과했다. 해외 개발사에겐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공급가액을 기준으로 30% 수수료를 부과한 것과 차이가 있다. 위반 행위 기간은 2015년 7월 ‘부가가치세법’ 시행 이후 2023년 1월까지다.
게임업계는 애플이 과거 국내 개발사에 부당하게 부과한 수수료를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애플이 한국 개발사한테만 부가세를 더한 가격에 수수료를 부과했다”며 “우리 개발사들의 매출에서 가져간 것으로, 환수해야 된다. 국내 개발사 피해는 3,500억원 정도로 추산했다”고 밝혔다.
애플의 부당한 수수료 부과에 대해선 아직까지 법적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 국내 280여개 중소 게임사들은 미국 법원을 통해 구글과 애플을 상대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는 집단조정을 진행하는 중이다. 여기에 부당한 수수료 환수까지 문제가 산적하다.
이번 과징금 제재는 2021년 ‘전기통신사업법’에 앱마켓 사업자의 금지행위 조항이 신설된 이후 처음으로 적용된 사례다. 과징금이 부과되기까지 수년이 소요됐다. 지난 2022년부터 사실조사가 이뤄지고 2023년 구글 475억원, 애플 205억원의 과징금 사전 통지가 이뤄졌다. 방미통위는 사업자 의견을 청취하고 검토하며 과징금 수준을 다소 조정했다.
◇ 게임업계, 수수료 정책 개선 기대… 구글·애플 대응 주목
방미통위는 위반 행위를 개선하라는 시정명령도 내렸다. 이에 게임업계는 양대 앱마켓의 변화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구글·애플은 1개월 이내 시정명령 이행 계획서를 제출하고 3개월 내 개선해야 한다.
다만 구글과 애플은 방미통위의 과징금 부과 결정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구글은 “방미통위 결정은 구글의 법 준수 노력은 물론 한국 개발자들의 혁신과 글로벌 성장을 지원해온 기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애플은 “애플은 지금까지 ‘전기통신사업법’을 준수하고 있다고 판단하며 결정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앱마켓 수수료 정책에 가장 민감한 건 게임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025)모바일 생태계의 경쟁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앱마켓 게임 매출 비중은 구글플레이 93%, 애플 앱스토어 71%다.
황성익 협회장은 “법에 나와 있음에도 구글과 애플이 따르지 않았던 것을 방통위가 정리했다라고 본다”며 “공정 경쟁이 만들어져야 하는 상황인데,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글의 경우 수수료 인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글은 오는 12월 31일 앱마켓 인앱결제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25%로 인하하는 정책을 시행한다. 개발사의 자체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면 20% 수수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애플은 현재까지 수수료 정책 개선 관련 발표가 없는 상황이다. 황성익 협회장은 “애플도 구글만큼 인하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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