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미국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의 비자 발급을 거부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이 여당 유력 인사에 대한 비자 발급에 제동을 건 것은 정청래 전 대표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를 두고 여야의 반응은 극명히 엇갈렸다. 민주당 내에선 미국에 대한 유감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국민의힘은 한미관계에 이상 신호가 있다는 점을 부각하며 공세에 나선 것이다.
◇ 진성준, 미국 ‘비자 발급 거부’ 반발… “한미동맹 훼손”
전날(28일) 진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의 비자 발급 거부 소식을 알리며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이자 동맹국 국회의 국방위원장에 대한 미국의 비자 거부는 대한민국 국회의 위상을 무시하고 한미동맹의 근간인 상호 존중과 신뢰를 훼손하는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진 위원장에 따르면, 국회 국방위는 방미단을 구성하고 내달 1~5일까지 미국 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해 한미 간 안보협력 강화 및 동맹 발전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방미단은 진 위원장과 국방위 여야 간사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과 임종득 의원,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등 4명의 인사로 구성돼 있는 상태였다. 또 미국 태평양 사령관과 태평양함대 사령관 등 군 인사들과의 면담 일정까지 확정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미국이 이러한 상황에서 진 위원장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이다.
일각에선 진 위원장이 1991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형의 선고를 받은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진 위원장은 미군 철수 등을 주장하는 ‘의병회’라는 조직을 만든 혐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19대 국회에서 국방위원으로 활동하며 미국을 방문한 바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설명한 진 위원장은 “이번 처사를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며 “미국이 국방위원장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은 단순히 개인의 입국을 제한한 것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 공식적인 의정활동을 가로막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미국이 여당 유력 인사에 대한 비자 발급에 대해 제동을 건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정 전 대표는 최근 국정감사를 위해 비자 발급을 신청했지만, 보류된 바 있다. 이에 그는 유럽 지역으로 국정감사 지역을 변경한 바 있다. 정 전 대표는 지난 27일 외통위 종합 국정감사에서 미국 행정당국에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 여 “강력 유감”, 야 “한미동맹 경고등”
정 전 대표에 이어 진 위원장에 대한 비자 발급까지 문제가 생기자, 여야의 입장은 극명히 엇갈렸다. 민주당 내에선 미국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나왔고, 국민의힘은 “한미동맹의 경고등”이라며 공세를 폈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진 위원장에 대한 비자 발급이 거부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페이스북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번 방미가 국회의 일정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한 개인의 입국 제한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 의정활동을 막은 것”이라고 반발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 정부를 향해 외교 채널을 통해 적극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미국을 향해 “동맹을 원하는 것인가 맹종을 요구하는 것인가”라고 강력 비판했다. 그는 정 전 대표와 진 위원장의 비자 발급에 제동이 걸린 점에 대해 “대한민국 국회를 무시하고, 한미동맹의 근간인 상호 존중과 신뢰를 훼손하는 미국 측의 조치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최근 한미 양국 간 이상기류가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진 위원장까지 비자 발급이 거부되자, 한미관계에 이상신호가 있다는 점을 부각하며 공세에 나섰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전 대표는 그렇다 치고 진 위원장의 하와이 방문이 무산됐다는 얘기는 한미관계에서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며 “미국은 이런 방식으로 동맹국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현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무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 전 대표는 과거 학생운동 시절에 주한 미국 대사관저에 화염병 들고 들어간 문제, 진 위원장도 아마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으로 실형을 받았던 전력을 (미국이) 문제 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번 사태는 단순한 비자 거부 소동이 아니다”라며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왜곡된 안보관, 무책임한 인사 배치가 초래한 외교적 망신이자 한미동맹의 신뢰에 경고등을 켠 안보 참사”라고 주장했다.
한편 외교부는 진 위원장의 비자 발급 신청 절차가 아직 종결되지 않았고, 미국 측과 소통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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