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너 때문에 어제 클로저 못했다.”
삼성 라이온즈 ‘가을 마무리’ 원태인(26)은 27일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26일 1차전에 선발 등판했던 크리스 페덱(30)에게 위와 같이 농담했다고 털어놨다. 과격했지만, 원태인은 페덱을 배려해 1차전 직후가 아닌 2차전에 그 얘기를 했다.

페덱은 1차전서 4⅔이닝 5피안타(2피홈런) 4탈삼진 2볼넷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투구내용과 결과 모두 좋지 않았다. 결국 삼성은 이날 ‘비밀무기’ 원태인을 기용하지도 못하고 1-5로 졌다. 물론 원태인은 그럼에도 9회에 몸을 풀었다고 털어놨다.
원태인의 얘기는 결국 페덱이 부진하지 않았다면 이번 시리즈에 마무리로 준비하는 자신이 세이브를 딸 기회가 있었을 것이란 뜻이다. 물론 그는 “어젠 크게 말을 못했다. 나도 선발투수이기 때문에 어제는 그 어떤 말을 해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 걸 알기 때문에 오히려 조금 피했다. 오늘 경기장에선 조금 리셋이 된 것 같아서 장난도 쳤다. 아까 캐치볼 하면서 오늘 클로저 하는지 물어보길래”라고 했다.
원태인의 농담에 페덱은 “미안하다”라고 했다고. 그러자 원태인은 페덱에게 “꼭 네가 만회할 기회를 줄 수 있게 열심히 해보겠다”라고 했다. 이는 작년 포스트시즌서 아리엘 후라도에게도 했던 얘기라는 게 원태인의 설명이다.
티격태격한 두 사람은, 삼성의 2년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 수 있는 황금조합일 수 있다. 냉정히 말하면 양날의 검이다. 박진만 감독은 플레이오프 2차전 승리 직후 4차전서 페덱을 선발투수로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삼성은 원태인을 29일 3차전에도 마무리로 대기시킨다. 최원태와 기존 불펜들이 잘 버티면 원태인이 마무리로 나갈 것이다. 그러나 원태인이 3차전서 마무리로 나갈 일이 없으면 4차전에 선발 등판할 가능성도 있다. 박진만 감독은 그 다음 옵션으로 페덱의 4차전 선발 등판 가능성을 언급했다.
현실적으로 삼성은 4차전 선발투수가 마땅치 않다. 2차전 선발 아리엘 후라도와 3차전 선발 최원태는 4차전서 당연히 미출장 선수가 될 것이다. 원태인은 3차전에 불펜으로 나가면 4차전에 선발로 나가는 건 어렵다. 그렇다면 페덱인데, 중요한 건 페덱이 26일 1차전서 무려 94개의 공을 던졌다.
1차전서 헤드샷 퇴장을 당한 제임스 네일(KIA 타이거즈)이 4차전 등판 가능성이 충분한 건 투구수가 57구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94개의 공을 던진 페덱이 단 사흘간 쉬고 나흘만인 30일에 선발 등판이 가능할까. 구위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원태인이 3차전에도 불펜 등판할 경우, 4차전서 페덱과 원태인이 적절히 멀티이닝을 소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5차전이 성사될 경우 다시 후라도가 나가면 된다. 때문에 페덱과 원태인이 4차전서 아주 긴 이닝을 던지지 않아도 적절히 멀티이닝을 맡으면 마운드 운영이 어느 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투구내용과 결과가 중요하다. KIA 타선은 올 시즌 홈에선 대체로 강력한 응집력을 보여왔다. 과격한 농담을 주고 받은 두 사람이, 삼성의 올 시즌 운명을 가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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