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언론에 대한 노골적 불만을 드러냈다. 자신의 발언에 대한 왜곡은 물론 국가 정책에 대해서도 무분별한 ‘까대기식 보도’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다. 대통령이 직접 관련 보도에 ‘사과’까지 촉구하고 나서자 정치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간 논란이 됐던 이 대통령의 SNS 활용법도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른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28일 자신의 X(구 트위터)에 “하이브리드 정책시대, 까대기식 보도가 국가발전을 가로막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주권정부는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선도구매에 나서려고 한다”며 이를 적극적으로 알려줄 것을 ‘국민과 대통령의 친구들’에게 부탁했다.
정부의 정책 기조를 설명하는 차원이었다고는 하지만, 발언의 수위와 빈도는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날 이 대통령이 SNS를 통해 일부 언론 보도에 불만을 드러낸 것과 맞물리면서다. 이 대통령은 농지 전수조사와 관련해 장관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취지의 보도에 대해 “공개된 국무회의 발언을 직접 보고 최소한의 보도 윤리를 가지고 쓴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해당 발언은 장관을 ‘칭찬’하기 위한 것이며 대통령이 지시한 것을 모두 아는 상황에서 책임을 전가한다는 비판이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 “청와대 편집국장인가” 비판도
‘농어촌 인력 부족 문제’를 다룬 기사에 대해선 직접 사과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불러다 (일을) 해도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해당 보도 제목에는 ‘크게’라는 단어가 생략됐다. 이 대통령은 “비교화법임이 분명한데도 ‘도움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제하고 비난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했다. 해당 언론사가 제목을 수정한 이후에도 “기사 제목을 바꿨으면 왜 바꿨는지 밝히고 기사를 고칠 만큼 잘못했으면 사과하는 게 맞지 않나”라고 재차 날을 세웠다.
SNS를 통한 ‘직접 소통’ 의지를 누차 강조해 온 이 대통령은 그간 여러 현안에 대한 생각을 피력해 왔다. 다만 잇따른 게시물을 통해 언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것은 이례적인 장면이다. 왜곡된 사실에 대한 오해를 풀고 국정 운영 과정에서 소통의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이러한 행태에 대한 불신도 역력한 모습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무위원들이 국무회의 생중계를 불편해한다는 보도를 반박하며 “중간 유통업자들이 생산자와 소비자 간 직거래가 불편한 것처럼 국민과 선출공직자의 직접 소통이 불편한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사실을 왜곡하면서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SNS 하지 말라고 강요하는 건 때려도 저항하지 말고 그냥 맞아라 하는 것”이라며 “‘짜장면 좋다는 건 짬뽕 폄훼’라며 대통령 욕하는 게 국민스포츠이던 그때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청와대라고 다르지 않다. 앞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김혜경 여사 골프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는 홍보소통수석실 명의로 “정치인의 일방적 주장을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없이 받아쓰는 ‘따옴표 보도’는 언론의 검증 책임을 방기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언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에 대해 정치권의 시선은 곱지 않다는 점이다. 야권은 즉각 이를 공세의 고리로 삼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청와대 편집국장인가”라며 “오보는 정정보도 청구로 바로잡으면 될 일”이라고 했다. 내용적 측면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김나율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언론사에 사과 요구하기 전에 이주노동자들에게 정부의 책임을 덧씌운 비겁한 언사에 대해 먼저 사과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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