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공개매수 화두, ‘50%+1주’면 충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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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의무공개매수제 도입과 관련해 일반주주의 매각 기회를 보장하면서 기업 인수·합병(M&A)의 자금 부담도 조정할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의무공개매수제 도입과 관련해 일반주주의 매각 기회를 보장하면서 기업 인수·합병(M&A)의 자금 부담도 조정할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경영권에는 웃돈이 붙는다. 기업을 인수하려는 쪽이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대주주 주식을 시장가격보다 비싸게 사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주주에게는 같은 가격에 주식을 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회사 주인이 바뀌어도 주식을 계속 보유하거나 시장에서 팔아야 한다. 의무공개매수제는 인수자에게 일반주주의 주식도 사도록 해 이 차이를 줄이려는 제도다. 다만 얼마나, 누구의 주식부터 사도록 할지를 놓고 의견이 갈린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X를 통해 해법을 물으면서 ‘50%+1주’의 매수 비율과 일반주주의 매각 기회가 논의의 중심에 섰다.

◇ 대주주는 전량, 일반주주는 일부만 매각

이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의무공개매수제 도입 관련 균형 있는 해법은 무엇일까요?”라며 의견을 구했다. 일반주주에게 매각 기회를 보장하면서도 기업 인수·합병(M&A)이 위축되지 않도록 매수 비율과 방식을 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주주와 일반주주의 주식을 비례해 사들이는 방식부터 잔여 지분 전량을 매수하는 방식, 대주주 지분을 먼저 전부 사들인 뒤 나머지 물량을 일반주주에게 배분하는 방식까지 거론했다.

의무공개매수는 경영권 거래에서 일반주주에게도 주식을 팔 기회를 보장하려는 제도다. 대주주 지분만 웃돈을 주고 사들이는 거래에서 일반주주는 그 가격에 주식을 처분할 수 없다. 그저 주식을 계속 보유하거나 시장에서 팔아야 한다. 이에 일정 지분을 취득하는 인수자에게 대주주 지분 외 다른 주주의 주식도 공개적으로 사도록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50%+1주’는 인수자가 확보해야 할 전체 주식 수를 뜻한다. 회사 주식이 총 100주라면 51주를 사도록 하는 것이다. 대주주에게서 먼저 40주를 샀다면 일반주주에게서는 11주만 추가로 사면 된다. 따라서 일반주주가 가진 주식의 절반을 사준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 경우 대주주와 일반주주의 매각 기회는 달라진다. 대주주는 보유한 40주를 전부 팔지만, 일반주주는 합쳐서 60주 가운데 11주만 팔 수 있다. 일반주주 모두가 매도를 신청하면 신청 물량에 비례해 나눠 팔아야 한다. 같은 가격을 적용하더라도 대주주는 전량을 처분하고 일반주주에게는 대부분의 주식이 남는 구조다.

지난달 17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무공개매수 도입 자본시장법 개정 대안 심사와 관련해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일반주주의 매각 기회가 제한된다고 지적했고,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인수자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 뉴시스
지난달 17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무공개매수 도입 자본시장법 개정 대안 심사와 관련해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일반주주의 매각 기회가 제한된다고 지적했고,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인수자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 뉴시스

대주주와 일반주주가 처음부터 함께 공개매수에 참여하면 결과가 바뀐다. 같은 조건에서 모든 주주가 보유 주식 전부를 매도하겠다고 신청하면 각자 가진 주식의 51%씩을 팔게 된다. 인수자가 사들이는 총물량은 51주로 같지만 대주주에게도 팔지 못한 주식이 남는다. 이 대통령이 대주주의 매각 유인이 떨어져 M&A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 대목이다.

잔여 지분 전량을 공개매수하면 매도를 원하는 일반주주도 보유 주식을 모두 팔 수 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8월 발의한 법안과 같은 당 박홍배 의원이 올해 8월 발의한 법안은 잔여 주식 전부를 공개매수 대상으로 삼았다. 반면 이후 마련된 정무위원회 대안은 대주주 지분의 선행매수를 허용하고 ‘50%+1주’에서 이미 보유한 물량을 뺀 수 이상을 추가로 공개매수하도록 했다. 일반주주의 매각 기회를 어디까지 보장할지에 따라 인수자가 준비해야 할 자금도 달라진다.

◇ 비례 매수냐 전량 매수냐, 주주 승인권도 대안

지난달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무공개매수제 도입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 대안을 심사할 때도 상반된 우려가 나왔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50%+1주’로 제한하면 일반주주 모두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공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인수에 필요한 자금이 늘면 국내 사모펀드보다 자금력이 큰 해외 자본이 유리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반주주의 매각 기회를 충분히 보장하지 못한다는 지적과 인수자의 자금 부담이 커진다는 우려가 맞물리면서 두 문제를 함께 풀 제도 설계가 과제였다.

인수자금 부담에 대해서는 가격 협상의 변화도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수 대상이 늘어나더라도 대주주에게 지급하던 웃돈까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우찬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지난 6월 자본시장연구원·한국증권학회 공동심포지엄에서 일반주주에게도 잔여 지분 전량에 대한 매수 제의를 해야 한다면 인수자는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주주와의 협상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낮추려 한다고 설명했다. 매수 물량뿐 아니라 주당 매수가격이 어떻게 조정되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는 취지다.

제22대 국회에서 발의된 의무공개매수 관련 법안은 잔여 주식 전부를 매수하는 방안과 ‘50%+1주’를 기준으로 하는 방안 등으로 나뉜다. 정무위원회 대안은 대주주 지분을 먼저 사들인 뒤 과반 확보에 부족한 물량을 추가로 공개매수하도록 했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제22대 국회에서 발의된 의무공개매수 관련 법안은 잔여 주식 전부를 매수하는 방안과 ‘50%+1주’를 기준으로 하는 방안 등으로 나뉜다. 정무위원회 대안은 대주주 지분을 먼저 사들인 뒤 과반 확보에 부족한 물량을 추가로 공개매수하도록 했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전량 매수를 원칙으로 하되 일부 거래에 예외를 두는 방법도 있다. 박홍배 의원안은 잔여 주식 전부를 공개매수하도록 하면서도 부실징후기업이나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기업의 주식 취득 등에는 예외를 뒀다. 일반주주의 매각 기회를 보장하면서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의 인수 부담은 별도로 조정하는 방식이다. 다만 예외를 넓게 인정하면 일반주주가 보호받지 못하는 거래도 늘어날 수 있어 적용 대상과 요건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일반주주에게 거래 조건을 승인할 권한을 주는 방안도 있다. 이경미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난 7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지분 25% 이상을 취득하려는 경우 사전에 공개매수를 하도록 하고 인수자와 이해관계가 없는 독립주주 과반수의 승인을 공개매수 성립요건으로 두자고 제안했다. 전량 매수와 부분 매수 모두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인수자가 매수 물량과 가격을 제시하더라도 독립주주의 승인 없이는 공개매수가 성립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거래에 대한 찬반과 주식을 팔겠다는 신청은 따로 받는다. 인수 조건에 반대하는 주주도 회사 주인이 바뀐 뒤 주가가 떨어질 것을 걱정해 주식을 팔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하나의 서류에서 거래 찬반과 매도 여부를 구분해 표시하도록 제안했다. 주주는 주식을 팔겠다고 신청하면서도 인수 조건에는 반대할 수 있다. 부분 매수를 허용해 인수자의 자금조달에 여지를 주되 일반주주에게도 거래를 승인하거나 거부할 권한을 부여하자는 취지다.

해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50%+1주’까지만 사되 대주주와 일반주주가 함께 참여해 같은 비율로 팔도록 하는 방식이다. 인수자의 매수 물량을 제한하면서 대주주에게만 전량 매각 기회가 돌아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매도를 신청한 주식을 전부 사도록 하되 구조조정·회생 거래 등에 예외를 두는 방식이다. 일반주주의 전량 매각 기회를 보장하면서 필요한 거래의 자금 부담을 조정하는 것이다. 어느 방식을 택하든 독립주주 과반수가 거래 조건을 승인하도록 하는 장치를 함께 검토할 수 있다. 매수 범위에 맞춰 동등한 매각 기회와 예외 규정을 설계하고 일반주주의 승인권을 더하는 것이 검토할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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