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실적은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미국에선 조선업 부활의 ‘핵심 파트너’라는 평가가 전해졌다. 하지만 주가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장밋빛으로 가득했던 전망도 하향조정이 거듭되고 있다. 주인공은 한화오션이다. 호황기가 한창인 가운데 주가 추이 및 전망은 전혀 다른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 힘빠진 주가, 전망도 줄줄이 하향… 반등 계기 마련할까
한화오션은 지난 27일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연결기준 매출액 3조4,139억원, 영업이익 4,857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9%, 67.6% 증가한 실적이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9조4,606억원을 기록하며 벌써 1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직전인 올해 2분기에 비하면 실적 감소세가 뚜렷하다. 매출액은 37.3%, 영업이익은 34.0% 감소했다. 다만, 나름의 이유가 존재한다. 우선 여름휴가의 영향으로 조업일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통상 2분기에 비해 3분기 실적은 감소세를 보이곤 한다. 특히 올해는 추석연휴까지 겹친 데다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갈등으로 파업까지 더해졌다. 뿐만 아니라 지난 2분기엔 해양 프로젝트 인도로 1조5,000억원 규모의 매출이 일시에 반영된 바 있다. 2분기 대비 3분기 환율이 하락세를 보인 것 또한 적잖은 영향을 줬다.
이에 앞서 미국에선 한화오션을 향한 높은 평가가 나왔다. 유력 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조선업 부흥을 다룬 기사를 통해 한화오션을 ‘핵심 파트너’로 집중 조명한 것이다. 이는 미국 현지에 확보한 생산 거점을 바탕으로 마스가(MASGA, 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한화오션에게 무척 뜻깊은 평가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 인수 및 생산시설 확충과 미 해군 관련 사업의 잇단 성과 등으로 분주한 한화오션의 행보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 고공행진 및 미국발 평가에도 한화오션의 주가는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달 초 7만8,000원대에 형성돼있던 한화오션 주가는 이달 중순 6만1,000원대까지 하락한데 이어 최근엔 5만3,000원대 안팎에서 횡보하고 있다. 52주 최고가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시장 전망 또한 부정적인 흐름이 두드러진다. 3분기 실적 발표가 이뤄진 뒤에만 SK증권, NH투자증권, 하나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IBK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이 한화오션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앞서도 이어져 왔던 증권가의 목표주가 하향조정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이 같은 증권가 평가의 배경으로는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 중국의 공격적인 증설, 해양·특수선 부문 수주 불확실성 등이 주요인으로 꼽혔다. 기존 수주분을 바탕으로 한 중장기 실적 기반과 향후 수주 기대감에 있어선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지만, 호황기의 성장가도를 지속시켜나갈 수 있는 동력에 있어선 다소 물음표가 붙고 있는 모습이다.
관건은 특수선 부문에서의 수주 성과와 수익성 개선, 마스가 프로젝트의 진척 속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한화오션 측은 현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태국 호위함 계약을 연내 마무리 짓고, 내년엔 국내 일부 함정 사업 수주를 추진하는 한편 에스토니아·그리스 해양경비함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밖에도 노후 잠수함 교체를 검토 중인 칠레를 비롯해 필리핀과 그리스, 이집트 등이 향후 중요한 수주 기회가 될 해외국가로 꼽힌다.
아울러 한화오션은 최근 핵추진 잠수함 사업 전담 조직인 ‘장보고 N 개발단’을 신설하고 전문 인력 채용에 나서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달 초 2030년대 중반까지 우리 기술로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겠다는 목표를 재확인한 가운데, 적극적인 선제 대응 움직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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