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면 온몸이 반응하는 이유…'엑서카인'의 과학[김태오의 피트니스웰]

마이데일리
김태오 대표(오른쪽)가 근력 운동을 지도하고 있다. /김대오 대표 제공

[마이데일리 = 김태오 칼럼니스트] 걷기는 다리를, 덤벨 들기는 팔을 사용하는 운동이다. 그런데 운동의 효과는 움직인 부위에만 머물지 않는다. 혈당 조절부터 뇌 건강까지 여러 영역으로 이어진다. 우리 몸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그 연결고리를 설명하는 개념 중 하나가 ‘엑서카인’이다. 이름은 낯설지만, 운동에 반응해 몸속 여러 조직이 주고받는 ‘메시지’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엑서카인은 한 차례의 운동이나 반복적인 훈련에 반응해 분비되는 신호물질을 뜻한다. 근육뿐 아니라 간과 지방조직, 심장 등 다양한 조직에서 나온다. 이 가운데 근육에서 분비되는 신호물질을 마이오카인이라고 하며, 운동에 반응해 분비되는 마이오카인은 엑서카인에도 해당한다. 쉽게 말해 마이오카인은 ‘근육에서 나온 메시지’, 엑서카인은 ‘운동으로 시작된 메시지’다. 2022년 국제학술지 ‘네이처 리뷰스 엔도크리놀로지’의 종설은 이러한 신호들이 대사·면역·신경계 건강에 관여할 가능성을 정리했다. 운동할 때 몸은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여러 조직의 활동도 함께 조절하는 셈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이러한 신호의 역할을 살펴본 연구도 있다. 2019년 ‘셀 메타볼리즘’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복부비만 성인을 대상으로 12주간 자전거 운동 여부와 ‘인터루킨-6(Interleukin-6, 이하 IL-6)’라는 신호물질의 작용을 차단하는 약물의 투여 여부를 비교했다. 위약을 투여하며 운동한 집단에서는 내장지방이 줄었지만, IL-6의 작용을 차단한 조건에서는 같은 감소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해당 연구 조건에서 운동에 따른 내장지방 감소에 IL-6 신호가 필요했음을 보여준 것이다. 다만 이를 “IL-6가 많을수록 건강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운동 중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반응과 만성적인 염증 상태는 구분해야 한다.

이 관점은 운동 지도 현장에서 무엇을 살펴야 하는지도 생각하게 한다. 퍼스널 트레이닝을 지도하는 필자는 체중과 근육량에 더해, 실제 움직임을 함께 평가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본다. 의자에서 일어설 때 손으로 무릎을 짚는지, 스텝박스를 오를 때 몸이 흔들리는지, 같은 시간 자전거를 타면서 어느 정도 힘들어하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중량과 횟수를 기록하면서 동작의 안정성, 운동 중 부담, 다음 수업까지의 회복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런 변화만으로 엑서카인이 얼마나 분비됐는지 알 수는 없다. 몸속 기전을 설명하는 연구와 현장에서 관찰하는 변화를 구분하되, 운동의 성과를 체중계 밖에서도 찾아보자는 의미다.

유산소 운동을 지도하는 김태오 대표(오른쪽). /김대오 대표 제공

그렇다면 어떤 운동을 해야 할까. 기본은 주요 근육을 고르게 사용하는 근력운동과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유산소운동을 함께 하는 것이다. 근력운동은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나기, 스쿼트, 벽을 짚고 하는 팔굽혀펴기, 밴드 당기기 등으로 구성할 수 있다. 일주일에 최소 이틀은 자신의 체력에 맞는 저항으로 운동하고, 안정적인 자세에 익숙해지면 횟수나 저항을 조금씩 높인다. 유산소운동은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이 좋다. 숨이 조금 차지만 대화는 가능한 중간 강도로 일주일에 총 150~300분을 목표로 삼을 수 있다. 처음부터 이 시간을 채우기 어렵다면 하루 10분부터 시작해 늘려도 된다. 고령자는 균형과 근력 요소를 포함한 운동도 주 3일 이상 함께 구성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는 WHO의 일반적인 건강 운동 지침이며, 특정 엑서카인의 분비를 극대화하는 처방은 아니다.

엑서카인이 알려지면서 이를 ‘회춘 물질’처럼 소개하는 설명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특정 물질이 사람의 노화를 되돌린다고 입증된 것은 아니며, 어떤 운동이 누구에게 어떤 신호를 얼마나 유발하는지도 더 밝혀야 한다. 분비량이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다. 현재 이 분야의 가치는 운동이 온몸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이해할 단서를 제공한다는 데 있다. 특정 신호 하나로 운동의 모든 효과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필자는 엑서카인 연구가 운동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준다고 생각한다. 운동하는 시간은 칼로리를 쓰고 근육을 단련하면서, 몸의 여러 조직이 함께 반응하는 시간이다.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한 목표 역시 체중과 외형을 넘어 스스로 걷고, 일어나고, 원하는 활동을 이어가는 능력까지 포함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물질 이름이나 특별한 운동법을 좇는 일이 아니다. 자신의 체력에 맞게 움직이고 충분히 회복하며, 그 과정을 생활 속에서 반복하는 일이다. 필자가 현장에서 돕고 싶은 변화도 그렇게 오래 이어갈 수 있는 운동 습관이다.

김태오 글로우핏 대표

※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입니다.

* 참고문헌
Chow, L. S., Gerszten, R. E., Taylor, J. M., Pedersen, B. K., Van Praag, H., Trappe, S., ... & Snyder, M. P. (2022). Exerkines in health, resilience and disease. Nature Reviews Endocrinology, 18(5), 273-289.
Severinsen, M. C. K., & Pedersen, B. K. (2020). Muscle–organ crosstalk: the emerging roles of myokines. Endocrine reviews, 41(4), 594-609.
Wedell-Neergaard, A. S., Lehrskov, L. L., Christensen, R. H., Legaard, G. E., Dorph, E., Larsen, M. K., ... & Krogh-Madsen, R. (2019). Exercise-induced changes in visceral adipose tissue mass are regulated by IL-6 signaling: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Cell metabolism, 29(4), 844-855.
World Health Organization. (2020). WHO guidelines on physical activity and sedentary behaviour.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운동하면 온몸이 반응하는 이유…'엑서카인'의 과학[김태오의 피트니스웰]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