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SK하이닉스가 분기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83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AI 메모리 수요와 고부가 제품 판매가 맞물리면서 영업이익률은 80%에 달했다. 올해 약 1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추진하는 동시에 장기공급계약을 기반으로 내년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04조6155억원, 영업이익 83조3338억원, 순이익 39조7756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80%, 순이익률은 38%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분기 기록이다. 전분기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32%, 38% 증가했다. 분기 매출이 1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데이터센터용 고부가 메모리가 실적을 견인했다. D램은 HBM4 출하 본격화와 서버용 DDR5 판매 증가가 성장을 이끌었다. 낸드에서도 321단 TLC 기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판매가 확대됐다. AI 메모리 수요 증가에 따른 주요 제품 가격 상승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재무 여력도 커졌다. 3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114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26조5000억원 늘었다. 차입금은 2조8000억원 감소한 15조8000억원으로, 현금성 자산에서 차입금을 뺀 순현금은 98조7000억원까지 확대됐다.
◇“2030년까지 공급 부족”…AI 수요 확산에 생산 확대
SK하이닉스는 AI 사용량 증가가 인프라 투자를 다시 늘리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았다고 진단했다. 소프트웨어 개발과 고객 응대, 검색 등에서 AI가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매출을 창출하면서 투자 주체도 소수 기업에서 일반 기업과 국가 차원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메모리 수요는 단기적으로 기업용·개인용 AI가, 중장기적으로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등 피지컬 AI가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공급 확대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선단 공정의 기술 난도가 높아지고 신규 생산시설 건설에도 긴 시간이 필요한 만큼, 2030년까지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구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생산능력과 제품 경쟁력을 함께 높여 내년 매출·이익 규모를 한 단계 더 키울 계획이다. D램은 10나노급 6세대인 1c 공정 비중을 확대하고 DDR5와 AI 서버용 LPDDR5 기반 SOCAMM 판매를 늘린다.
HBM은 연말까지 M15X의 생산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HBM4 공급을 확대한다. 4분기 HBM4가 출하량과 매출 모두 HBM3E를 넘어서며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낸드는 4분기 321단 공정 비중을 국내 생산능력의 절반 이상으로 높여 고성능·고용량 eSSD 공급을 늘린다. 중장기적으로는 HBF와 시스템 최적화 기술을 바탕으로 낸드를 AI 서비스의 처리량과 경제성을 높이는 핵심 솔루션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주요 고객 14곳과 장기계약…수요 확보하고 투자 늘린다
수요 가시성을 높이기 위한 장기공급계약(LTA)도 확대했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를 포함한 주요 고객 14곳과 LTA를 체결했다. 일부 고객과는 통상 5년인 계약 기간을 더 늘리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확보한 계약 물량은 2027년과 2028년 전체 생산능력의 50% 이상에 해당한다. 가격은 고객과 합의한 범위 안에서 시장 상황을 반영하도록 설계했다.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면서도 시황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이를 토대로 내년 생산 역량 확충에 속도를 낸다. 용인 1기 팹 본격 가동 등 국내외 인프라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투자 규모는 올해보다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고객 수요와 제품 경쟁력, 수익성, 투자 효율성을 따져 규모와 집행 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절하기로 했다.
◇현금배당 30조원 이상…키옥시아 투자 성과도 나눈다
주주환원은 올해 약 100조원 규모로 추진한다. 2026 회계연도 기준 현금배당 30조원 이상, 자사주 매입·소각 60조원 이상을 통해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환원한다는 방침이다.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에는 지난 8월 발표한 40조원이 포함된다. 해당 매입은 지난주 완료했으며, 소각도 곧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이사회는 3분기 현금배당 14조원과 자사주 매입 20조원을 결의했다. 이번 매입분 가운데 주주환원 목적의 10조원은 전량 소각한다. 나머지 약 10조원은 임직원 보상용으로, 주주환원 규모에는 포함하지 않는다.
3분기 배당금은 주당 2만원이다. 실적 개선을 반영한 배당 1만원과 키옥시아 투자 성과에 따른 특별배당 1만원으로 구성된다. 회사는 올해 키옥시아 투자로 실현한 수익 대부분을 주주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앞으로도 영업 실적을 기반으로 배당 규모를 정하되, 상당한 투자 수익이 발생하면 특별배당으로 추가 환원할 계획이다. 자사주 매입도 매 분기 이어간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견조한 메모리 수요 성장과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만들고, 이를 주주와 꾸준히 나누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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