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고성 국감 ’해법도 안 보인다’

시사위크
국회 국정감사가 막말과 고성으로 얼룩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 국정감사에서 서영교 위원장의 회의 진행방식에 대해 항의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국회 국정감사가 막말과 고성으로 얼룩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 국정감사에서 서영교 위원장의 회의 진행방식에 대해 항의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국회 국정감사(이하 국감)는 정부의 국정 운영 전반을 점검하고, 정책 집행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해 시정을 요구하는 제도다. 하지만 이러한 국감장이 막말과 고성으로 얼룩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다시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개별 의원들의 홍보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을 해결할 방법도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개헌’과 ‘상시 국감제’가 해법으로 거론되지만, 이 또한 현재 여야의 관계상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방법이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오히려 2028년에 총선이 있는 만큼, 내년 국감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 강성 지지층 의식한 ‘쇼츠 국감’… “방법이 없다”

막말과 고성으로 얼룩진 대표적인 국회 상임위는 법제사법위원회다. 국감을 진행하는 동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조롱 논란과 과격한 발언 등이 난무했다.

지난 6일 법사위의 대법원 국감에서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 ‘부엉이바위의 진실’이나 하나 만들자” 등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장소인 ‘부엉이바위’를 언급해 조롱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인간이 돼라”고 맞받았다. 김 의원의 발언이 도를 넘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김 의원의 발언을 중지시키기도 했다.

이외에도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이재명 황제골프와 관련된 문제점을 지적했더니 민주당의 ‘발작 버튼’이 눌렸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의 주 의원을 겨냥한 “내가 윤석열 정부 법률비서관이었으면 자살한다” 등의 과격한 발언이 법사위 국감장에서 나왔다. 또 이번 법사위 국감장에선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국민의힘의 공세와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민주당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여야의 충돌이 반복됐다.

전날(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소통신위원회 국감장에선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 보좌진의 휴대전화 촬영을 두고도 고성이 오갔다. 이진숙 의원 보좌진이 민주당 의원석 뒤에서 영상을 촬영하자 김현 민주당 의원이 강하게 항의하면서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자신의 자리 뒤에서 촬영을 하고 있는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에게 항의하고 있다. / 뉴시스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자신의 자리 뒤에서 촬영을 하고 있는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에게 항의하고 있다. / 뉴시스

김현 의원은 이진숙 의원 보좌진을 향해 “기자가 아니다. 취재하러 온 게 아니지 않나”, “불편하다”고 항의했고,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민주당 소속 송기헌 과방위원장에게 해당 보좌진의 퇴장을 요청했다. 이러한 상황에 이진숙 의원이 웃음을 보이자, 민주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했고 여야 의원 사이에선 다시 고성이 오갔다.

이처럼 국감장에서 고성과 막말이 오가는 장면은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의원들의 홍보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법사위 소속인 손솔 진보당 의원은 대법원 국감에서 조 대법원장을 향해 “제2의 윤석열을 꿈꾸시나”라고 발언한 점을 쇼츠로 제작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김태규 의원도 국감장에서 서영교 법사위원장의 발언량이 많다고 비판하는 내용을 쇼츠로 제작해 게시했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자 ‘쇼츠 국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국감장에선 “그렇게 해서 쇼츠 조회수 올리고, 후원금 구걸하고 있나. 그렇게 하면 좋나”(김용민 민주당 의원), “쇼츠 잘 찍고 있다”(김동아 민주당 의원) 등의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이러한 상황을 강성 지지층을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제왕적 대통령제’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대통령에게 권한이 집중돼 있다 보니 여야의 공방은 격화하고 극한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 막말과 고성을 쏟아낸다는 것이다. 

문제는 현재로선 이러한 상황을 해결할 방법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개헌’과 ‘상시 국감제’가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이 또한 여야 관계상 쉽지 않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개헌은 사람들이 의심을 갖고 있어서 안 된다”며 “지금은 방법이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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