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잃은 GGM, 노사갈등 새 국면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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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노사갈등을 빚어온 GGM과 관련해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중재안을 내놨다. 이에 노조는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극심한 노사갈등을 빚어온 GGM과 관련해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중재안을 내놨다. 이에 노조는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장기간 악화일로를 걷던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노사갈등이 진정 국면을 맞았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마련한 조정·중재 권고안에 대해 단식농성 등 강도 높은 투쟁을 벌여온 노조가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사측 역시 권고안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 가운데, GGM이 설립 취지인 ‘상생’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전남광주시 중재안 제시… 사측 수용 여부 주목

2019년 설립된 GGM은 문재인 정부 시절 추진된 ‘지역형 일자리’를 상징하는 존재다. 당시 광주광역시와 현대자동차, 광주은행, 산업은행 등이 출자해 민관합작법인으로 출범했고, 현대차의 경형 SUV인 캐스퍼 위탁 생산을 맡았다. 지자체와 노조, 기업, 그리고 중앙정부가 협력한 결과물이자 우리 사회의 여러 숙제를 풀어줄 해법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다.

GGM 공장엔 이러한 설립 취지를 새긴 ‘상생의 일터’ 기념석이 있다. 하지만 최근 GGM은 상생이 아닌 갈등의 일터로 전락했다. 오랜 기간 이어져 온 노사갈등이 단식투쟁으로 치닫는 등 임계점에 이른 것이다.

GGM 노사갈등의 핵심 쟁점은 노동권 보장과 처우 개선이다. 그리고 그 근간엔 GGM의 태생적 요소를 둘러싼 뚜렷한 입장 차가 존재한다. GGM은 출범 당시 노사민정협의회를 통해 ‘노사상생발전협정서’를 체결했다. 여기엔 누적 생산 35만대를 달성할 때까진 상생협의회를 통해 근로조건 등을 협의한다는 내용이 담긴 바 있다.

하지만 ‘상생’을 기치로 내건 GGM은 이후 갈등에 휩싸였다. 당초 약속했던 처우나 복지가 지켜지지 않은데 불만을 가진 노동자들은 2024년 노조를 설립해 사측에 교섭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은 협정서를 이유로 교섭에 응하지 않았다.

GGM은 상생을 기치로 내걸고 출범한 1호 지역형 일자리지만 이후 극심한 노사갈등을 겪어 왔다. / GGM
GGM은 상생을 기치로 내걸고 출범한 1호 지역형 일자리지만 이후 극심한 노사갈등을 겪어 왔다. / GGM

그렇게 시작된 노사갈등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사측은 협정서 이행을, 노조는 노동권 보장을 주장하며 맞선 가운데 충돌이 거듭된 것이다. 대출 조기상환, 폭행·명예훼손, 노조활동 방해 등 갈등이 끊이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파업과 상호 고발 등이 이어졌다. 또한 노조는 장기간에 걸쳐 천막농성을 벌였고, 가까스로 성사된 집중 교섭마저 결렬된 뒤에는 단식투쟁에 돌입한 상태다.

이처럼 갈등이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GGM의 한 축이자 최대주주인 전남광주시가 중재에 나섰다. 지난 21일 노사민정협의회 산하 조정‧중재 특별위원회를 열고 쟁점 사항에 대한 권고안을 마련해 제시한 것이다. 이 같은 권고안은 노사 양측과 여러 차례 접촉을 통해 확인한 입장이 토대가 됐다.

앞서도 전남광주시 차원의 적극적인 중재를 촉구해왔던 노조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재안을 수용한다는 뜻을 밝혔다. 부족함은 있지만 갈등 해결과 GGM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다.

이로써 GGM 노사갈등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당장 가장 큰 관건은 사측의 중재안 수용 여부다. 사측은 앞서도 협정서 이행과 관련해 배임 소지 문제를 강조해왔으며 실제 주주단 차원에서도 이러한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중재한 수용 여부 역시 신중하게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사측이 중재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갈등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노조는 물론 지역 및 시민사회 차원의 요구에 전남광주시가 마련한 중재안이 무위로 돌아가는 것인 만큼 노사갈등을 넘어 사회적 갈등으로 확산될 우려가 크다. 반대로 사측이 중재안을 수용할 경우 일단은 진정 국면을 맞을 수 있다. 물론 그것이 사태 해결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이후에도 최종 합의점이 도출되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

‘상생의 일터’로 문을 열었지만 그 어느 산업현장보다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GGM이 초심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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