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AI대학 주전공 '단 13명'…2조원대 출연연 연구비 개편은 '인력 부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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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서천호 의원. /서천호 의원실
국민의힘 서천호 의원. /서천호 의원실

[포인트경제] 정부가 과학기술원 AI 단과대학 설립을 급조하면서 충분한 사전 수요조사를 생략한 부작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실제 주전공 선택 학생이 턱없이 부족해 당초 우려했던 학생 수급 문제가 현실화됐다는 지적이다.

◆ "수요조사도 없었다"…KAIST AI대학 설립 1년여 만에 '학생 수급난' 현실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천호 의원(경남 사천·남해·하동)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AIST는 지난해 9월 정부가 국정과제로 AI 단과대학 설립을 확정한 지 불과 3개월 만인 같은 해 12월 11일 설립을 의결하고 17일 설치를 완료했다.

당시 AI컴퓨팅, AI시스템, AX, AI미래 등 4개 학과를 신설하고 연간 학부 100명, 대학원 200명 등 총 300명 규모의 모집 계획을 세웠으나, 정작 학생과 산업계·학계 등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수요조사는 거치지 않았다. 설립 당시 이사회에서도 교원 임용 및 학생 수급의 어려움과 기존 학과의 교육 중복 등을 이유로 일부 이사들이 반대 의견을 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올해 9월 말 기준 AI대학을 주전공으로 선택한 학부생은 AI컴퓨팅학과 12명, AX학과 1명 등 총 13명에 불과했다.

특히 AI시스템학과와 AI미래학과는 주전공 학생이 단 한 명도 없었으며, AI미래학과는 부·복수전공을 포함해도 선택 학생이 전무했다. 4개 학과 전체의 부·복수전공을 합쳐도 44명에 그쳤고, 전임교원 22명 역시 기존 학과 소속 교수를 옮겨온 것으로 신규 채용은 전무했다.

서천호 의원은 “AI 인재 양성은 국가적 과제이나, 수요조사도 없이 대학 설립부터 서두른 것은 명백한 실책”이라며 “실제 교육 수요를 면밀히 살피고 교육과정과 운영의 내실을 다져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2조 6000억 규모 출연연 연구비 체계 개편…뒷받침할 NST 내부 인력은 고작 ‘8명’

이와 함께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출연연구기관 연구비 체계 개편 작업 역시, 이를 총괄·지원할 전담 조직의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연구 현장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연구자들의 오랜 요구였던 연구과제중심제도(PBS)를 오는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출연연이 직접 연구과제를 기획하는 '전략연구사업'을 도입했다.

서천호 의원실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기준 2030년까지 출연연의 기존 정부수탁 연구비는 총 2조 5607억 원에 달하며, 올해는 3666억 원을 편성해 21개 출연연에서 77개 사업이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 거대한 연구비 지원 체계를 실무적으로 뒷받침해야 할 NST 전략연구지원단은 내부 인력 8명과 파견 인력 6명을 합쳐 총 14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실제 내부 고유 인력은 8명뿐이다.

전략연구지원단이 원자력, 반도체, AI, 바이오 등 방대한 연구 분야의 수요 발굴, 과제 기획, 평가 및 성과관리를 모두 도맡기에는 전문성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타 부처 연구사업을 조정·변경할 법적 권한도 없어 다부처 협력에도 한계가 노출되고 있다.

정부가 오는 2027년부터 신규 정부수탁과제를 원칙적으로 제한할 방침이지만, 세부 운영규정과 연구개발계획은 올해 연말에야 마련될 예정이다.

서 의원은 “오랫동안 요구돼 온 PBS 폐지는 반드시 필요한 개혁이지만, 막대한 규모의 연구비 체계를 바꾸면서 이를 뒷받침할 인력과 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연구 현장에 극심한 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과기정통부와 NST는 전문인력 확충과 범부처 협력 체계를 서둘러 구축해 연구활동 위축을 막아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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