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부터 삼성까지… 우주로 향하는 마케팅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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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업들의 우주를 이용한 마케팅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을 필두로 한 스마트폰 등 가전기기부터 반도체, 식품, 신약 등에 이르기까지 ‘신규 상품’들이 우주를 향하고 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최근 기업들의 우주를 이용한 마케팅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을 필두로 한 스마트폰 등 가전기기부터 반도체, 식품, 신약 등에 이르기까지 ‘신규 상품’들이 우주를 향하고 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우주(Space)’는 인류 학문의 마지막 종착지다. 생명과 물질의 기원, 블랙홀과 초신성, 에너지, 방사선 등 생명·화학·물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학 연구의 근원이자 중심지다. 또한 문학·예술·기술 산업 등 우주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그 넓이만큼 광대하다. 4차 산업시대, ‘뉴스페이스(New space)’ 산업이 급성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가운데 최근 기업들의 우주를 이용한 마케팅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을 필두로 한 스마트폰 등 가전기기부터 반도체, 식품, 신약 등에 이르기까지 ‘신규 상품’들이 우주를 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뉴스페이스 시대, ‘우주 마케팅’ 시장도 새로운 산업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 우주에서 증명한 기술력… 기업 경쟁력도 높인다

“Once you’ve gone to the Moon where do you go next?(달에 다녀왔다면, 그다음엔 어디로 향할 것인가?)”

지난달 애플이 공개한 ‘아이폰 18 프로’ 광고 영상의 문구다. 영상에서는 심해부터 우주에 이르기까지 극한 지역에서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아이폰 18 프로의 모습이 담겨 있다. 특히 우주 영상은 미 우주항공국(NASA)의 ‘아르테미스 2호(Artemis II)’ 달 탐사 당시 촬영한 것을 활용했다.

사실 광고 영상 속 달 탐사 영상 촬영에 사용된 제품은 아이폰 18 프로는 아니다. 전작인 ‘아이폰 17 프로 맥스’다. 2026년 4월 아르테미스 2호 우주비행사들이 지구와 달을 촬영한 것이다. 이미 지난 4월 애플은 관련 내용을 보도자료 등을 통해 미디어에 공개, 대대적 홍보에 나선 바 있다.

지난달 애플이 공개한 ‘아이폰 18 프로’ 광고 영상에서는 미 우주항공국(NASA)의 ‘아르테미스 2호(Artemis II)’ 달 탐사 당시 촬영한 내용이 담겨 있다. / 애플
지난달 애플이 공개한 ‘아이폰 18 프로’ 광고 영상에서는 미 우주항공국(NASA)의 ‘아르테미스 2호(Artemis II)’ 달 탐사 당시 촬영한 내용이 담겨 있다. / 애플

과거 모델로 촬영한 사진을 최신 스마트폰 모델 광고에 활용한 것은 뛰어난 광고 효과 때문이다. 우주는 극한의 공간이다. 즉, 이곳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스마트폰은 ‘내구성’과 ‘성능’이 우수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소비자들에게 복잡한 설명 없이도 영상 한 편, 사진 한 장으로 전달할 수 있다.

우주 공간을 활용한 마케팅은 제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극대화 시키는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영국 버밍엄대학교 연구진이 우주검증 이력(Space Heritage)이 기업의 경쟁력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분석한 연구다. 연구는 영국 우주산업 관계자 80명을 대상 심층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에 따르면 우주산업 관계자들은 우주 마케팅이 기업에 미치는 긍정적 요소로 크게 △판매 경쟁력 △보험료 절감 △투자유치의 3가지를 들었다. 우주기술 검증 이력이 있는 기업은 신규 고객과 반복 구매를 확보하기 유리하고, 위험 평가에 유리해져 보험료를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기술 신뢰도를 바탕으로 투자자와 협력사,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우주사업 참여 및 마케팅을 이용한 기업의 매출 증가 효과는 실제 실적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영국우주국(UKSA)’이 자난해 8월 공개한 ‘유럽우주청(ESA) 투자 효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ESA 우주사업 계약에 참여한 기업은 매출 증가와 생산성 향상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이익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 역시 관련 마케팅을 지속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지난 2024년 ‘에픽 샷 프롬 스페이스(Epic Shots From Space)’ 캠페인이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 울트라’를 상업용 근거리 우주업체 ‘센트 인투 스페이스(Sent into Space)’의 우주선 4대에 실어 약 37km 높이 성층권까지 날려보냈다. / 삼성전자
‘삼성전자’ 역시 관련 마케팅을 지속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지난 2024년 ‘에픽 샷 프롬 스페이스(Epic Shots From Space)’ 캠페인이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 울트라’를 상업용 근거리 우주업체 ‘센트 인투 스페이스(Sent into Space)’의 우주선 4대에 실어 약 37km 높이 성층권까지 날려보냈다. / 삼성전자

◇ 스마트폰부터 신소재까지… 우주로 향하는 기업들

우주기술 마케팅 효과가 두드러지는 분야는 단연 ‘IT산업’이다. 스마트폰부터 반도체, PC 등 관련 산업 여러 분야에서 우주 마케팅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의 경우 앞서 애플의 사례처럼 기기 신소재, 카메라, 내구성 등을 동시에 증명할 수 있다. 애플의 경쟁사인 ‘삼성전자’ 역시 관련 마케팅을 지속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지난 2024년 ‘에픽 샷 프롬 스페이스(Epic Shots From Space)’ 캠페인이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 울트라’를 상업용 근거리 우주업체 ‘센트 인투 스페이스(Sent into Space)’의 우주선 4대에 실어 약 37km 높이 성층권까지 날려보냈다.

성층권은 이론상 정식 우주는 아니다. 다만 고도 30km 이상을 비공식적으로 우주로 부르기도 한다. 또한 오존층의 끝자락으로 태양 자외선을  태양 자외선으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하는 등 사실상 우주 공간의 축소판으로 봐도 될 정도로 충분히 혹독한 환경이 조성된다.

성층권으로 날아간 갤럭시 S24 울트라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라스베이거스, 그랜드캐니언, 시에라네바다 산맥 등의 풍경을 촬영했다. 특히 2억 화소 카메라와 초광각 렌즈를 활용해 지구의 모습을 촬영에 성공, 제품의 카메라 성능과 기술력을 강조했다.

우주마케팅 주 이용 산업은 신소재 분야도 있다.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컬럼비아 스포츠웨어’는 2024년 미국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착륙선 ‘오디세우스’에 자체 개발한 단열소재 ‘옴니히트 인피니티(Omni-Heat Infinity)’를 적용했다. / 컬럼비아
우주마케팅 주 이용 산업은 신소재 분야도 있다.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컬럼비아 스포츠웨어’는 2024년 미국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착륙선 ‘오디세우스’에 자체 개발한 단열소재 ‘옴니히트 인피니티(Omni-Heat Infinity)’를 적용했다. / 컬럼비아

삼성전자의 우주마케팅은 이것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19년엔 ‘갤럭시 S10 5G’를 스마트폰 2대를 약 20km 상공의 성층권으로 보내 지구를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는 방식이다. 당시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던 손흥민 선수, 영국 모델 카라 델레바인 등 유명인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PC업계서도 우주기술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한다. 글로벌 PC제조사 ‘레노버(Lenovo)’는 자사의 노트북 브랜드 ‘씽크패드(ThinkPad)’를 NASA에 지원한 바 있다. 실제로 씽크패드는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러시아 미르 우주정거장 등에서 우주비행사들의 업무용 장비로 사용됐다. 레노버는 이 우주 활용 이력을 자사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하며 제품의 내구성과 신뢰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주마케팅 주 이용 산업은 신소재 분야도 있다.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컬럼비아 스포츠웨어’는 2024년 미국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착륙선 ‘오디세우스’에 자체 개발한 단열소재 ‘옴니히트 인피니티(Omni-Heat Infinity)’를 적용했다. 이는 컬럼비아 겨울용 재킷에 사용되는 소재다. 금속성 반사층을 통해 열 손실을 줄일 수 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도 우주기술을 활용한 신소재 연구에 나섰다. 아디다스는 2020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운동화 중창 소재인 ‘부스트(BOOST)’의 폴리머 입자를 보내 미세중력 환경에서 입자의 움직임과 배열을 연구했다. 이를 통해 운동화의 쿠션 성능과 제조 공정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적 가능성을 증명했다.

우주항공청은 지난 8월 3일부터 ‘우주기술 상용화 실증 지원(Space-MaCS)’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30년까지 5년간 총 495억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우주 부품을 국내 검증 위성에 탑재한 후, 이를 국내 민간 발사체로 궤도에 올려 실제 우주에서 운영해 신뢰성과 성능 검증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항공청은 지난 8월 3일부터 ‘우주기술 상용화 실증 지원(Space-MaCS)’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30년까지 5년간 총 495억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우주 부품을 국내 검증 위성에 탑재한 후, 이를 국내 민간 발사체로 궤도에 올려 실제 우주에서 운영해 신뢰성과 성능 검증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 급성장하는 우주마케팅 시장… 정부도 기술 실증 지원

각 산업체들의 우주 마케팅 수요가 증가하면서 시장 규모도 매년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우주선·로켓·우주 공간을 활용한 브랜드, 광고 시장은 지난해 기준 817만달러(약 115억원)규모로 추산된다. 오는 2032년엔 1,926만달러(약 255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우주 마케팅은 아직 시장 규모 자체는 작지만 연평균 성장률 12.2%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실제 홍보 효과도 우수하다. 우리나라 정부 역시 이를 인지, 국내 기업이 개발한 기술에 대한 우주검증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우주항공청은 지난 8월 3일부터 ‘우주기술 상용화 실증 지원(Space-MaCS)’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30년까지 5년간 총 495억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우주 부품을 국내 검증 위성에 탑재한 후, 이를 국내 민간 발사체로 궤도에 올려 실제 우주에서 운영해 신뢰성과 성능 검증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실제로 지난 7일 5차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에는 SK하이닉스의 SK하이닉스의 D램과 저장장치(UFS) 등이 탑재됐다. 우주검증위성 ‘E3T 2호’를 타고 우주로 날아간 각 부품은 우주 공간에서의 성능 검증에 나선다. 해당 위성은 발사 다음 날인 8일 지상국과 양방향 교신에 성공, 현재는 초기 운용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켓리서치는 “우주 마케팅은 상업 우주 비행의 성숙도, 브랜드의 첨단 마케팅에 대한 열망, 그리고 우주 경제의 미래에 대한 자본의 낙관론에 기반한다”며 “단기적으로는 이벤트 마케팅이라는 논리가 주요 성장 동력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술 혁신, 지속적인 비용 절감 등이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각 대형 브랜드들은 우주 마케팅을 통해 전통 광고 방식은 따라올 수 없는 세계적인 화제와 ‘고급스러움’, ‘최첨단’, ‘탐험적인’ 이미지 구축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예를 들어, 테슬라 로드스터를 우주로 보낸 것 자체는 광고가 아니지만 이러한 마케팅 접근 방식이 얼마나 큰 글로벌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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