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신약 격전장’ 유럽종양학회 개막 앞두고…K-바이오 연구 성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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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암 학술대회로 꼽히는 'ESMO 2026'이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다. /ESMO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세계적인 암 학술대회인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그동안 추진해 온 항암 분야 연구개발 성과를 잇달아 공개한다.

ESMO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미국암연구학회(AACR)와 함께 세계 3대 암 학술대회로 꼽힌다. 전 세계 종양학 전문의와 연구진,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참여해 항암 신약의 임상 결과와 최신 치료 기술을 공유하는 자리다.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올해 학회에는 3만여명이 참석하고, 200여개 기업이 전시 부스를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ESMO 2026’에서 HLB, 에이비엘바이오, 신라젠, 리가켐 바이오사이언스, 루닛 등 국내 기업들이 주요 연구 성과를 발표한다.

이번 학회에서는 이중항체와 표적항암제,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치료제 등 다양한 항암 기술의 임상·비임상 연구 결과와 AI를 활용한 암 조직 분석 및 치료 대상 환자 선별 기술이 공개될 예정이다.

HLB는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를 통해 리보세라닙과 리라푸그라티닙 관련 연구 초록 3건을 발표한다. 이 가운데 기존 치료를 받은 전이성 흉선상피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리보세라닙 연구자 주도 임상 2상 결과가 신속 구두 발표(Rapid Oral Presentation) 세션에 채택됐다.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을 평가한 글로벌 임상 3상(CARES-310)의 하위 분석 결과도 공개한다. 초기 항생제 사용이 치료 효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다. FGFR2 표적항암제 리라푸그라티닙은 임상 1·2상(ReFocus)의 사후 분석 결과를 전자 포스터로 발표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4-1BB 기반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지바스토미그(ABL111)’와 ‘라지스토미그(ABL503)’의 임상 데이터를 공개한다. 두 후보물질은 자체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T’를 적용했으며 미국 노바브릿지 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 개발하고 있다.

지바스토미그는 위암과 췌장암 등에서 발현되는 클라우딘18.2를 표적으로 한다. 현재 니볼루맙 및 화학항암제와 병용하는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며, 이번 학회에서는 임상 1b상에서 확보한 안전성과 유효성 관련 최신 데이터를 발표한다. PD-L1을 표적으로 하는 라지스토미그는 임상 1상에서 확인한 단독요법의 용량 최적화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세계적인 암 학술대회인 유럽종양학회(ESMO)에 참가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신라젠은 차세대 항암 후보물질 ‘BAL0891’의 임상 1상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진행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단독요법과 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의 안전성 및 유효성 데이터가 주요 내용이다.

신라젠은 지난 5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BAL0891의 초기 임상 데이터와 권장 2상 용량(RP2D) 도출 결과를 공개했다. 현재 한국과 미국에서 고형암 및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4개 임상군을 운영하고 있다.

루닛은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연구 초록 5건을 발표한다. 프랑스 암 전문기관 ICO와 아스트라제네카, 다이이찌산쿄 등이 참여하는 글로벌 HER2 분석 AI 프로젝트 ‘AIforHER’의 연구 결과가 포함됐다.

이번 학회에서는 HER2 초저발현 유방암을 대상으로 여러 기업의 AI 솔루션을 비교·평가한 첫 번째 연구 결과를 공개한다. 루닛은 해당 평가를 거쳐 참여 기업 중 2곳만 진출한 후속 연구에 참여하고 있으며, 실제 임상 환경에서 솔루션을 검증하고 있다.

비소세포폐암 환자 993명의 수술 검체를 활용한 PD-L1 분석 연구와 췌장암 환자 181명의 병리 이미지를 분석해 종양 주변 기질 환경과 유전자 변이가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연구도 발표한다.

리가켐 바이오사이언스는 클라우딘18.2(CLDN18.2) 표적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 ‘LCB02A’의 연구 초록 2건을 발표한다. 비임상 유효성·안전성 연구 결과와 CLDN18.2 양성 진행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 1·2상 시험 설계가 주요 내용이다.

LCB02A는 자체 ADC 플랫폼 ‘컨쥬올’을 적용해 CLDN18.2 항체에 항암 약물인 엑사테칸을 결합한 후보물질이다.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으며, 최대 19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 용량 증량과 2상 용량 확장 단계를 진행한다.

이번 임상에는 미국 다나파버암연구소와 캐나다 프린세스마가렛암센터를 비롯해 국내 서울대학교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이 참여한다. 임상 2상에서는 위암과 위식도접합부암, 췌장암 등 CLDN18.2를 발현하는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항종양 효과를 평가할 예정이다.

이 밖에 박셀바이오는 다발골수종 치료제 ‘VCB-1201’의 전임상 연구 결과를, 큐리언트는 CDK7 저해 항암제 ‘모카시클립(Q901)’의 임상 1상 결과를 공개한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후보물질의 차별성과 실제 임상에서 확인된 효능”이라며 “이번 학회에서 공개되는 데이터가 후속 임상 개발이나 기술수출 논의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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