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외면하는 국내 대형 게임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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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게임축제 지스타2026에 국내 대형 게임사로는 크래프톤 1곳만 참가한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13일 지스타 2025가 개최된 벡스코 모습. / 조윤찬 기자
국내 최대 게임축제 지스타2026에 국내 대형 게임사로는 크래프톤 1곳만 참가한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13일 지스타 2025가 개최된 벡스코 모습. / 조윤찬 기자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국내 최대 게임축제 ‘지스타(G-STAR)2026’에 국내 대형 게임사로는 크래프톤만 참가한다. 다른 국내 대형 게임사 넥슨과 넷마블, 엔씨 등은 지스타 불참을 결정한 반면, 해외 게임쇼에는 적극 참여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의 전시 전략이 변화하는 가운데 지스타의 행사 경쟁력과 운영 방식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국내 대형 게임사 크래프톤만 참가 

지스타2026은 오는 11월 19일부터 22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국내 대형 게임사는 크래프톤만 참가를 결정했다. 중견 게임사는 웹젠 하나다.

최근 3년간 참가사를 보면 올해 국내 게임사 참가가 저조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지스타2023에는 크래프톤, 넷마블, 엔씨, 스마일게이트, 위메이드(메인스폰서), 웹젠, 그라비티 등이 참가했다. 위메이드는 신작 ‘판타스틱4 베이스볼’과 연계한 야구 선수 초청 행사를 열어 현장 열기를 높였다. 넷마블은 ‘RF온라인 넥스트’, 스마일게이트는 ‘로스트아크 모바일’을 선보였다.

지스타2024에는 넥슨(메인스폰서), 크래프톤, 넷마블,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라이온하트, 하이브 아이엠 등이 신작을 전시했다. 넥슨 콘솔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 크래프톤은 ‘인조이’, 펄어비스 ‘붉은사막’ 등 대형 신작이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 지스타2025는 엔씨가 메인스폰서를 맡고, 넷마블, 크래프톤, 그라비티, 웹젠, 네오위즈, 스마일게이트(BTB 참가) 등이 부스를 꾸렸다. 엔씨는 ‘아이온2’를 지스타에 전시하고 행사 기간 이후 출시하며 지스타를 주요 마케팅 채널로 삼았다. 크래프톤은 글로벌 IP 신작 ‘팰월드 모바일’, 넷마블은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등을 공개했다.

기존에는 한국 대형 게임사 중심의 행사였다면 올해는 해외 게임사와 국내 중소기업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올해 지스타 기간 제1전시장에는 한국 게임사 크래프톤·웹젠·팀42를 비롯해 중국 게임사 호요버스, 메인스폰서 크랙이 100부스 이상 규모로 전시관을 만든다. 2전시장에는 일본 코에이 테크모·세가, 중국 넷이즈, 폴란드 CD 프로젝트 레드 부스가 들어섰다.

◇ 조직위 “국내 해외 구분 없이 선착순 부스 신청”

사진은 지난 8월 13일 조영기 지스타조직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지스타2026’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 조윤찬 기자
사진은 지난 8월 13일 조영기 지스타조직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지스타2026’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 조윤찬 기자

지스타조직위원회는 선착순 부스 신청 접수 방식을 국내 게임사 참가 감소 원인 중 하나로 제시했다. 한국 게임사들이 먼저 신청하면 전시장에는 한국 게임 위주의 전시가 되고, 해외 게임사가 먼저 신청하면 올해처럼 해외 게임사가 벡스코 1전시장과 2전시장에서 존재감이 커지게 된다는 게 조직위 설명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부스 신청은 국내외 구분을 두지 않고 선착순으로 받는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실제 해외 게임사들이 부스를 선점한 탓에 지스타 신청을 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형 게임사가 설치하는 100부스 이상 규모 전시관은 제1전시장에서 6~7개가 설치 가능하다. 1전시장 중앙에는 다수의 공공기관이나 교육기관 부스가 들어서는데, 해당 전시 구역의 용도가 공공기관 등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 조직위는 관람객 동선 문제로 1전시장에 100부스 이상 규모 전시관을 추가로 배치하는 건 어렵다고 봤다.

제2전시장은 내부에 건물 기둥이 틈틈이 있어 대규모 전시관을 설치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게임업계는 2전시장을 회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장 구조와 관람객 동선 문제가 겹쳐 전시 공간 부족 문제가 생긴다.

조직위는 국내 게임사들이 제작 주기가 긴 콘솔 게임 개발에 나서며 전시할 신작 수가 줄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게임 시장은 북미·유럽 대비 콘솔 게임 시장이 소규모이기 때문에 지스타의 중요도가 떨어진 측면이 있다는 의미다.

◇ TGS·게임스컴 등 해외 게임쇼는 적극 참가… 지스타 이외 선택지 생겨

지난 9월 도쿄게임쇼에서는 넥슨게임즈 ‘파레이돌리아’, 엔씨 ‘아스트라에 오라티오’, 넷마블 ‘펄인블루’ 등의 서브컬처 신작이 전시됐다. 사진은 지난 9월 18일 도쿄게임쇼(TGS) 2026의 엔씨 ‘아스트라에 오라티오’ 부스 모습. / 엔씨
지난 9월 도쿄게임쇼에서는 넥슨게임즈 ‘파레이돌리아’, 엔씨 ‘아스트라에 오라티오’, 넷마블 ‘펄인블루’ 등의 서브컬처 신작이 전시됐다. 사진은 지난 9월 18일 도쿄게임쇼(TGS) 2026의 엔씨 ‘아스트라에 오라티오’ 부스 모습. / 엔씨

게임사들이 마케팅에 소극적인 건 아니다. 오히려 일본 도쿄게임쇼, 독일 세계 최대 게임축제 게임스컴 등 해외 게임쇼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게임업계는 북미유럽의 PC·콘솔 패키지 게임 시장과 일본 중심의 서브컬처 게임 시장을 공략하는 데 집중하는 중이다.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지스타 불참에 대해 게임업계는 몇 년 동안 해외 전시 경험을 쌓아 지스타 이외 선택지가 생겼다고 밝혔다.

지난 8월 게임스컴2026에는 크래프톤, 엔씨,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오션 드라이브 스튜디오 등이 참가해 게임을 전시했다. 특히 펄어비스는 2023년 PC·콘솔 ‘붉은사막’ 영상을 게임스컴 전야제에서 공개하고 2024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게임스컴에서 ‘붉은사막’을 시연했다. 오션드라이브도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 연속으로 게임스컴에서 PC·콘솔 ‘갓 세이브 버밍엄’ 시연을 진행했다.

최근 게임업계는 서브컬처 게임을 개발하며 일본 시장을 공략하는 중이다. 지난 9월 도쿄게임쇼에서는 넥슨게임즈 ‘파레이돌리아’, 엔씨 ‘아스트라에 오라티오’, 넷마블 ‘펄인블루’ 등의 서브컬처 신작이 전시됐다. 하지만 게임업계는 서브컬처 장르는 해외 행사만이 아니라 국내 행사도 적극 참여한다. 엔씨는 올해 12월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애니메이션 게임축제 ‘AGF2026’의 메인스폰서다. 넥슨게임즈는 ‘파레이돌리아’, 스마일게이트는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를 AGF에 전시한다.

◇ 지스타, 폭넓은 이용자층 몰리고 개최 시기 늦어… 게임업계 “상반기로 바꿔야”

지스타와 달리 AGF에 게임사들이 참가하는 것에 대해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스타는 폭넓은 이용자층이 오지만 특정 장르 팬이 몰리지는 않는다”며 “AGF는 100% 서브컬처 이용자가 온다고 보기 때문에 서브컬처 장르가 중요한 게임사에겐 지스타보다 더 좋은 마케팅 장소가 된다”고 말했다. 지스타는 모든 게임 장르를 포괄하는 행사로 지난해 20만명 관람객이 몰렸다. 그러나 지난해 10만명 관람객이 온 AGF가 서브컬처 게임 마케팅에 더욱 적합하다는 평가다.

지스타는 기존에도 다양한 게임 장르 행사였지만, 올해 국내 대형 게임사 이탈 상황에서 외연 확장 전략을 세우며 AI 융합 콘텐츠로 전시 범위를 확장했다.

복수의 게임사들은 지스타 개최 시기를 변경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11월까지 신작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건 어려워 한국에서 선제적으로 전시할 수 있도록 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1월 열리는 대만 타이베이 게임쇼를 참고해 마케팅 시기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8월 게임스컴, 9월 도쿄게임쇼 등에서 먼저 게임 콘텐츠 정보를 공개하고 지스타에서 다시 소개하는 모습은 적절하지 않다”며 “상반기에 지스타를 개최하면 공개할 내용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산업이 변화하면서 지스타는 행사의 성격과 개최 시기 면에서도 타 게임쇼 대비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이다. 올해 주요 게임사들이 대거 이탈하며 고질적인 문제가 한꺼번에 드러났다는 평이다. 게임이 2010년부터 콘텐츠산업 수출에서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했는데, 지스타는 정작 행사 내용과 운영 방식은 수출이 중요한 업계 상황에 대응하지 못했다. 지스타는 국내 게임사가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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