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최근 5년여간 10대 증권사 임직원 97명이 주식매매 규정 위반으로 제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거래금액은 88억5000만원에 달했지만, 제재 대상자 3명 중 1명은 이미 퇴직해 정식 징계 대신 위법·부당사항 통보를 받았다. 재직자 가운데서도 60%가량은 견책 이하의 경징계나 과태료에 그쳐 제재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6년 8월까지 임직원 주식투자 매매규정 위반으로 제재받은 10대 증권사 임직원은 총 97명이다. 이들의 거래금액은 최대 투자 원금 기준 88억5360만원으로 집계됐다.
◇ 2022~2023년 위반 집중…최근에도 사례 이어져
연도별 제재 인원은 2021년 11명, 2022년 33명, 2023년 34명으로 집계됐다. 이후 2024년 9명, 2025년 8명으로 줄었고, 2026년에는 8월까지 2명이 제재를 받았다.
거래금액은 2022년 37억3600만원, 2023년 31억800만원으로 전체 기간 중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위반 인원과 거래금액은 감소했지만 최근까지 사례가 이어졌다.
자본시장법 제63조는 금융투자업자 임직원이 금융투자상품을 매매할 때 자기 명의로 거래하고, 하나의 회사와 하나의 계좌를 이용하도록 규정한다. 매매명세를 소속 회사에 통지할 의무도 있다. 이를 위반하면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과태료 수준은 법정 상한에 미치지 못했다. 과태료 부과 대상자의 1인당 과태료 중간값은 약 450만원이었으며, 최고액도 2500만원에 그쳤다.
◇ 퇴직자 30명은 위법·부당사항 통보…재직자도 경징계 다수
제재 대상자 97명 중 퇴직자는 30명으로 전체의 30.9%를 차지했다. 이들은 정식 징계 대신 위법·부당사항 통보를 받았으며, 이 가운데 28명은 과태료도 함께 부과됐다. 면직 또는 정직 상당의 조치를 받은 19명 중에서도 12명이 퇴직자였다.
재직자 67명 가운데 면직 처분을 받은 사람은 없었다. 40명은 견책 이하의 경징계나 과태료 부과에 그쳤다. 규정 위반이 적발돼도 퇴직 여부와 제재 수위에 따라 실질적인 책임을 묻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개별 사례에서도 퇴직자에 대한 조치가 확인됐다. 올해 KB증권에서는 임직원 1명이 1억4800만원을 거래해 감봉 3개월과 과태료 1850만원 처분을 받았다. 신한투자증권에서는 임직원 1명이 2580만원을 거래했지만 이미 퇴직해 과태료 없이 견책 상당의 퇴직자 위법·부당사항 통보를 받았다.
지난해 10월 메리츠증권에서도 임직원 5명이 4억9000만원을 매매해 제재받았으며, 조치 당시 모두 퇴직한 상태였다.
김현정 의원은 “증권사 임직원의 주식매매 규정은 고객보다 유리한 정보 접근성을 사적 이익에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신뢰를 가장 중시해야 할 증권사 임직원들의 반복적인 규정 위반은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위반행위를 제때 적발하지도 못해 제재 대상자 상당수가 이미 퇴직해 실질적인 책임을 묻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상시 점검을 강화하고, 퇴직으로 징계를 피하는 일이 없도록 제재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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