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KIA 타이거즈는 시즌 내내 뒷문 단속에 어려움을 겪었다. 정해영, 성영탁, 이의리가 돌아가며 마무리로 뛰었고, 확실하게 클로저 자리를 꿰찬 선수는 없었다.
'섹시 투수' 전상현이 시즌 막판 마무리로 승격했다. 당시 KIA는 LG 트윈스와 치열한 3위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위기의 순간마다 전상현이 뒷문을 책임졌고, KIA는 극적으로 3위로 시즌을 마쳤다.
10월 등판 기록만 봐도 전상현의 활약상을 알 수 있다. 6경기에서 2승 3세이브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이중 LG와 3위 결정전을 벌였던 12일을 포함해 3경기에서 2이닝 투구를 했다. 막판 전상현은 말 그대로 팔이 빠져라 던졌다.
헌신은 포스트시즌에도 이어졌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1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 세이브를 챙겼다. 세이브를 챙기긴 했으나 반대 투구가 많았다. 김태군도 쓴소리를 남겼고, 전상현 본인도 아쉬움을 진하게 드러냈다.
2차전은 달랐다. 1⅓이닝 무사사구 3탈삼진 퍼펙트 세이브를 따냈다. 하루 만에 날카로운 제구력을 회복했다. 별명대로 섹시한 투구.


백미는 첫 상대인 이재원과 맞대결이다. 전상현은 8회 2사 1, 2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초구 슬라이더로 파울을 유도했다. 2구 바깥쪽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3구 슬라이더는 더욱 밖으로 뺐다. 이재원은 방망이를 참지 못했다. 이닝 종료. 9회에도 삼진 2개를 곁들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를 마친 뒤 전상현은 "1, 2차전을 이기고 서울로 가고 싶었다. 이길 수 있어서 굉장히 기쁘다. 3차전으로 빨리 끝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매 경기 멀티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많이 던지고 있어서 감독으로서 미안하다. 하지만 전상현이 뒤에서 잘 받쳐줌으로 인해서 선수와 팬이 즐겁게 웃으며 경기장을 나갈 수 있다. 앞으로 몇 경기가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전상현이 지금처럼 뒤를 잘 막아준다면 기분 좋게 경기를 마칠 수 있다. 전상현이 힘을 내줘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감독으로서는 미안하다"고 했다.
사령탑의 말을 전하자 "몸 상태는 좋다. 감독님께서 믿고 내주시기 때문에 저도 책임감을 갖고 임한다"며 "더 부담감을 주시는 것 같다. 평소에 장난식으로 많이 말하시긴 한다. 항상 저는 그런 말들을 흘려듣고 제 할 것만 하려고 한다"고 농담을 섞어 말했다.


이재원과 승부에 대해선 "한 방이 있는 타자다. 큰 걸 맞으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더 집중하고 신중하게 던졌다"고 돌아봤다.
사실 이재원에게 던진 초구 슬라이더는 실투였다. 전상현은 "초구는 굉장히 위험한 실투였다. 저도 놀랐다"라면서 웃었다.
매 경기 던질 수 있냐는 질문에 "가능하다"고 힘줘 말했다.
물론 팀이 원하면 얼마든지 등판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내심 체력적인 부담이 있는 듯했다. 타자의 도움으로 쉬길 바라느냐고 묻자 "그렇게 되면 전체적으로 팀과 모든 선수들에게 좋다. 모두가 다 바란다. 저희도 불펜에서 간절하게 많이 응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상현은 "저희 타자들이 좋다. (박)재현이가 출루 많이 하면 대량 득점 기회가 된다. 쉽고 편하게 가지 않을까"라고 했다.

한편 플레이오프 3차전은 20일 잠실에서 열린다. 전상현과 KIA 입장에서는 3차전에 끝나는 게 베스트. 이날도 가장 중요한 순간 전상현이 마운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전상현은 자신의 손으로 준플레이오프를 끝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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