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5대 시중은행장이 금융권 해킹 사태에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사고 인지에 최대 67시간이 걸린 데다 피해 보상 책임을 둘러싼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국정감사에서 집중 질타를 받았다.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장들은 19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대상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5대 은행장이 함께 국정감사에 출석한 것은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금융권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은행들이 해킹 사실을 파악하기까지 걸린 시간과 피해 보상 방침을 문제 삼았다.
앞서 금융당국은 신한은행 침해 사고 전후로 정보 유출이 확인된 금융회사가 총 16곳이라고 발표했다. 유출 규모는 약 10만건에 달한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정보 유출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신한은행으로 유출 건수는 2만5727건이다. 이어 KB국민은행은 119건, 하나은행은 89건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고객정보 유출 피해가 확인되지 않았다.
김 의원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초 해킹 발생 후 15시간 26분 만에 사고를 인지했다. 하나은행은 41시간 44분, KB국민은행은 67시간 41분이 지난 뒤에야 사고 사실을 파악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지적 사항에 공감한다"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도 "신뢰를 기본으로 해야 하는 금융기관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해 고객과 국민 여러분께 염려를 끼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예산과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AI를 활용한 해킹에 대응할 수 있도록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성 하나은행장 역시 "고객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송구하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현재까지 피해가 없지만, 피해가 발생한다면 전액 배상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정보 유출이 확인되지 않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보안 체계 고도화를 약속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이번에 해킹 피해를 보지 않은 것은 단지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하루에 거의 200건 이상의 해킹 공격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원들이 대응하고 있지만,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앞으로 금융당국과 함께 보안 체계를 유지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은 "지난 2022년 구축한 차세대 통합 관제 시스템을 올해와 내년에도 고도화해 철저히 관리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장들의 사과에도 국감장에서는 피해 보상 방침을 둘러싼 질타가 이어졌다.
김 의원은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전제로 보상하겠다는 것에 대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며 "저도 신한은행을 이용했지만, 피해를 당했는지 아닌지 조회해 보지 않아 모른다. 그렇다면 저에게는 보상해 줄 것인가, 안 해 줄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피해자에게 피해 입증 책임을 전가하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것이 책임을 느끼는 은행들의 태도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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