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7년간의 기나긴 공백과 사업 실패의 아픔을 털어놓으며 방송가 복귀를 알렸던 배우 공형진이 복귀 두 달 만에 거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공식 행사 무대에서 후배를 대하는 거친 태도와 언행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17일 서울 한양대학교에서 열린 ‘창사 70주년 극동방송 홈커밍데이’ 특별공연이었다. 행사 중간 진행을 맡은 공형진은 무대에 올라 90도로 허리를 굽혀 깍듯하게 인사한 후배 뮤지컬 배우 차지연을 향해 "선배니까 다시 한번 인사하라"며 인사를 거듭 요구했다. 차지연이 "아멘!"이라 외치자 "조금 있으면 치겠다?"라고 받아치는가 하면, 배경 화면에 차지연의 사진만 나오자 "내 사진은 왜 없냐. 내가 얘보다 훨씬 선배인데"라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쏟아냈다.
압권은 다음 곡을 소개하던 대목이었다. 차분하게 멘트를 이어가는 차지연에게 공형진은 "너 왜 연기해? 그냥 평소처럼 해"라고 고함을 질렀고, 심지어 차지연이 노래하는 도중 "컷, 컷"을 외치며 무대를 중단시키는 돌발 행동까지 벌였다. 그러고는 "원래 내 대사인데 얘가 지가 한 거다. 오늘 차지연이 주인공이니까 봐주겠다"며 반말 섞인 면박을 이어갔다.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이 광경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던 관객과 네티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친분이 있는 선후배 사이일지라도 엄연히 대중이 지켜보는 공식 무대에서 후배를 하대하고 기를 죽이는 '꼰대식 완장질'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차지연을 향한 무례한 태도가 공분을 사면서, 과거 예능 프로그램에서 친분을 빌미로 후배들을 깎아내렸던 공형진의 과거 발언들도 수면 위로 다시 떠올랐다. 대표적인 사례가 SBS '강심장' 출연 당시의 이른바 '빨대남' 발언이다. 공형진은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후배 현빈을 두고 "신인이던 시절 선배들의 장점만 쪽쪽 빠는 '빨대남'이었다"고 표현했다. 이어 국민적 호감을 얻고 있던 이승기를 향해서도 "강호동 옆에 딱 붙어서 제대로 빨고 있다"며 다소 거칠고 자극적인 수위의 단어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당시에는 '화끈한 예능적 입담'이나 '친해서 할 수 있는 농담' 정도로 웃어넘겼지만, 당사자들의 노력과 성과를 '선배에게 기생하는 행위'로 격하시키는 표현이라는 점에서 뒷맛을 쓰게 남겼다. 후배들의 이름을 팔아 자신의 토크 지분을 챙기면서도, 정작 그 과정에서 후배를 존중하는 태도는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동료와 후배를 대하는 공형진의 아슬아슬한 태도는 2020년 연예계를 뒤흔들었던 주진모 휴대전화 해킹 사건 때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당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에서 연예인 야구단 등을 언급하며 공형진과 주진모의 오랜 친분을 거론하자, 공형진은 굳이 가세연과의 전화 인터뷰를 자청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문제는 그 방식이었다. 그는 "과거에는 친했지만 최근 몇 년간은 예전처럼 활발히 교류하지 않았다"며 오랜 동료였던 주진모와 다급하게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는 "내가 가로세로연구소의 광팬이고 열렬한 구독자이기도 하다"는 불필요한 발언까지 남겼다. 동료가 사생활 유출 범죄로 고통을 겪고 있는 와중에, 자극적인 폭로를 일삼던 유튜브 채널의 팬을 자처하며 대중에게 깊은 실망감을 안긴 것. 의리와 친분을 강조하던 평소의 이미지와는 너무도 다른 자기방어적 태도였다.
연예계에서 30년 넘게 잔뼈가 굵은 베테랑 배우가 7년 만에 대중 앞에 다시 서며 보여준 것은 안타깝게도 성숙한 연륜이 아니었다. '친하니까 이 정도는 괜찮다'는 안일한 착각, '내가 선배'라는 낡은 위계의식, 그리고 TPO(시간·장소·상황)를 구분하지 못하는 거친 입담의 반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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