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소은 기자 조국혁신당이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소추안을 공개하고 더불어민주당에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혁신당이 탄핵 추진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민주당은 당내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혁신당은 19일 국회 ‘12·3 계엄 해제’ 상징석 앞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17일에 이어 두 번째다.
혁신당은 조 대법원장의 탄핵 사유로 크게 세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판결과 김건희 여사 사건의 재판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지난해 5월 1일 조 대법원장이 이 대통령 사건을 두고 파기 환송한 판결과 관련해 직권으로 사건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고 수만 쪽에 달하는 재판 기록에도 9일 만에 선고하는 등 이례적으로 재판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됐다는 것이 혁신당의 주장이다.
반면 김 여사 사건은 지난 7월 23일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뒤 88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선고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장식 혁신당 대표는 “김건희 씨는 풀어줄 결심이냐”며 “한쪽 편은 어떻게든 봐주고 다른 편은 옭아매려는 일, 정치검찰이 하던 짓 그대로다”라고 비판했다.
두 번째 탄핵 사유는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거부다. 신 대표는 조 대법원장이 헌법상 대법관 제청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대법원이 불완전한 상태에 놓였고, 국민의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도 침해됐다고 밝혔다. 대법관 제청이 대법원장의 헌법상 책무라는 점도 강조했다. 조 대법원장이 자신의 제청권을 두고 신성불가침의 권리라고 선언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세 번째로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대법관 격려금 지급 및 업무추진비 집행 관련 의혹을 들었다. 특히 해당 의혹을 둘러싸고 조 대법원장과 감사원 간 주장이 엇갈리면서 조 대법원장의 위증 논란까지 불거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조 대법원장이 국정감사에서 선서를 거부한 것을 두고 위증죄 등 법적 책임을 피하려던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신 대표는 “형사소송법상 이유로 선서를 거부할 수는 있다”면서도 사법부 수장으로서 국민을 대신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혁신당은 탄핵 추진을 위해 민주당과의 공동 대응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신 대표는 민주당을 비롯한 민주진보진영의 공동 행동을 제안하며 공동 태스크포스(TF) 구성과 공동 의원총회 등을 촉구했다.
탄핵소추안 발의를 위해 혁신당 소속 의원 12명 전원이 민주당 의원들에게 서신과 탄핵안을 전달하는 작업도 시작할 예정이다. 외교통일위원회 일정으로 해외에 체류 중인 김준형 혁신당 원내대표가 오는 20일 귀국하면 양당 원내대표 간의 협의도 추진한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박병언 혁신당 대변인은 “탄핵소추안이 통과됨으로써 대법원장의 직무집행 정지시키고 현재 파행으로 운영되고 있는 대법원의 운영을 정상화할 필요성이 크다”며 민주당이 책임 있는 입장을 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국 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도 민주당을 향해 탄핵 추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조 원장은 지난 18일 SNS를 통해 “(민주당은) ‘현수막 정치’나 ‘TF 정치’를 멈추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꼬집었다.
조 원장은 혁신당이 지난해 이미 탄핵소추안을 공개했지만 1년이 지나도록 민주당이 결단을 내리지 못한 채 내부 싸움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조 대법원장의 행보에 ‘말’로만 대응할 것이냐며 “김건희 석방이 되는 것을 기다렸다가 그때 비로소 조희대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계산이냐”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해 왔지만, 탄핵 추진에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조계원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당의 탄핵소추안 공개와 관련해 탄핵 자체에 대한 공감보다 관련 문제를 국민과 공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당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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