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품에서 살아난 익스프레스, 홈플러스는 또 파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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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전북 익산 하림 퍼스트키친에서 열린 'NS푸드페스타 2026'에 마련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팝업존. /방금숙 기자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하림그룹에 인수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매출이 회복되고 있지만,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는 자금난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양 측의 경영 상황은 지난 6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분리 매각 이후 차이를 보이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새로운 인수자의 지급보증을 통해 중단됐던 상품 공급을 재개하고 매장 운영 정상화에 나섰다. 홈플러스는 지난 8월 2000억원의 긴급운영자금을 확보했지만 납품업체와의 신용거래가 회복되지 않아 매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급여 지급 지연까지 이어지면서 경영 정상화와 매각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 하림 인수 후 매출 171.6% 증가…연말 정상화·점포 확대 전망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지난 6월 하림그룹 계열 NS쇼핑에 인수됐다. NS홈쇼핑을 운영하는 NS쇼핑은 인수대금 1206억원을 완납하고 6월 23일부터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운영에 나섰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지난 16일 전북 익산 하림퍼스트키친에서 열린 ‘NS푸드페스타 2026 익산’에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정상화 시점을 올해 말로 내다봤다. 김 회장은 인수 이후 인력과 조직 등을 정비하고 있으며, 계획대로 진행되면 연말께 정상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점포 확대 가능성도 언급했다. 김 회장은 현재 점포가 수도권과 대도시에 집중돼 있다며 향후 매장이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신규 출점과 관련해서는 “고객들이 부르는 곳으로 먼저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인수 이후 상품 공급과 매출도 회복되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기존 홈플러스의 경영난으로 납품업체들이 상품 공급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NS쇼핑의 지급보증으로 납품이 재개됐으며, 신선식품과 생필품을 중심으로 상품 구색과 재고를 늘렸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지난 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21일부터 9월 24일까지 일평균 매출은 인수 직전인 5월 23일부터 6월 22일까지보다 17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객 수는 118.6%, 객단가는 24.2% 늘었다. 온라인 매출과 주문 건수도 각각 184.3%, 157.4% 증가했다.

하림그룹은 전국 283개 점포를 신선식품 판매와 근거리 배송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NS홈쇼핑의 온라인 판매 역량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점포망을 결합해 식품 생산부터 물류, 판매까지 연결하는 유통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조항목 NS홈쇼핑·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대표이사도 지난 16일 “지난 4개월간 점포 환경 쇄신과 상품력 강화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NS의 유통 역량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오프라인 점포망을 결합해 식품 유통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뉴시스

◇ 2000억원 확보에도 급여 지급 차질…홈플러스 통매각도 난항

반면 홈플러스는 지난 8월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을 확보한 뒤 8월 13일 전국 67개 점포의 영업을 재개했다. 지난달 2일에는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았지만 협력업체와의 거래 정상화가 지연되면서 매출도 당초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는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긴급운영자금 확보 이후에도 납품업체와의 신용거래가 회복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당초 여신거래를 통해 재고를 늘리고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었지만 현재는 선지급과 현금 거래만 가능한 상황이라며 매출 증가에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상품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면서 상당수 납품업체가 이탈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영업 재개 이후 매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홈플러스의 매출은 목표액의 약 40%에 그쳤으며, 이달 3~5일 연휴 기간에는 목표 대비 약 30% 수준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 부진 속에 자금난이 지속되면서 임직원 급여 지급도 차질을 빚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16일 임직원들에게 8월분 미지급 급여의 지급 일정을 변경한다고 공지했다. 당초 오는 21일 지급할 예정이었지만 자금 부족으로 23일 미지급 급여의 25%를 우선 지급하고, 나머지 75%는 30일 지급하기로 했다. 이마저도 자금 사정에 따라 다시 변경될 수 있다.

앞서 7월분 미지급 급여도 지난달 23일과 30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절반씩 지급했다. 두 달 연속 급여 분할 지급이 이어지는 가운데 추석 상여금 지급 일정도 확정되지 않았다.

홈플러스는 지난 7일 시작한 희망퇴직 신청을 당초 예정된 22일보다 앞당겨 14일 마감했다. 신청자는 약 400명으로 추산된다. 별도의 위로금 없이 미지급 급여와 추석 상여금, 퇴직금만 지급하는 조건이었지만 접수 시작 8일 만에 신청이 조기 마감됐다.

홈플러스는 현재 영업 중인 대형마트 67개 점포와 본사, 온라인 사업 등을 일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국내외 잠재 투자자들에게 투자안내서를 발송했으며, 이달 말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할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인수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은 없다. 매각 대상으로 거론됐던 현대백화점그룹과 GS리테일 등도 인수설을 부인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매출 부진과 인수 이후 필요한 추가 운영자금 등을 고려할 때 일괄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일괄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일부 점포를 묶어 매각하거나 보유 부동산을 개별 처분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인수자가 나타나더라도 추가 운영자금과 납품망 복구에 상당한 부담이 따르는 만큼 매각 성사까지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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