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장 4년 만에 국감 동시 출석…연말 인사 ‘내부통제 시험대’

마이데일리
유동수 국회 정무위원장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앞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국내 5대 시중은행장이 금융권 해킹 사태와 관련해 4년 만에 나란히 국정감사 증인석에 선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은행별 보안 투자와 내부통제 체계, 최고경영자(CEO)의 관리 책임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5대 은행장의 임기가 모두 오는 12월 31일 만료되는 만큼 국감에서 드러나는 사고 대응 역량과 재발 방지 대책이 연말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등 5대 은행장은 이날 오전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 출석한다. 5대 은행장이 국감 증인으로 한꺼번에 채택된 것은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당시에는 횡령 등 금융사고와 은행권 내부통제 부실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박상원 금융보안원장도 금융보안사고 관련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 신한은행 개인정보 2만5727건 유출…보안 투자·대응 책임 추궁

이번 해킹 사태에서 가장 큰 개인정보 유출이 확인된 곳은 신한은행이다. 대출모집인 전용 조회 서비스를 겨냥한 공격으로 고객 개인정보 2만5727건이 유출됐다. KB국민은행에서는 고객 99명과 직원 20명 등 119명, 하나은행에서는 고객 89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도 해킹 시도를 겪었지만 현재까지 고객정보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다. 침해사고가 확인된 은행을 포함해 금융회사 16곳에서 개인정보 약 10만건이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감에서는 은행별 보안 취약점과 보안 투자 현황, 사고 원인 및 재발 방지 대책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경영진이 보안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고 적절한 예방 조치를 했는지, 사고 발생 후 대응이 적절했는지도 주요 쟁점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금융당국의 정보기술(IT) 보안 관리·감독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질의도 예상된다.

금융당국의 보안 점검에서도 미흡 사항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 8일까지 금융회사 555곳을 대상으로 12개 항목의 보안 체크리스트를 점검한 결과, 130곳(23.4%)에서 미흡 사항이 발견됐다. 최신 보안 패치를 적용하지 않거나 제조사의 기술 지원이 종료된 시스템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 24시간 보안관제 체계를 구축하지 않거나 외부에 노출된 공격 지점을 충분히 관리하지 않은 경우도 확인됐다.

◇ 은행장 임기 연말 만료…해킹 대응이 연임 변수로

이번 국감은 5대 은행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열리는 만큼 사고 대응과 내부통제 관리 역량이 차기 경영진 인선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추가 피해나 미흡한 대응 과정이 드러날 경우 연임 심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은행별 경영승계 절차도 이미 시작됐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30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을 위한 경영승계 절차에 착수했다. 같은 날 하나금융도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하나은행을 비롯한 6개 주요 계열사의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절차를 시작했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21일 임기가 만료되는 12개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을 위한 승계 절차를 개시했다.

국감에서 제기되는 책임론이 실제 인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경영 실적뿐 아니라 보안 사고 예방 체계와 위험 인지·대응 능력, 재발 방지 조치가 연말 은행장 평가에서 주요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 이날 국감에서는 해킹 사태 외에도 가계대출 규제, 상장지수펀드(ETF) 불완전판매, 은행권의 사회적 책임 이행 문제 등이 질의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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