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지난해 가을의 아이콘은 누구일까. 많은 선수가 있지만, 삼성 라이온즈로 한정하면 김영웅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5경기 16타수 10안타 3홈런 5득점 12타점 타율 0.625 OPS 2.089로 펄펄 날았다. 백미는 플레이오프 4차전이다. 팀이 1-4로 밀리던 6회 동점 스리런을 쳤고, 7회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김영웅이 없었다면 삼성의 가을은 일찍 스러졌을 터.
그만큼 작년 삼성의 3루는 걱정이 없었다. 김영웅은 정규시즌에도 125경기 111안타 22홈런 66득점 72타점 타율 0.249 OPS 0.778의 성적을 남겼다. 퐁당퐁당이 있었으나, 팀이 필요할 때마다 결정적 한 방을 때려냈다. 한 마디로 클러치 상황에는 김영웅이 있었다.
올해는 다르다. 김영웅은 57경기 31안타 5홈런 14득점 18타점 타율 0.167 OPS 0.496을 기록했다. 2022년 데뷔 시즌을 제외하면 가장 나쁜 성적. 부상과 부진으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다. 컨디션이 올라온 날이면 여전한 한 방을 보여줬다. 하지만 컨디션의 진폭이 너무나 컸다.
김영웅의 빈자리는 전병우가 메웠다. 118경기에서 81안타 12홈런 52득점 54타점 타율 0.238 OPS 0.764를 기록했다. 삼성 이적 후 가장 많은 경기 출전이다. 홈런, 득점, 타점은 커리어 하이.
난세 영웅이었다. 김영웅이 이탈하자 전병우가 자연스럽게 기회를 얻었다. 견실한 수비력으로 3루를 책임졌다. 또한 12개의 홈런, 20개의 2루타로 득점 생산에도 일조했다. 전병우가 없었다면 삼성은 마지막까지 1위 싸움을 벌일 수 없었다.
출루율이 눈에 띈다. 타율은 0.238로 높지 않지만, 출루율은 0.355로 훌륭하다. 순수 출루율(출루율-타율)이 0.117이다. 300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 중 김재환(SSG 랜더스)과 함께 공동 5위다. 올해 최고의 타자인 김도영(KIA 타이거즈)의 순수 출루율이 0.105다. 보통 거포들은 투수가 피하는 피칭을 하기에 자연스럽게 출루율이 올라간다. 하지만 전병우는 중장거리 타자다. 얼마나 날카롭게 공을 골랐나 알 수 있는 대목.


이제 결정의 시간이다. 포스트시즌 주전 3루수를 정해야 한다. 둘 다 기용하면 금상첨화지만, 삼성 라인업은 빡빡하다. 지명타자 자리엔 최형우가 있다. 또한 구자욱이 몸상태에 따라 지명타자 혹은 대타로 출전한다. 두 선수에게 주어진 슬롯은 3루 하나다.
고점은 김영웅이다. 2024년 28홈런, 2025년 22홈런으로 장타력은 입증한 상태. 지난 플레이오프로 폭발력 역시 증명했다. 수비력도 반응 속도, 범위, 어깨 모두 훌륭하다. 젊은 3루수 중 수비력은 최상위권이다.
기복이 발목을 잡는다. 선수 특성상 삼진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삼진을 줄이려고 갖다 맞히는 스윙을 하면 장점이 죽는다. 선구안이 돋보이는 선수도 아니다. 장타가 나오지 않으면 타격 생산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시즌 내내 부진했기에 주전으로 내보내기가 쉽지 않다.
저점은 전병우다. 안타가 나오지 않더라도 볼넷으로 출루할 수 있다. 상하위 타선을 잇는 고리 역할이다. 여기에 중장거리 타격력까지 겸비했다. 김영웅급은 아니더라도, 라이온즈파크에서는 충분히 위협적이다. 안정적인 수비도 돋보인다.
큰 경기서 실적이 마땅치 않다.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은 0.190(42타수 8안타)이다. 삼성 이적 후엔 10타수 무안타다. 출루는 볼넷 3개가 전부. 또한 한 번에 경기를 뒤집는 파괴력은 부족한 편이다.

플레이오프 1차전은 25일 열린다. 아직 시간이 있다. 박진만 감독은 누굴 선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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