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부산의원들 “정책 뒤집기는 개혁 아냐···퐁피두·라 스칼라 책임 묻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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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의회 박종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 일동이 16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퐁피두센터 부산분관 건립 중단과 라 스칼라 개막공연 초청 철회 결정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행정적·재정적 책임 규명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윤선영) ⓒ포인트경제
부산시의회 박종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 일동이 16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퐁피두센터 부산분관 건립 중단과 라 스칼라 개막공연 초청 철회 결정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행정적·재정적 책임 규명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윤선영) ⓒ포인트경제

[포인트경제] 부산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재수 시장의 퐁피두센터 부산분관 건립 중단과 라 스칼라 개막공연 초청 철회 결정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행정적·재정적 책임 규명을 예고하면서, 여소야대 구도 속 민선 9기 시정과 시의회의 관계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박종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은 16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시장의 결정을 조목조목 짚었다. 회견문을 낭독한 박 원내대표는 “부산이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공들여 추진해 온 핵심 사업들이 한꺼번에 중단됐다”며 전 시장이 내세운 ‘멈춤이 아닌 방향 전환’이 과연 무엇을 위한 전환인지 되물었다.

앞서 전 시장은 지난 14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두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취임 후 석 달간의 숙의 과정과 지난 9월 30일 문화정책 타운홀미팅을 거친 결정이라는 설명이었다. 전 시장은 시민 체감도, 공공성, 재정 지속가능성, 행정의 책임성을 판단 기준으로 제시했다. 퐁피두 분관 대신 동부산 시립미술관과 서부산 현대미술관의 전시 역량을 키우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북항 일원에는 전액 국비로 복합문화전시공간을 조성해 2030년 하반기 문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 “단일 권고안조차 없이 내린 결론”

국민의힘은 퐁피두 분관 중단 결정 과정의 타당성부터 문제 삼았다. 박 원내대표는 정책점검단이 찬반 의견이 엇갈려 단일 권고안을 채택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그런데도 시가 어떤 근거로 중단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는 이기대 국가지질공원에 영구 시설물을 짓는 부담이 편익보다 크다고 판단했다. 계약상 부산의 권리와 공공성 확보가 어렵고, 건립비 1100억원과 연간 운영비 125억원으로 추산된 용역 결과도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역 예술계와의 동반성장 계획이 부족하다는 점도 중단 사유로 꼽았다.

박 원내대표는 중단 외에 다른 길이 있었다고 봤다. 입지가 문제라면 다른 부지를, 계약 조건이 문제라면 재협상을 검토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재정이 부담이라면 사업 규모와 운영 방식을 조정하는 방법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숙의는 더 나은 해법을 찾는 과정이지, 사업 중단에 명분을 붙이는 절차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투입된 예산과 행정력, 프랑스 퐁피두센터와의 협력 관계를 어떻게 정리할지도 밝히라고 촉구했다.

◆ 시민 75%가 찬성한 개막 무대

라 스칼라 개막공연 초청 철회에 대해서도 강한 유감을 표했다. 박 원내대표는 시가 직접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시민 75%가 초청공연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문화협력위원회에서도 64%가 조건부 찬성 의견을 냈다고 덧붙였다.

시는 사업비 100억원 가운데 40~50%를 기업 기부와 협찬으로 채우려 했지만 목표 재원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지역 예술인 참여 방안이 구체화되지 않았고, 공연장 설비와 음향을 점검할 시간도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시는 오페라하우스 운영이 안정되면 세계적 공연 초청을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재정 부담과 지역 예술계의 우려를 함께 풀 해법을 더 찾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가 제시한 방안은 추가 협찬 확보와 공연 비용 조정, 지역 예술인 참여 확대다. 그는 세계적 공연단체와의 협력이 지역 예술인에게 국제 교류와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협의와 후원금 확보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철회가 국제적 신뢰에 미칠 영향은 검토했는지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 시장 바뀔 때마다 흔들리는 전략

국민의힘은 이번 결정을 개별 문화사업을 넘어 시정의 연속성 문제로 봤다. 박 원내대표는 전 시장 취임 이후 15분 도시 정책의 방향이 바뀌고 디자인 행정조직이 개편됐다고 짚었다. 여기에 글로벌 문화도시 핵심 사업까지 중단됐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전임 시장이 추진한 사업을 무조건 유지하자는 주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전임 시장과 경쟁하려 하지 말고, 부산의 미래를 위해 경쟁하라”고 말했다.

시가 대안으로 내놓은 북항 복합문화전시공간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 사업이 아직 관계기관과 협의 중인 계획이라는 점을 들었다. 국비 확보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재원 조달 계획과 추진 일정을 먼저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역 예술인 육성과 세계적 문화기관 유치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는 말도 덧붙였다.

국민의힘 의원 일동은 4대 요구사항도 발표했다. ▲퐁피두 분관 중단 근거와 대안별 검토 결과 공개 ▲라 스칼라 초청 철회 재검토와 협상 경과 공개 ▲사업 중단에 따른 재정 손실과 국제 신뢰 훼손 대책 마련 ▲부산의 미래를 위한 구체적 비전 제시 등이다.

박 원내대표는 회견을 마무리하며 “정책을 뒤집는 것이 개혁은 아니다.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 혁신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업을 중단하려면 충분한 검토를 거쳐 시민이 납득할 대안부터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 공기업 인사 처리 따라 대응 결정

회견 뒤 질의응답에서는 라 스칼라 예산 규모와 그동안 투입된 비용을 묻는 질의가 먼저 나왔다. 박 원내대표는 110억원 안팎의 사업비가 부산시 전체 예산 규모로 보면 크게 무리한 수준이 아니라고 답했다. 질의 과정에서 거론된 ‘2500만원 투입’ 언급에 대해서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반박했다. 행정력 소모 등 드러나지 않은 비용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해당 수치를 직접 다시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생곡 소각장과 사직야구장 등 현안마다 시와 시의회 간 이견이 이어지는데 협치가 안 되면 어떤 입장을 취하겠느냐는 질의도 나왔다. 박 원내대표는 의원들과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그는 시의회가 부적격 판정을 내린 부산시설공단 이사장과 부산교통공사 사장 후보자를 시가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대응 방법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사무감사와 예산 심사에서의 구체적 대응은 의원총회를 거쳐 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시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시의회 차원에서 다시 해볼 의향을 묻는 질의에는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다만 의원들과 논의해 타당하다고 판단되면 실시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교체 전후로 같은 사업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발표한 담당 고위 공직자에 대한 문책 계획을 묻는 질의도 이어졌다. 박 원내대표는 전임 시장과 함께 사업을 추진했던 국장이 시장이 바뀌자 정반대 입장을 발표한 것은 고위 공직자로서 자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문제는 행정사무감사에서 소관 상임위원회가 다루겠다고 밝혔다.

두 사업을 둘러싼 판단은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이 예고한 대로 다가오는 행정사무감사와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다시 다뤄질 전망이다. 시는 재정 부담과 환경, 공공성을 근거로 결정을 내렸다. 국민의힘은 시정의 연속성과 문화도시 도약 기회를 앞세워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양측 모두 부산의 문화 경쟁력을 명분으로 내건 만큼, 숙의 자료와 대안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근거 중심의 논의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북항 복합문화전시공간의 국비 확보와 오페라하우스의 단계적 개관 준비도 시와 시의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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