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민지 기자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고 있음에도 결국 죽음에 이르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가정폭력‧교제폭력 등 ‘관계성 범죄’의 위협으로 인해 신변보호용 스마트워치까지 지급받았지만, 끝내 목숨을 잃은 피해자가 최근 5년간 17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스마트워치 지급 후 살인‧살인미수 사건 현황’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10월 12월까지 신변보호용 스마트워치를 착용한 피해자를 대상으로 발생한 살인사건은 총 17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살인 피해자 수는 △2022년 5명 △2023년 1명 △2024년 1명 △2025년 5명 △2026년 10월 12일 기준 5명이다. 살인미수도 10건에 달했다.
스마트워치 지급 사유(중복 가능)로는 가정폭력이 1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스토킹 10건 △교제폭력 8건 △성폭력 1건순이었다. 특히 스토킹과 가정폭력 또는 교제폭력이 중첩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실제 지난 2022년 6월 경기 안산에서는 피해자에게 신변보호용 스마트워치 지급과 112시스템 등록, 맞춤형 순찰 등의 보호조치가 이뤄졌음에도 전 연인이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에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3일 제주에서는 스토킹을 하던 60대 남성이 40대 여성이 착용하고 있던 신변보호용 스마트워치를 강제로 떼어낸 뒤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특히 피해자는 지난 10월 스토킹 피해로 두 차례 경찰에 신고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성폭력, 5월에는 교제폭력 피해를 신고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양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가해자는 주로 전 연인이나 배우자였으며, 피해자의 주거지나 직장 등을 직접 찾아가 범행을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전체 살인‧살인미수 사건 27건 가운데 17건(63%)은 가해자에게 접근금지 등 법원의 임시‧잠정조치가 내려진 상태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관계성 범죄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자 이재명 대통령도 특단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가족‧연인‧동료 등에 의한 관계성 범죄와 불특정 다수 국민을 향한 무차별 범죄 같은 강력범죄에 대해 전쟁을 선포한다는 각오로 특단의 대책을 조속히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전담할 범정부 합동대응기구 같은 것을 만들어 기존 대책에 혹시 빈틈이 없었는지부터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며 “피해자 보호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전자장치 착용자 등 고위험군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는 등 실태파악을 바탕으로 위험 수준별 맞춤형 예방 대책, 실효적 피해자 보호 방안을 꼼꼼히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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