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년 넘게 기다려온 순간, 수만 번 머릿속으로만 그리다가…”
안우진(27, 키움 히어로즈)이 2023년 8월31일 인천 SSG 랜더스전 이후 2026년 4월12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으로 돌아오기까지 2년8개월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미국 켈란 조브 클리닉에서 토미 존 수술을 받았고, 사회복무요원을 시작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면서 재활을 병행했다. 2025년 여름에 무사히 소집해제를 했지만, 휴가 기간에 팀 2군 연습경기에 참가해 벌칙 펑고를 받다 넘어져 오른 어깨를 다친 게 치명적이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공을 던지는 근육, 인대와 무관한 오훼인대를 다치면서 빠르게 재활을 거쳐 복귀할 수 있었다.
키움은 3년만에 돌아온 에이스를 철저하게 관리했다. 1이닝씩 빌드업했고, 6월에서야 사실상 이닝 제한이 풀렸다. 그러나 8~90구 정도로 투구수를 관리했고, 시즌 막판에 이르러서야 100개 안팎의 공을 던졌다.
3년만에 돌아온 KBO리그는 딴 세상이었다. 타자들은 3년전과 달리 150km대 중~후반의 공을 정타로 만들 힘과 기술을 갖췄다. 또 ABS 도입으로 양 사이드가 타이트해졌다. 안우진처럼 슬라이더 투수에겐 절대적으로 불리했다.
그렇게 시행착오를 겪다 시즌 막판엔 안우진다운 위력을 상당 수준 회복했다. 9월부터 치른 4경기서는 2승1패 평균자책점 2.86으로 괜찮았다. 23경기서 5승8패 평균자책점 3.54. 퀄리티스타트 7회에 피안타율 0.241, WHIP 1.28. 재활시즌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괜찮았다.
안우진은 지난 7일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복귀전이 기억에 남는다. 2년 넘게 기다려온 순간이었고, 수만 번, 여기서(고척돔)던지는 걸 머릿속으로만 그리다가 내가 상상한대로 공이 딱 들어가니까…수술을 했음에도 그런 퍼포먼스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을 못했는데 감사하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안우진은 “오랜만에 하다 보니 감각 유지가 쉽지 않았다. 던지면서 팔 위치도 왔다갔다 했다. 수정하기도 되게 힘들었다. 마지막에 분석팀에서 데이터가 점점 좋아진다고 말해줬다. 신경 썼던 부분이 조금씩 잘 되고 있다”라고 했다.
150km대 중반의 공을 회복했지만 더 이상 팔과 어깨가 아프지 않다. 안우진은 “오늘 메디컬 체크를 하고 왔는데 결과가 다 좋았다. 근육의 피로도가 좀 있었는데 지금은 공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수술 후 첫 해를 보내본 선수들에게 많이 물어봤다. 이제 시즌이 끝난 만큼 공은 잠깐만 놓고 다시 준비를 할 생각이다”라고 했다.
뭐가 가장 힘들었을까. 안우진은 “오랜만에 던지니 타자와 승부하는 호흡은 머릿속으로 많이 생각해서 그런지 문제는 크게 없었다. 단, ABS가 생기고 상하를 이용하라고 얘기해줬는데 난 빠지는 볼도 치게 만들어서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게 자꾸 공이 반개, 한 개 빠지면서 타이트하다고 느꼈다. 좌우 승부가 좀 힘들었다. 시즌 막판에는 하이패스트볼을 쓰면서 많이 극복했다”라고 했다.
안우진은 우타자 바깥쪽 슬라이더 위력을 살려야 사는 투수다. ABS에 적응하기 위해 투수판 밟는 위치를 1루쪽에서 가운데로 옮겼다. 이는 대성공했다. 그렇게 포심과 슬라이더 위력을 살린 뒤 커브와 체인지업 활용도도 많이 높였다.
안우진은 “(바꾼 투수판 위치)그것은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다. 시즌 막판에 좋아졌고, 다른 구종도 퀄리티를 당연히 올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직구와 슬라이더에 의존하면 단조로워진다. 커브를 많이 쓰면서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게 됐다. 그 전에도 간간이 썼지만, 이젠 위기서 언제든 쓸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다. 체인지업도 그립을 바꿔서 시도했는데 괜찮아진 것 같다”라고 했다.
빠른 공 실투는 예전에도 맞았다면서, 결국 제구에도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올해는 버릴 수 없는 경험이다. 실수한 선택도 있었고 생각 없이 맞거나 볼넷을 안 줘야 할 때 줬다. 왜 안 좋았는지 항상 생각하는 편이다. 내년엔 올해보다 나은 성적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안우진과의 이 인터뷰는 9일 전에 진행했다. 그때 1~2주 있다가 공을 슬슬 던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으니, 안우진의 2027시즌 대비 휴식도 끝물로 가고 있다. 그는 “2주 정도 쉬고 피칭하는 게 느낌이 더 좋다. 어떻게 할 때 몸이 좋아지는지 알다 보니까. 하던대로 준비하되, 더 신경 써서 준비하는 게 맞다”라고 했다.

안우진이 내년에 얼마나 더 무서워질까. 이미 인간승리인데, 인간임을 뛰어넘을 수 있는 투수라는 걸 3~4년 전에 보여준 바 있었다. 2028시즌이 끝나면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도 도전할 수 있는 만큼, 2027년은 안우진에게 정말 중요한 시즌이 될 것이다. 팬들은 놀랄 준비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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