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일부 부처 장관들이 국무회의 생중계에 대한 부담을 한성숙 국무총리에게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회의가 모두 생중계되다 보니 안건 토론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청와대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이번 사안이 자칫 정부 갈등설과 같은 정치적 소재로 비화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자신의 X(구 트위터)에 관련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는 공개회의에 이어 비공개회의가 따로 있고 보안이 필요하거나 국무위원들의 입장이 난처할 수 있는 사안은 비공개회의에서 논의하고 있다”며 “국정을 포함한 모든 행정은 공개가 원칙이고 이전부터 국무회의 회의록은 공개돼 왔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직접 ‘해명’에 나선 것은 한 언론 보도 때문이다. ‘한국일보’는 지난 14일 부처 장관 10명이 지난 2일 총리공관에서 열린 총리 주재 장관 초청 만찬에서 국무회의 생중계 범위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로 한 총리에게 건의했다고 보도했다. 국무회의가 생중계되면서 국무위원간 치열한 토론이 어려워졌고 정책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는 이유다. 다만 한 총리가 해당 건의를 이 대통령에게 전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보도가 나오자 국무조정실은 보도자료를 내고 “생중계로 인해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이 대통령 의견에 반대하지 못한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국무회의에서 논의하는 안건과 관련해 국무위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있고 대통령도 적극 수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 역시 “이어지는 비공개회의가 반드시 있으니 공개여서 못할 말은 비공개회의에서 하면 된다”며 “최소한 이 정부에서 대통령에게 해야 할 말을 못 하는 국무위원은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 ‘장관들 부담’ 보도에 일일이 반박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7월 29일부터 국민의 알 권리 확대와 투명한 국정 운영을 목표로 국무회의 생중계를 결정했다. 대통령의 모두 발언만 공개하던 기존의 형식을 깨고 대통령과 참석한 국무위원들의 심층 토의 방식까지 여과 없이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역대 정부 사상 최초의 ‘국무회의 생중계’ 도입은 그야말로 파격적인 시도였고 ‘소통’을 강조하는 대통령의 철학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왔다. 회의에 참석하는 국무위원들의 책임감을 높이는 효과가 날 것이란 기대도 나왔다.
다만 우려도 분명했다. 국무회의가 자칫 ‘보여주기 식’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는 데다가, 국무위원들이 위축되면서 제대로 된 토의가 이뤄지긴 쉽지 않을 것이란 이유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국무회의가 첫 중계 된 다음 날인 지난해 7월 30일 한 방송에 출연해 “카메라가 계속 돌아가면 여러 가지를 신경 쓸것 아닌가”라며 “내실보다는 형식에 너무 치우치게 되기 때문에 일상화되면 좋지 않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러한 생중계 방식이 가져온 논란도 적지 않다. 국무회의는 아니지만, 지난해 업무보고 과정에서 이 대통령이 부처 장관과 공공기관장을 질타한 것이 대표적이다. 앞선 언론 보도에 따르면 복수의 참석자들은 국무회의 생중계의 실제 부작용으로 촉법소년 연령 기준 하향 안건을 비롯해 농지 전수조사 방침, 노란봉투법 쟁의행위 대상 관련 논의가 미흡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총리는 이날 자신의 X에 이러한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지만 “당시 일부 국무위원이 국무회의에서의 긴장감 등 소회를 밝히긴 했다”며 기류가 없지 않음은 인정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공개회의에서 토론 시 국무위원들이 팩트체크를 위한 대통령의 질문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지만, 주무장관으로서 자기 업무는 손바닥처럼 파악하는 게 당연하다”며 이러한 논란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세부 수치 등은 모를 수도 있기 때문에 ‘장관이 모든 것을 알 수 없다. 제가 하는 것처럼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하면 된다. 토론과 판단에 방해되니 허위보고를 하거나 모르면서 아는 척하지 말아달라’고 수차 말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논란이 오히려 국무회의 생중계를 불편하게 여기는 측의 왜곡된 주장이라는 시각도 드러냈다. 이번 사안이 정쟁의 소재로 확산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 공개를 통해 국무위원들의 말을 막고 있다는 허위주장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도 이날 유튜브 채널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서 “(보도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생중계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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