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요동치는 코스피, 두 가지 악재…“외국인 투자자도 위험자산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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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급락한 코스피가 16일 장중 반등했지만, AI 투자 회의론과 외국인 위험자산 축소 등 구조적 불안 요인은 여전하다. /뉴시스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국내 증시가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과 외국인 투자자의 위험자산 축소 움직임이라는 두 가지 악재에 흔들리고 있다. 중국 메모리 업체의 추격과 국내 증시의 매수 여력 약화까지 겹치면서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변동성 확대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장중 반등에도 시장 불안을 키운 구조적 요인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7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3.55포인트(2.76%) 오른 5707.77을 기록했다. 전날 코스피가 454.59포인트(7.57%) 급락한 5554.22로 마감한 뒤 반등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21만4750원으로 2.26% 올랐고, SK하이닉스는 129만6000원으로 2.69% 상승했다.

전날 급락했던 반도체 대형주가 반등했지만, 하루 만에 투자심리가 회복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국제금융센터가 15일 발표한 ‘최근 국내 주가 변동성 확대에 대한 해외시각’ 보고서는 최근 증시 불안의 배경으로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과 외국인 매도의 성격 변화를 지목했다. 여기에 중국 메모리 업체의 기술 진전과 국내 증시의 수급 여건 약화가 겹치면서 주가 조정 때 매수세가 충분히 유입되지 못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AI 투자 회의론…자금조달 부담에 수익성 의구심까지

첫 번째 악재는 AI 투자 확대가 지속 가능한 수익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이다. 미국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금리 인상 경계감이 되살아났다. 금리가 높아지면 대규모 차입으로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기업의 자금조달 부담도 커질 수 있다.

보고서는 네오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CoreWeave)를 사례로 들었다. 지난 14일 코어위브 주가는 전날보다 15.5% 급락했고, 회사채 금리는 112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1118bp까지 치솟았다. AI 인프라 기업의 신용위험이 주식시장뿐 아니라 채권시장에서도 부각된 것이다.

매출 성장만으로 투자심리를 되돌리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보고서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3분기 매출 168억달러를 기록하고 조정 기준 영업흑자로 전환했지만, 시장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투자심리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AI 모델 간 경쟁이 심화하면 서비스 이용 단가가 낮아져 사용량 증가가 매출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 같은 회의론은 국내 반도체주에도 부담이다. AI 인프라 투자가 계속 늘더라도 그만큼의 수익이 창출될지 검증하려는 시각이 강해지면, 반도체 업황의 성장 기대만으로 주가를 지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투자자들이 조정 국면에서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기 어려워지는 배경이다.

◇ 외국인 매도 ‘위험회피’로…중국 추격·수급 부담 겹쳐

두 번째 악재는 외국인 매도의 성격 변화다. 국제금융센터 보고서는 모건스탠리의 분석을 인용해 지난 7월 주가 급락 당시 외국인 매도가 레버리지 축소와 포지션 조정 성격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위험자산 비중 자체를 줄이는 ‘디리스킹(De-risking)’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올 한해 코스피 추이. /인베스팅닷컴

외국인이 단기적인 포지션 조정을 넘어 위험자산 노출 자체를 줄이는 상황이라면, 주가가 하락했다고 해서 매수세가 빠르게 유입된다고 기대하기 어렵다. AI 투자 회의론이 반도체주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외국인의 위험회피까지 겹치면 국내 증시의 반등 탄력도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메모리 업체의 기술 진전도 국내 반도체 업종의 중장기 변수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차세대 D램 기술에서 진전을 보이면서 범용 메모리 공급 확대와 기존 업체의 가격 결정력 약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보고서는 HSBC 분석을 인용해 CXMT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이 1년 전 약 4%에서 최근 10%까지 상승했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 업체의 기술 진전이 곧바로 대량생산과 시장 판도 변화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노무라는 CXMT가 2027~2028년까지 양산 단계에 도달하기 어렵고, 선두 업체와 최소 3년의 기술 격차가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추격은 국내 반도체 업계가 주시해야 할 경쟁 변수지만, 단기적으로 기존 선두 업체의 우위가 뒤집힌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의 매수 기반이 약해진 점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고점 당시 80조원 수준에서 최근 20조~30조원으로 줄었다. 거래가 위축된 상황에서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지수에 미치는 충격이 커질 수 있다.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도 7월 말 기준 24.9%로 연말 목표치인 20.8%를 웃돌았다. 보고서는 이를 근거로 국민연금의 추가 매수 여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 흐름까지 이어지면서 외국인 매도 물량을 흡수할 국내 자금 유입원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다.

이은재 국제금융센터 자본유출입분석부장은 “지난 7월 주가 급락이 디레버리징 및 포지션 축소 때문이었다면, 최근의 외국인 매도는 본격적인 ‘위험자산 축소(De-risking)’ 성격으로 변모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과 메모리 시장 경쟁 심화에 국내 증시의 수급 여건 약화까지 겹치면서 외국인 매도에 따른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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