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올공’ 언급에 반발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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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용인갑 조직위원장 경선과 관련, 참정권 보호 원칙에 따라 결선 재투표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양향자 최고위원의 조사 확대 요구에는 지도부를 흔드는 행위라는 취지로 반발했다. / 뉴시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용인갑 조직위원장 경선과 관련, 참정권 보호 원칙에 따라 결선 재투표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양향자 최고위원의 조사 확대 요구에는 지도부를 흔드는 행위라는 취지로 반발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참정권 보호를 강조해온 국민의힘이 내부 경선의 조사 확대 요구에는 ‘해당행위’를 거론했다. 용인갑 조직위원장 경선에서 일부 당원에게 ARS 투표전화가 도달하지 않아 결선 재투표를 결정했지만 다른 경선까지 들여다보자는 요구에는 반발했다. 양향자 최고위원이 ‘올림픽공원 투쟁’의 명분까지 거론하자 논쟁은 대표 흔들기 공방으로 번졌다. 당원의 투표 기회를 보장한다는 원칙이 내부 문제 제기에도 일관되게 적용되고 있는지가 쟁점이다.

◇ 밖에선 ‘참정권’, 안에선 ‘해당행위’

논란의 발단은 지난 8일 치러진 국민의힘 용인갑 조직위원장 결선투표다. 양향자 최고위원과 윤재복 후보가 맞붙은 경선에서 일부 책임당원에게 ARS 투표전화가 도달하지 않았다. 당은 SKT의 스팸 차단 기능이 원인이었다고 설명하고 결선 재투표를 결정했다.

그러나 재투표 결정이 조사 범위를 둘러싼 이견까지 좁히지는 못했다. 양 최고위원은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제보가 있다며 전체 경선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반면 지도부는 추가 의혹에 근거가 없다며 용인갑 결선의 통신사 문제를 당 전체의 경선 문제로 확대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정희용 사무총장은 결과 승복 합의를 반박 근거로 들었다. 당이 재투표를 제안했지만 두 후보 측이 결과 공개에 동의하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합의서까지 제출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통신사 문제를 당의 오류로 확대·과장한 것은 “해당행위”라고 비판했다. 양 최고위원은 “저는 불복하지 않는다. 그대로 가시면 좋겠다”며 당락 수용과 경선 절차에 대한 문제 제기를 구분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양향자 최고위원 발언에 항의하고 있다. / 뉴시스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양향자 최고위원 발언에 항의하고 있다. / 뉴시스

지도부의 설명에도 빈틈은 있다. 정 사무총장은 15일 브리핑에서 차단 영향을 묻는 질문에 결선 투표자가 1차 경선보다 56명 많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차단으로 투표하지 못한 인원은 제시하지 못했다. 참여자가 늘었다는 사실이 투표 기회를 얻지 못한 당원은 없었다는 뜻은 아니다.

물론 양 최고위원도 다른 지역 의혹의 근거를 내놓아야 한다. 조사 필요성이 곧 전면 재선거의 필요성을 뜻하지도 않는다. 다만 지도부가 재투표를 결정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한 것과 기존 경선의 의문을 해소하는 것은 별개다. ‘결과에 승복했느냐’는 질문만으로 ‘투표 기회가 보장됐느냐’는 질문을 대신하기는 어렵다.

◇ ‘올공’ 꺼내자 ‘대표 흔들기’

장 대표를 자극한 것은 양 최고위원의 ‘올공’ 언급이다. 양 최고위원은 15일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ARS 경선에서는 전화가 오는 절차가 곧 투표용지”라며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올공 시위에 나갈 자격이 없다고 하면 무엇이라고 답하겠느냐고 물었다. 지도부가 밖에서 내세운 참정권 원칙을 당 안으로 가져온 것이다.

장 대표도 같은 원칙을 방어 논리로 삼았다. 이날 비공개회의에서 올공에서 투표용지 부족 문제를 제기해온 명분 때문에 용인갑 결선도 재투표하기로 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재투표를 거부한 것이 아니라 참정권 보호를 위해 이미 조치했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경기 용인갑 조직위원장 경선 과정에서 자동응답시스템(ARS) 전화 발신 오류로 재투표가 결정된 가운데, 결선에서 패배한 양 최고위원은 재투표 불참을 선언하고 전면 재선거를 주장했다. / 뉴시스
국민의힘 경기 용인갑 조직위원장 경선 과정에서 자동응답시스템(ARS) 전화 발신 오류로 재투표가 결정된 가운데, 결선에서 패배한 양 최고위원은 재투표 불참을 선언하고 전면 재선거를 주장했다. / 뉴시스

양측의 이견은 원칙의 유무보다 적용 범위에 있었다. 장 대표는 결선 재투표로 원칙을 지켰다고 봤고 양 최고위원은 다른 경선까지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장 대표는 이를 조사 범위에 관한 반론으로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장 대표는 올공에서 싸우는 대표의 자격까지 문제 삼느냐는 취지로 항의했다. 양 최고위원과 우재준 최고위원을 향해서는 “매번 두 분은 당을 흔들고 책임은 안 지고 빠져나간다”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선 관리에 대한 문제 제기가 대표의 투쟁 명분을 겨냥하자 대응 역시 지도부 방어로 옮겨간 셈이다.

이번 경선은 장 대표가 추진한 조직위원장 당원직선제의 첫 적용 사례다. 당원 주권을 강화하겠다며 도입한 제도에서 투표 기회 논란이 발생했고 비당권파가 조사 확대를 요구했다. 제도 운영에 대한 비판과 장동혁 체제에 대한 견제가 겹친 구도다.

다만 문제 제기자의 정치적 의도를 따지는 것으로 차단의 영향까지 설명되지는 않는다. 지도부가 조사 근거를 제시하기보다 해당행위 책임론을 앞세울수록 경선 절차를 마무리한 뒤에도 대표 흔들기 공방은 남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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