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찬란하게' 김혜자, 뭉클한 손편지 "아픈 역사로만 바라보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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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자와 손편지./마이데일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마이데일리 = 박로사 기자] 배우 김혜자가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 개봉을 앞두고 쓴 친필 편지가 공개됐다.

'여전히 찬란하게'는 내 생애 가장 찬란한 순간을 함께한 단짝 친구를 60년 만에 다시 만난 순옥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순옥을 연기한 김혜자는 개봉 소감과 시사회 현장을 찾은 언론과 관객들을 향한 감사의 마음이 담긴 친필 편지를 공개했다.

김혜자는 "오늘은 제가 여러분께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이렇게 편지를 준비했다. 작년 가을 송일곤 감독에게서 편지를 받았다. 그 편지에 이런 말이 있었다. '순옥은 울지 않는다. 그녀는 친구와 함께한 시간이 여전히 찬란하다는 사실을 마지막까지 믿는 사람.' 저는 그 말이 참 오래 마음에 남았다"고 적었다.

'여전히 찬란하게'는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순옥과 정임 두 소녀의 이야기가 담겼다.

이에 대해 김혜자는 "우리는 그 아이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기억해야 한다. 하지만 저는 그 아이들이 얼마나 아름답게 살고 싶어 했는지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 영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다만 김혜자는 영화 속 두 소녀를 그저 아픈 역사의 한 장면으로만 바라보지 않기를 바랐다. 그는 "우리가 기억하지 않으면, 정말 잊히는 것들이 있다"며 "그런데 잊지 않고 마음에 품고 있으면, 아주 오래전의 작은 빛도 다시 우리를 비춰줄 수 있다고 믿는다. 오늘, 이 영화를 보시고 여러분의 마음에도 작은 빛 하나가 남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대한민국이 사랑하는 배우 김혜자와 박서경, 최주은, 문성현, 차미경, 조성하 그리고 이세영 등이 출연하는 '여전히 찬란하게'는 오는 21일 개봉한다.

'여전히 찬란하게' 김혜자 손편지./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이하 김혜자 편지 전문.

안녕하세요. 김혜자입니다.

오늘 이렇게 여러분 앞에 서니 조금 떨리네요.

제가 오랜만에 영화를 했어요. 그리고 이렇게 영화를 보러 오신 기자 여러분 앞에 서는 것도 참 오랜만인 것 같아요.

귀한 시간 내 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은 제가 여러분께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이렇게 편지를 준비했어요.

작년 가을이었어요. 송일곤 감독에게서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 편지에 이런 말이 있었어요.

“순옥은 울지 않습니다. 그녀는 친구와 함께한 시간이 여전히 찬란하다는 사실을 마지막까지 믿는 사람입니다.”

저는 그 말이 참 오래 마음에 남았어요.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슬픈 역사잖아요.

우리는 그 아이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기억해야 해요. 하지만 저는 그 아이들이 얼마나 아름답게 살고 싶어 했는지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이 영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송일곤 감독님이 제게 보낸 편지의 마지막에 이런 말이 있어요.

“제가 바라는 것은 한 장면의 연기가 아니라, 한 인간의 존재가 시간 위에 남는 순간입니다.”

오늘 여러분께도 그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잠시 후에 여러분이 만나게 될 두 소녀를, 그저 아픈 역사의 한 장면으로만 바라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기억하지 않으면, 정말 잊히는 것들이 있어요. 그런데 잊지 않고 마음에 품고 있으면, 아주 오래전의 작은 빛도 다시 우리를 비춰줄 수 있다고 저는 믿어요. 오늘, 이 영화를 보시고 여러분의 마음에도 작은 빛 하나가 남았으면 좋겠어요. 그 빛이 기자님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함께해 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김혜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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