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조달청이 외부인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를 차단하고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한 '외부인 접촉 보고' 제도가 사실상 사문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도입 3년 만에 유명무실해진 조달청 '외부인 접촉 보고'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강민국 의원실(경남 진주시을)이 조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도가 시행된 지난 2023년부터 2026년 8월까지 신고된 외부인 접촉 건수는 총 335건(외부인 367명)으로 월평균 8.17명에 그쳤다.
특히 연도별 추이를 보면 2023년 255건(277명)에서 2024년 66건(71명), 2025년 9건(9명)으로 급감했다. 올해 들어서는 8개월 동안 단 5건(5명)만 신고돼 월평균 0.63건 수준으로 사실상 제도가 작동하지 않는 모양새다.
더욱이 3년간 집계된 전체 신고의 대부분(323건)은 본청에 집중됐으며, 인천청(5건), 서울청(3건), 충북청(2건), 부산청 및 조달품질원(각 1건)을 제외한 나머지 지방청과 소관기관에서는 단 한 건의 신고도 없었다. 올해의 경우 본청 5건을 제외하면 11개 지방청과 소관기관 모두 '0건'을 기록했다.
◆ 허술한 관리 시스템과 소극적 감사 태도 도마 위에
이처럼 신고 건수가 급감한 배경에는 조달청의 부실한 제도 운영과 관리·감독 소홀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경우 외부인 접촉 사유를 9개 항목으로 세분화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반면, 조달청은 접촉 목적에 대한 '신고 범위' 구분이 아예 없어 면밀한 관리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외부인 유형 분류 역시 '업체', '기관', '기타' 단 3가지로만 한정돼 있다.
여기에 제도의 이행 여부를 점검해야 할 감사담당관실마저 별도의 감찰이나 조사를 진행하지 않으면서 제도가 방치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조달청은 이에 대해 "사무실 유선전화 활용 안내 등 불필요한 외부 접촉 자제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 불공정행위 조사 및 제재 실적도 내리막길
이와 별도로 조달시장 내 불공정 관행을 바로잡아야 할 조달청의 자체 조사 및 제재 실적도 동반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6년간(2021년~2026년 8월) 조달청이 불공정행위로 조사한 업체는 총 848개사, 적발된 업체는 461개사였다. 하지만 조사업체 수는 2021년 371개사에서 매년 줄어들어 2025년 97개사, 2026년 8월 기준 52개사로 급감했다.
특히 조달청이 직접 나서서 시행하는 '기획조사'의 경우 특정 유형에만 편중되어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6년간 '우대가격 유지의무 위반'과 '우수조달물품 지정 거짓 부당 행위'에 대한 기획조사는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으며, '입찰 서류 위변조' 조사 역시 2023년(6회)을 제외하면 전무했다. 적발 이후 제재 처분 역시 부당이득환수와 부정당제재 등에 그쳤으며, 수사 의뢰는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강민국 의원은 "공공조달 시장에서 성실하게 입찰에 응하는 기업에 손실을 끼치고 편법이 확산될 우려가 크다"며 "조달청은 외부인 접촉 관리 규정을 대폭 강화하고, 불공정행위 전반에 대한 기획조사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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