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웅의 이혼이야기] 형제자매 유류분 청구권 폐지, 형제의 상속재산을 받을 수 없을까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부모나 형제가 사망하면 남겨진 재산을 누가 상속받을 수 있는지가 문제가 된다. 특히 자녀나 배우자가 없는 사람이 생전에 자신의 재산을 특정인에게 모두 증여하거나 유언으로 남긴 경우, 다른 형제자매가 이에 반발해 유류분을 청구하는 일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형제자매의 유류분 청구권이 폐지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형제자매는 상속재산에 대해 아무런 권리도 주장할 수 없는 것일까.

사례를 보자.

고양시 일산에 거주하던 A씨는 배우자와 자녀, 부모 없이 혼자 생활하다가 사망했다. A씨는 생전에 자신을 오랫동안 돌봐준 조카에게 김포시 소재 상가와 파주시 소재 토지를 모두 물려주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그런데 A씨의 형제자매들은 자신들도 법정상속인이라며 재산의 일부를 나누어 달라고 요구했다. 과연 형제자매들은 유류분을 청구할 수 있을까.

과거 민법은 형제자매에게도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유류분을 인정했다. 피상속인이 자신의 재산을 다른 사람에게 모두 증여하거나 유언으로 남겼더라도 형제자매가 일정 부분을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2024년 4월25일 형제자매의 유류분을 인정한 민법 규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오늘날 형제자매가 피상속인의 재산 형성에 기여하거나 상속재산을 기대하는 경우가 드물고, 형제자매에게까지 유류분을 보장하는 것은 재산을 자유롭게 처분할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취지다.

이후 민법 제1112조 제4호가 삭제되면서 형제자매의 유류분 청구권은 법률에서도 사라졌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유류분 청구권이 폐지되었다고 해서 형제자매의 상속권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민법은 여전히 형제자매를 제3순위 법정상속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피상속인에게 배우자나 자녀, 부모 등 선순위 상속인이 없고, 남겨진 재산을 달리 처분하는 유언도 없다면 형제자매가 법정상속에 따라 재산을 물려받을 수 있다.

반면 앞선 사례처럼 A씨가 자신의 재산을 조카에게 모두 물려주겠다는 유효한 유언을 남겼다면 형제자매들은 더 이상 유류분을 이유로 일정한 상속재산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없다. 

물론 유언 자체가 법에서 정한 방식을 갖추지 못해 무효이거나 다른 법률적 문제가 있다면 별도로 다툴 여지는 있다. 그러나 단순히 형제자매라는 이유만으로 최소한의 상속재산을 보장받을 수는 없게 된 것이다.

이처럼 상속분쟁을 접하는 이혼전문변호사 역시 형제자매의 법정상속권과 유류분 청구권을 구별하고, 피상속인의 사망 시점과 유언의 효력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상속은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재산을 나누어 갖는 제도가 아니다. 누구에게 자신의 재산을 남길 것인지에 관한 고인의 의사 역시 존중돼야 한다. 형제자매에게 유류분을 인정하지 않게 된 것도 이러한 재산처분의 자유를 보다 폭넓게 보장하려는 취지다. 

물론 형제자매의 법정상속권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고인이 자신의 재산을 다른 사람에게 물려주겠다는 유효한 유언을 남겼다면, 이제는 형제자매라는 이유만으로 유류분을 요구할 수 없다.

형제자매라는 혈연관계는 변하지 않지만, 상속재산에 대한 권리까지 예전과 같은 것은 아니다. 가족끼리 정은 나눌수록 깊어질 수 있어도, 재산까지 반드시 나누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형제자매라는 이름만으로 고인의 지갑까지 열 수는 없게 된 것이다.

김광웅 변호사(이혼전문) /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 사법연수원 제37기 수료/ 세무사 /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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