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서기찬 기자] 영화 '관상', '마더', '곡성', '베테랑2' 등의 포스터를 제작한 유명 영화 포스터 디자이너 박시영이 대외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 4월 15년 째 교제 중인 동성 연인의 존재를 밝히며 커밍아웃 해 화제를 모았던 그가 돌연 활동을 멈추겠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박시영은 14일 자신의 SNS에 "유튜브도 인터뷰도 당분간 그만하기로 했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미 일정이 확정된 스케줄이나 친한 친구들의 요청 외에는 새로운 대외 활동 제안에 일체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활동 중단 배경에 대해 박시영은 "여러 번 이야기한 것 같은데, 난 내 자유가 제일 중요한 인생의 가치다. 이걸 잃어버리고 있다"라며 "내가 공구를 할 것도 아니고, 광고를 받을 것도 아니지 않냐?"라고 털어놨다.
이어 시골에서 밭일을 마치고 편안하게 일상을 나누던 시간이 어느 순간 "이전엔 자유로웠는데 지금은 수다를 떠는 기분이 아니라 보고하는 기분이 들었다"고 전했다.
타인의 고통과 비명이 담긴 메시지들 역시 그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시영은 "지금 지옥에 있다, 날 좀 구해 달라는 등 SNS 메시지를 통해 수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요청 받은 것도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악플은 무시할 수 있는데 구체적인 고통들은 그게 안 된다"며 "무시 하자니 내 인간성이 상처 받고, 들어 주자니 내 취약성이 고통을 준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그는 성소수자이자 대중적 인지도를 얻은 인물로서 짊어져야 했던 중압감도 솔직히 고백했다.
박시영은 "느닷없는 기이한 사명감이 생겼다. 어른으로서의 사명감, 성공한 소수자로서의 사명감, AI 광풍에 없어질 1순위 직업을 가진 선배로서의 사명감, 이 빌어먹을 정신병자들 사이에 멀쩡한 정신을 가진 이로서의 사명감 등"이라며 당시 느꼈던 고뇌를 설명했다.
이어 "사명감이 지성을 잠식하고 스스로의 자유를 속박한다"며 "사람들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만든 이 허상 같은 정의로움이 내 안에서 자가 증식하는 게 날 괴롭게 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시영은 "답은 잘 모르겠지만 절대로 내 마음속 자유를 타인을 위해 희생하지는 않으려고 한다"며 당분간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것임을 예고했다.
한편 디자인 스튜디오 '빛나는'을 이끌고 있는 박시영은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포스터 디자이너로 활약해 왔으며, 지난 4월 남성 연인과의 열애 사실을 알리며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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