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김영욱 교수팀, 그래핀 층간 전자 제어의 새 원리 밝혀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그래핀의 한 층에서 발생한 변화가 전자가 직접 오가지 않는 다른 층의 전자 특성까지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의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물질 사이의 직접적인 전자 이동이 아닌 정전기적 영향만으로도 전자 상태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결과로, 여러 원자층을 쌓아 만드는 차세대 전자소자의 설계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DGIST은 화학물리학과 김영욱 교수 연구팀이 KAIST 조길영 교수 연구팀과 함께 그래핀의 무아레 구조가 다른 층의 전자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원격 무아레 변조' 현상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관련 연구 성과는 나노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ACS Nano'에 실렸다.

그래핀과 같은 2차원 물질은 원자층을 어떤 각도로 겹쳐 쌓느냐에 따라 전기적 성질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두 물질의 배열이 미세하게 어긋나면 원래의 격자보다 큰 반복 무늬가 만들어지는데, 이를 무아레 초격자라고 한다. 

이 구조는 전자의 에너지와 움직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새로운 물성을 구현하는 연구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부분은 무아레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은 층에서도 관련 변화가 관측됐다는 점이다. 무아레 효과가 형성된 층과 영향을 받는 층 사이에 전자가 직접 이동하지 않더라도, 전기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다른 층의 특성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연구팀은 원리를 확인하기 위해 그래핀 세 장을 서로 약 5도씩 비틀어 쌓은 실험용 소자를 제작했다. 

이 가운데 가장 위에 있는 그래핀만 육방정계 질화붕소(hBN)와 정렬해 무아레 구조가 형성되도록 했다. 아래쪽 두 그래핀에는 동일한 구조가 직접 만들어지지 않도록 했으며, 층간 전자 이동 역시 제한되는 조건을 갖췄다.

소자의 전기적 반응을 분석하자 무아레 구조가 없는 아래층에서도 특징적인 신호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위쪽 그래핀과 hBN의 정렬 각도를 0도, 1도, 2도로 바꿔 무아레 주기를 조절하는 실험도 진행했다. 

그 결과, 위층의 구조 변화에 따라 아래층에서 나타나는 신호도 함께 달라지는 현상을 관찰했다.

이는 위쪽 층에서 형성된 무아레 퍼텐셜이 정전기적 상호작용을 통해 아래층의 전자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는 해석과 일치한다. 

연구팀은 층별 전하 밀도 분석으로 이러한 관계를 확인했으며, KAIST 연구진의 이론적 검토를 통해 실험 결과에 대한 설명을 뒷받침했다.

이번 성과는 전자 특성을 조절하기 위해 반드시 해당 층 자체에 무아레 구조를 형성할 필요는 없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특정 층에서 만들어진 구조적 효과를 다른 층에 전달할 수 있다면, 전자 상태를 조절하는 영역과 무아레 구조를 구현하는 영역을 별도로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접근은 여러 2차원 물질을 조합해 원하는 전기적 특성을 구현하려는 연구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원격 상호작용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기술이 확보되면 다층 나노소자의 전자 특성을 설계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구현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김영욱 DGIST 교수는 무아레 구조가 형성된 계면을 넘어 전자적으로 분리된 다른 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주요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층에 구현한 무아레 구조를 이용해 다른 층의 전자 상태를 조절하는 방식이 새로운 2차원 전자소자 개발로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DGIST 김영욱 교수 연구실 출신인 김도훈 박사후연구원(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과 최준식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는 KAIST 조길영 교수 연구팀과 함께 수행됐으며,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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