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서기찬 기자] 장선우 감독의 문제작 ‘거짓말’이 27년 만에 온전한 본래의 모습으로 영화팬을 만난다.
배급사 영화로운 형제에 따르면, 영화 ‘거짓말: 4K 무삭제 완전판’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확정 짓고 오는 11월 11일 전국 극장에서 정식 개봉한다. 단 한 프레임도 삭제하지 않은 112분 원본 그대로 관객과 만난다.
원작 소설 단계부터 개봉에 이르기까지 이 영화를 둘러싼 논쟁은 매우 격렬했다. 원작인 장정일의 소설 ‘내게 거짓말을 해봐’는 1996년 금서로 지정됐고 이듬해 작가가 법정 구속되어 옥고를 치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후 장선우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아 영화화했으나, 2000년 1월 국내 개봉 당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두 차례 등급 보류 판정과 시민단체의 극장주 고발 등 심의 진통을 겪었다.
결국 제작진은 음모 노출과 성행위 묘사 등 핵심 장면 약 9분을 자진 삭제·모자이크 처리한 끝에 간신히 상영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특히 당시 영화는 극도로 직설적인 신체 노출과 날것 그대로의 정사 장면 묘사로 인해 관객과 평단 사이에서 “실제 정사를 나눈 것이 아니냐?”는 의혹과 논란에 휩싸였다.

정사 장면의 사실성이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로 법적 분쟁과 사회적 찬반 격론이 이어졌으며, 주연을 맡았던 배우들 역시 연기 진위 여부를 두고 수많은 구설에 오르며 큰 부담을 짊어져야 했다. 영화는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의 중심에 섰다.
소설가 장정일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거짓말’은 38세 조각가 제이(이상현 분, 30대 유부남 가구 디자이너)와 18세 여고생 와이(김태연 분)가 나이와 통념을 깨고 빠져드는 가학적이고 피학적인 성적 탐닉을 다룬다.
서로의 신체적 고통을 통해 일상을 탈출하려 하지만, 가중되는 집착과 극단적인 욕망 속에서 결국 현실과 관계 모두 파국을 맞이하는 이야기를 사실적이고 파격적으로 그려냈다.
이 작품은 제56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번 ‘4K 무삭제 완전판’은 한국영상자료원이 4K 디지털로 복원한 소스를 바탕으로 제작된 해외 배급용 오리지널 판본이다.
해당 복원본은 프랑스에서 블루레이로도 출시된 바 있으며, 국내 개봉 당시 심의 규제로 잘려 나갔던 장면들이 112분 러닝타임 그대로 온전히 복원됐다.
개봉을 앞두고 공개된 1차 포스터 역시 작품이 지나온 논란의 역사를 전면에 내세웠다.
포스터에는 “베니스가 상찬하고 한국이 봉인했던 27년”, “가위질 한 번 없는 112분” 등의 문구와 함께 당시의 등급 보류와 원작자 구속, 유엔 인권 관련 권고 등을 언급했다.
단순한 충격을 넘어 금기와 표현의 자유, 인간의 왜곡된 욕망을 집요하게 응시했던 ‘거짓말’이 27년의 세월을 지나 4K 고화질 무삭제 버전으로 다시 공개되는 가운데, 달라진 시대의 시선 속에서 어떠한 재평가를 받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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