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윤혁 기자 국민의힘이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국정감사에서 나온 지뢰 사고 관련 발언이 북한에 책임 회피의 빌미를 제공한 데다, 한미 간 정보협력 차질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 장관은 자신을 향한 경질론을 ‘색깔론’이라고 받아쳤지만,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인사 결단까지 촉구하며 압박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 장동혁 “정동영, 동맹 흔드는 ‘자주’의 적”
정동영 장관의 경질론에 불씨를 지핀 것은 지난 7일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나온 답변이었다. 당시 정 장관은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해 “아직 (북한의) 지뢰 공격으로 특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후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담화에서 “한국의 관리 정동영이도 우리 공화국의 고의적 공격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스스로 고백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북한의 책임을 물어야 할 장관이 오히려 책임 회피의 근거를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이 특히 문제 삼는 것은 정 장관의 태도다. 북한이 우리 정부 인사의 말을 이용해 자신들의 입장을 정당화했는데도 정 장관이 대북 저자세라는 비판을 부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장관이라면 개인 소신보다 국가 안보와 외교에 미칠 영향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미 정보협력 차질로 불거진 동맹 이상기류도 경질 요구에 힘을 실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주미대사관 국정감사에서 강경화 주미한국대사는 정보협력에 대한 미국 측 우려가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으며, 백악관과의 고위급 협의에도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를 정부의 동맹 관리에 문제가 드러난 사례로 부각하며 외교·안보라인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SNS에 “진짜 자주는 든든한 동맹을 토대로 한다”며 “(정 장관을) 교체하지 않고 버티는 이재명 대통령이 바로 동맹 파괴의 주범”이라고 적었다. 이 대통령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인사에서도 그에 걸맞은 판단을 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한편 정 장관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미동맹에 “전혀 이상이 없다”고 반박했다. 경질 요구에 대해서는 “경질시켜야 할 것은 색깔론과 편향된 동맹관”이라고 역공을 펼쳤다. 이에 국민의힘은 정 장관이 동맹에 이상이 없다고 강조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정보협력 차질과 나아가 한미동맹 이상신호를 어떻게 해소할지 답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국정감사에서 시작된 공방은 정 장관의 개별 발언에 대한 비판을 넘어 정부의 대북 대응과 동맹 관리 기조를 둘러싼 충돌로 확대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인적 쇄신을 압박하는 가운데, 정부가 한미 정보협력 차질을 해소하고 지뢰 사고에 대한 북한의 책임을 묻는 구체적인 대응을 내놓을 수 있을지가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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