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유방암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남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1% 미만으로 드물지만, 가슴에 생긴 멍울을 단순 여유증(여성형 유방증)으로 생각해 진단이 늦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4일 경희대병원에 따르면 남성에게도 유관을 포함한 유선조직이 존재하기 때문에 유방암이 발생할 수 있다. 여성은 사춘기 이후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유선과 지방조직이 발달하지만 남성은 상대적으로 발달 정도가 적다.
채수민 경희대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유방암은 유선조직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남성은 주로 60~70대 늦은 나이에 진단되는 경향이 있다”며 “고령 외에도 유방암 가족력, BRCA2 유전자 변이, 방사선 노출, 비만, 성호르몬 환경 변화 등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성 유방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에 생기는 멍울이다. 다만 여유증과 증상이 비슷해 구분이 쉽지 않다.
여유증은 주로 유두와 유륜 아래 유선조직이 커지는 질환이다. 멍울을 만졌을 때 부드럽거나 탄력이 있고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양쪽 유방에 대칭적으로 나타나지만 한쪽에만 발생하기도 한다.
반면 남성 유방암은 주로 한쪽 유방의 유두 아래나 주변에서 잘 움직이지 않는 단단한 멍울로 발견된다. 통증이 없는 경우도 많다.
채 교수는 “멍울의 촉감이나 통증 유무만으로 스스로 암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멍울 외에도 혈성 유두 분비물, 유두 함몰, 귤껍질처럼 변하는 피부 변화, 겨드랑이 림프절 비대 등이 동반된다면 유방암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남성은 여성보다 유방조직이 적어 암이 발생하면 유두나 피부, 흉벽 등 주변 조직으로 침범하기 쉽다. 가슴 부위에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남성 유방암의 기본 치료는 수술이며 유방전절제술이 주로 시행된다. 다만 종양의 위치와 범위에 따라 유방보존수술과 방사선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암의 진행 정도와 특성에 따라 항암화학요법, 내분비치료, 표적치료 등을 병행하기도 한다.
남성 유방암은 호르몬수용체 양성 비율이 높아 수술 후 내분비치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성호르몬의 작용을 억제하는 타목시펜 등이 대표적으로 사용된다.
채 교수는 “남성 유방암은 여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암세포가 증식하는 호르몬수용체 양성 비율이 높다”며 “수술 후 호르몬 자극을 최소화하는 보조 내분비치료가 재발 위험을 낮추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남성 유방암도 조기에 발견하면 예후가 좋은 편이다. 그러나 진단이 늦어질 경우 주변 림프절이나 다른 장기로 전이될 위험이 커진다.
채 교수는 “60대 이상이거나 유방암 가족력, 유전자 변이 등 위험요인이 있는 남성이라면 가슴 부위의 변화를 주의 깊게 살피고, 이상 소견 시 전문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며 “특히 고위험 유전인자를 가진 남성은 유전상담을 통해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고 이에 맞춘 검진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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