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5대 은행이 간편송금 서비스를 거친 보이스피싱 피해와 관련해 지급정지 건수 가운데 절반 이상이 카카오페이 경유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금액 비중도 79%에 달했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이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를 거쳐 유입된 보이스피싱 피해금과 관련해 지급정지한 건수는 총 7312건이다.
이 가운데 카카오페이 경유 건은 4336건으로 전체의 59%를 차지했다. 금액 기준 비중은 79%에 달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의 송금 규모 자체가 큰 만큼 다른 페이사보다 지급정지 건수와 피해금액 비중도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사기 방지 조치와 관련해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송금 상대방의 사기 이력을 감지해 알려주는 서비스와 송금 전 알림창 등 다양한 보안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가족 중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함께 설정한 가족에게도 알림을 보내 추가 피해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이용자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 상반기 지급정지 3.5배…건당 피해금은 감소
간편송금 관련 지급정지 건수는 올해 상반기에도 크게 늘었다. 5대 은행의 지급정지 건수는 3273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943건보다 247%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지급정지 건수인 3146건도 이미 넘어섰다.

반면 피해금 입금액은 올해 상반기 35억9004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0억2327만원보다 약 19% 늘어나는 데 그쳤다. 건당 금액은 321만원에서 110만원으로 감소했다. 지급정지 건수 증가율이 피해금 증가율을 크게 웃돌면서 관련 사례에서 소액·다건 양상이 두드러졌다.
다른 페이사에서도 지급정지 건수가 늘었다. 네이버페이의 올해 상반기 지급정지 건수는 698건으로 지난해 연간 건수인 534건을 넘어섰다. 토스는 69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4% 증가했고, 피해금 입금액은 8억9000만원으로 106% 늘었다.
페이사의 선불충전금에 피해금이 남아 모계좌가 지급정지된 사례도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324건, 2억8467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건수는 85%, 금액은 51% 늘었다. 건당 금액은 108만원에서 88만원으로 줄었다.
◇ 정보공유 의무화 이후 지급정지 범위 확대
간편송금은 비밀번호나 지문·얼굴 등 생체정보를 이용한 간편 인증으로 송금하는 서비스다. 페이사 계정 사이에서 선불충전금이 이동할 수 있어 은행이 거래 경로를 파악하기 어려웠지만, 2024년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시행령 개정으로 금융회사와 선불업자 간 정보공유가 의무화되면서 간편송금 과정에서 이동한 피해금도 지급정지할 수 있게 됐다.
피해금이 선불충전금에 남아 있으면 페이사가 모계좌를 지급정지하고, 이미 다른 은행 계좌로 빠져나갔다면 페이사의 통지를 받은 은행이 해당 계좌를 지급정지한다.
다만 지급정지 건수 증가를 보이스피싱 범죄 자체의 증가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금융권에서는 정보공유 의무화와 탐지체계 정비로 과거에는 포착하기 어려웠던 거래까지 지급정지할 수 있게 된 영향도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보이스피싱 정보공유·분석 인공지능(AI) 플랫폼인 ASAP와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을 고도화해 탐지율을 높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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