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쿠팡을 겨냥해 “성장한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을(乙)의 권익을 보호하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팡의 공정위 현장조사 거부를 둘러싸고 여야 의원들이 국회 차원의 공동 대응을 촉구한 자리에서 나온 발언이다.
주 위원장은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쿠팡의 납품업체 비용 전가 등 불공정 거래 의혹과 관련해 위법 사실이 드러나면 끝까지 엄정하게 조치하겠느냐는 질의에 “그렇게 약속할 수 있다”고 답했다.
쿠팡과 중소·영세업자 사이 분쟁조정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는 “쿠팡이 최근 매출 규모가 급성장한 것은 사실이고, 그만큼 소비자에게 만족을 준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그 과정에서 부당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최소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지배력이 커질수록 법 집행을 엄정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에도 동의했다.
이날 국감의 최대 쟁점은 쿠팡의 현장조사 거부였다. 쿠팡은 지난 8월 납품업체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 등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의혹을 확인하려는 공정위 현장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이후 조사 결정·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법원이 지난달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재항고했다. 쿠팡은 조사 당시 사전통지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고법은 집행정지를 기각하면서 조사 결정으로 쿠팡이 입을 불이익보다 효력을 멈췄을 때 공공복리에 미칠 영향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주 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상당히 무겁게 보고 있다”며 “공정위가 집행하는 대부분의 법률은 경제적 약자의 권익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이고, 그 출발점이 조사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사전통지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지난 15년간 대규모유통업법이 사전예고 없는 조사권으로 집행돼 왔고, 행정조사기본법도 증거인멸 우려가 있을 때 사전신고 없이 조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 과정에서 “영업이 중단되거나 방해받지 않도록 절차적 공정성도 높이겠다”고도 했다.
여야는 쿠팡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사 불응이 다른 유통기업으로 번질 수 있다며 국회 차원의 대응을 요구했고,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쿠팡이 국내에서 이익과 혜택을 얻으면서 불리할 때만 미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책임을 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유동수 정무위원장은 여야 간사에게 대응 방안 협의를 요청하며 “필요하다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도록 입법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조사 불응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조사의 실효성과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재를 강화하는 한편 조사 절차의 투명성도 높이겠다고 했다.
그러나 담합 과징금이 과도하다는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부당이익을 충분히 넘는 수준으로 부과하고 있는데도 담합이 줄지 않는 것은 과징금이 부당이익에 비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과징금으로 기업 경영이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 “조사 과정을 지금보다 더 투명하고 객관적이고 엄정하게 관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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