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38] ‘학교 밖 수험생’, 입시 준비 현실은

시사위크
오는 11월 19일 치러지는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3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해 서울지역 학교 밖 청소년에게 처음으로 10월 고3전국연합학력평가 응시 기회가 주어진다. / 뉴시스
오는 11월 19일 치러지는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3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해 서울지역 학교 밖 청소년에게 처음으로 10월 고3전국연합학력평가 응시 기회가 주어진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어김없이 수능의 계절이 돌아왔다. 오는 11월 19일 치러지는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3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학교 밖 청소년들도 막바지 수능 준비에 한창이다. 특히 올해 서울지역 학교 밖 청소년에게 처음으로 10월 고3전국연합학력평가 응시 기회가 주어지면서, 수능을 앞두고 실전 감각을 점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동안 전국 시도교육청이 주관하는 ‘전국연합학력평가’는 고등학교 재학생을 중심으로 시행돼 왔다. 이에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은 자신의 학업 성취도를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토대로 진학 방향을 설계하는 데 상대적으로 제약을 받아왔다. 학교 밖 청소년에게도 전국연합학력평가 응시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된 이유다.

실제 지난해 7월 학교 밖 청소년 2명은 교육청이 재학생이 아니라는 이유로 전국연합학력평가 응시를 제한한 데 대해 해당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지난 3월 서울행정법원은 학교 밖 청소년의 전국연합학력평가 응시 신청을 일률적으로 배제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로 교육의 기회를 제한한 것으로 판단해 취소 판결을 내렸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학교 밖 청소년에게 오는 20일 시행되는 '2026학년도 10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응시할 기회를 제공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 서울특별시교육청
서울특별시교육청은 학교 밖 청소년에게 오는 20일 시행되는 '2026학년도 10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응시 기회를 제공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 서울특별시교육청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지난 8월 학교 밖 청소년에게 전국연합학력평가 응시 기회 제공을 위한 시범사업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 시행되는 ‘2026학년도 10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부터 서울에 거주하는 학교 밖 청소년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응시 대상은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 예정자 가운데 △서울시에 거주하면서 학교밖청소년 지원센터 또는 서울특별시교육청 학교밖청소년도움센터 ‘친구랑’에 등록돼 있고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했거나 2026년도 제2회 고졸 검정고시에 접수한 자다.

이번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은 서울특별시교육청 학교밖청소년도움센터 ‘친구랑’(신림)에서 진행된다. ‘친구랑’(신림)에 시사위크가 문의한 결과, 선착순 36명 모집에 총 25명의 학교 밖 청소년이 응시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번 응시 기회는 학교 밖 청소년들도 재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실제 수능과 유사한 방식으로 시간 배분과 문제풀이 전략을 점검하고, 자신의 취약 영역을 파악해 남은 기간 학습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다.

다만 아쉬움도 남는다. 10월 전국연합학력평가는 수능을 한 달 가량 앞두고 실전 감각을 익힐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에서 실제 시험 환경을 경험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올해 학교 밖 청소년들은 실제 수능이 치러지는 학교가 아닌 ‘친구랑’ (신림)에서 시험을 치르게 돼, 수능과 유사한 시험장 환경까지 경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 학교 밖 나오니 입시 정보도 ‘스스로’… 진학 준비 막막

학교 밖 청소년들의 학업과 대학 진학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은 가운데, 이들은 입시 정보를 스스로 찾아야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학교 밖 청소년들의 학업과 대학 진학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은 가운데, 이들은 입시 정보를 스스로 찾아야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교사와의 상담이나 학교에서 제공하는 입시‧진학 정보를 통해 수능과 대학 진학에 필요한 정보를 비교적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반면 학교 밖 청소년들은 학교를 통한 정보 제공과 진학 지도를 받기 어려운 만큼, 입시 일정부터 전형방법, 지원 자격과 전략까지 빠르게 변화하는 대학 입시 정보를 스스로 찾아 파악해야 한다. 이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마주하게 되는 대표적 어려움 중 하나다. 

지난 4월 성평등가족부는 ‘2025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실시됐으며, 학교 밖 청소년 2,363명과 검정고시에 응시한 학교 밖 청소년 448명 등 총 2,811명을 대상으로 2025년 5월부터 12월까지 7개월간 진행됐다.

조사 결과를 보면 학교 밖 청소년들의 학업과 대학 진학에 대한 수요는 적지 않았다. 학교를 그만둘 당시 검정고시 준비를 계획했다는 청소년은 전체의 70.7%에 달했다. 대학 진학을 준비할 계획했다는 응답도 35.7%로, 2023년(29,6%)보다 6.1% 증가했다.

지난 4월 성평등가족부가 발표한 '2025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진로 계획으로 '정규학교 복학(대학진학 포함)'을 꼽은 비율이 29.5%로 가장 높았다.반면 학교를 그만 둔 이후 경험한 어려움으로 '대학 진학 관련 정보 찾기'를 꼽은 청소년은 22.4%에 달했다. / 그래프=이주희 디자이너
지난 4월 성평등가족부가 발표한 '2025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진로 계획으로 '정규학교 복학(대학진학 포함)'을 꼽은 비율이 29.5%로 가장 높았다.반면 학교를 그만 둔 이후 경험한 어려움으로 '대학 진학 관련 정보 찾기'를 꼽은 청소년은 22.4%에 달했다. / 그래프=이주희 디자이너

향후 진로 계획으로는 ‘정규학교 복학(대학 진학 포함)’을 꼽은 비율이 29.5%로 진로 미결정 다음으로 가장 높았다. 반면 학교를 그만 둔 이후 경험한 어려움으로 ‘대학 진학 관련 정보 찾기’를 꼽은 청소년은 22.4%에 달했다. 학교를 벗어난 이후에도 학업을 이어가거나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청소년이 적지 않지만, 정작 진학에 필요한 정보를 찾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정보 격차를 줄이기 위해 각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등에서는 대학 입시설명회와 1대1 맞춤형 진학 컨설팅 등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지원제도가 마련돼 있더라도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학교 밖 청소년 스스로 관련 내용을 찾아 신청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원 프로그램의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하거나 관련 정보를 제때 접하지 못할 경우 필요한 지원을 놓칠 수밖에 없다.

서울특별시교육청 학교밖청소년도움센터 ‘친구랑’ 신림점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이 있다”며 “어떤 학과가 있는지부터 대학에 진학하려먼 내신 비율, 정시 비율 등이 어떻게 되는지 잘 몰라 정보를 찾는 데 어려움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센터에서도 자체적으로 입시 컨설팅 등을 열어 최대한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지원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그럼에도 학교 밖 청소년들이 입시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보와 관련한 어려움을 많이 겪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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