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잦은 전산장애에도 정보보호 예산 삭감 심각…집행률 69% '안전불감증'

포인트경제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ATM기기 /뉴시스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ATM기기 /뉴시스

[포인트경제] 고객의 민감한 자산과 개인정보를 다루는 주요 금융사들이 정작 정보보호 인프라 구축에는 지갑을 닫고 있다.

10일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실이 금융당국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전산장애가 잦은 상위 20개 금융사의 지난해 전체 정보보호 예산은 4380억원으로 책정됐으나 실제 쓰인 금액은 3050억3000만원에 불과해 69.6%의 저조한 집행률을 기록했다.

유출 사고 겪고도 투자 인색 기업별 집행 실태를 살펴보면 우리은행이 배정된 786억5900만원 가운데 423억2700만원만 사용하며 53.8%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더욱이 최근 인공지능 에이전트 해킹으로 실제 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KB국민은행조차 676억1300만원의 예산 중 392억9700만원만 집행해 58.1% 수준에 그치는 안전불감증을 드러냈다. 이외에 한화생명보험과 수협은행 역시 60%를 턱걸이하는 등 전반적인 보안 투자가 부실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대상 20곳 중 7개 금융사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정보보호 예산을 전년보다 오히려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은행은 지난해 786억5900만원이었던 예산을 올해 615억6600만원으로 무려 21.7%나 대폭 축소하며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이어 한국씨티은행 역시 88억9900만원에서 72억9700만원으로 18.0% 줄였고, 신한은행은 452억9400만원에서 405억9100만원으로 10.4% 감액 편성했다. 이 밖에도 한화생명보험은 390억1600만원에서 379억3400만원으로 2.8% 줄였으며, 한국산업은행과 케이뱅크도 각각 176억1100만원에서 172억3100만원으로 2.2%, 171억200만원에서 168억800만원으로 1.7% 예산을 깎았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또한 99억3200만원에서 98억4100만원으로 0.9% 축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의원은 이 같은 현상을 두고 "단순한 경영 효율화 차원이 아니라 금융시스템 전반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문제"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을 향해 사고 발생 이후 수습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사전 보안 실태를 철저히 점검하고 투자를 외면한 기업에 강력한 책임을 묻는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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