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청와대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가 한 외신 보도를 인용하며 한국이 러시아에 석유를 공급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에 대해 “충분한 사실 확인 없이 대한민국의 관련 정책을 왜곡하거나 국제적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지난 7일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우리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하며 대러 제재와 수출통제를 일관되게 이행해 왔다”며 “이러한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영국 가디언은 항만 기록과 선박 추적 자료를 분석해 지난 7월에서 8월까지 17만6,000t이 넘는 연료가 울산과 여수 등에서 유조선에 선적됐고, 7척의 유조선이 러시아 극동지역으로 14차례 운항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해당 언론은 이러한 행위가 한국의 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러시아에 압력을 가하려는 서방 국가들의 노력에 ‘약한 고리’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우크라이나 측이 이 기사를 인용해 한국을 직격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블라디슬라우 블라시우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재 담당 보좌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의 (대러) 제재 정책과 극명하게 대비된다”며 특히 이 시기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었던 시점과 맞물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의 ‘도움’이 러시아의 정유 능력 상실에 따른 영향을 상쇄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취지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러한 내용 자체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대러 전략물자 수출을 전면 불허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다. 국가안보실 관계자는 전날 “현재 우리 대러 수출통제 대상 품목에 경유, 항공유 등 정제유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며 “아울러 경유 등 한국산 연료 수출 여부도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강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가 가디언지 보도를 인용해 거래 주체와 원산지, 최종구매자 등 핵심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개별 거래를 근거로 한국이 러시아의 연료난과 정제능력 상실 효과 완화에 도움을 주었으며 이를 통해 기존의 대러 제재 정책에 배치되는 행동을 한 것처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사실과 다르며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현재 관계기관을 통해 사실관계와 수출통제 관련 사항을 면밀히 확인하고 있으며 문제가 확인될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우크라이나 측도 충분한 사실 확인 없이 대한민국의 관련 정책을 왜곡하거나 국제적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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