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웅의 이혼이야기] 상간소송 전 내용증명, 먼저 보내는 것이 유리할까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배우자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뒤 상간소송을 준비하다 보면 한 가지 고민이 생긴다. 곧바로 소송을 제기할지, 아니면 먼저 상간남 또는 상간녀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관계 중단과 위자료 지급을 요구할지다.

감정적으로는 당장 상대방에게 따지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다. 그러나 내용증명은 단순히 화난 마음을 전달하는 편지가 아니다. 언제, 어떤 내용으로 보내느냐에 따라 향후 상간소송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너무 서둘러 보내면 추가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사례를 보자.

고양시 일산에 거주하는 A씨는 남편이 파주시에 거주하는 상간녀와 불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두 사람이 김포시 소재 숙박업소 주변에서 함께 있는 자료와 일부 메시지를 확보했다. A씨는 상간녀에게 남편과의 관계를 즉시 중단하고 부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대해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내려고 했다. 

그러나 아직 두 사람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추가 자료가 남아 있어 내용증명을 먼저 보내는 것이 오히려 불리하지 않을지 고민하게 됐다.

먼저 알아둘 것은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해서 상간자의 부정행위나 위자료 지급책임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상간소송에서는 상간자와 배우자 사이에 부정행위가 있었는지, 상간자가 배우자가 혼인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등이 중요한 쟁점이 된다. 또한 부정행위 당시 부부의 혼인관계가 이미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된 상태였는지도 살펴보게 된다.

그렇다면 상간소송 전에 보내는 내용증명에는 어떤 내용을 담을 수 있을까. 통상 상대방에게 배우자가 혼인 중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앞으로 만남이나 연락 등 부정한 관계를 중단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이미 부정행위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면 이에 대한 위자료 지급을 함께 요구하고, 일정한 기간 안에 관계 중단이나 위자료 지급에 관한 답변이 없을 경우 상간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한다. 

내용증명 자체가 상대방에게 위자료를 강제로 지급하게 하거나 법원의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언제 어떤 내용을 상대방에게 통지했는지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특히 상대방에게 배우자가 혼인 중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리고 관계 중단을 요구했는데도 이후 만남이 계속된다면, 적어도 그 통지 이후에는 상대방이 혼인 사실을 몰랐다는 주장을 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내용증명 발송 후에도 부정행위가 계속됐다는 사정 역시 향후 위자료를 판단할 때 함께 주장할 수 있는 사정이 될 수 있다. 또한 상대방이 내용증명을 받은 뒤 답변을 보내면서 배우자와의 만남이나 관계의 경위, 혼인 사실을 알게 된 시점 등을 스스로 밝히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답변은 이후 상간소송에서 하나의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반대로 내용증명을 너무 빨리 보내는 것이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다. 아직 부정행위를 뒷받침할 증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대방에게 먼저 경고하면 두 사람이 연락수단을 바꾸거나 만남 방식을 달리할 수 있다. 기존 메시지나 사진 등의 자료가 삭제되면서 추가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내용증명을 보내기 전에는 현재 확보된 증거가 어느 정도인지, 추가로 확보할 자료가 있는지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내용증명의 표현에도 주의해야 한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단정하거나 상대방을 지나치게 모욕하는 표현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위자료를 주지 않으면 직장이나 가족, 주변 사람들에게 부정행위 사실을 알리겠다는 식의 표현은 또 다른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한다. 

이혼전문변호사와 상담할 때에도 단순히 내용증명을 어떻게 작성할지만 볼 것이 아니라 △현재 확보된 증거 △상대방이 혼인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자료 △추가 증거 확보 가능성 △내용증명 발송 이후의 대응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상간소송 전 내용증명은 관계 중단과 위자료 지급을 요구하고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내용증명 한 장이 부정행위를 증명하거나 위자료를 자동으로 받아주는 것은 아니다. 외도 사실을 알게 된 순간에는 빨리 상대방에게 한마디 하고 싶은 마음이 앞설 수 있다. 하지만 상간소송에서는 먼저 말하는 것보다 먼저 증거를 챙기는 것이 더 중요한 경우가 있다. 

내용증명도 감정이 가장 뜨거울 때 보내기보다, 필요한 증거와 소송 전략을 확인한 뒤 보내는 편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김광웅 변호사(이혼전문) /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 사법연수원 제37기 수료/ 세무사 /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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