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장충동 풀만 호텔, 브랜드 변경 검토… 후보군은 어떤 브랜드?

시사위크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이 최근 내부적으로 브랜드 변경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전경. / 아코르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이 최근 내부적으로 브랜드 변경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전경. / 아코르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이 최근 내부적으로 ‘브랜드 변경’을 검토 중이다.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은 글로벌 호텔 체인 아코르의 한국 파트너사라는 점에서 아코르 브랜드 포트폴리오 중 럭셔리·프리미엄급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시사위크 취재 결과,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은 최근 아코르의 럭셔리급 브랜드로 스케일 업을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이 브랜드 변경을 검토하고 나선 이유는 지난해 7월 개관한 ‘풀만 앰배서더 서울 이스트폴’ 호텔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은 1955년 국내 최초 민영 호텔로 알려진 ‘금수장’에서 시작됐다. 규모를 확장하던 금수장은 1965년 호텔 명칭을 ‘호텔 앰배서더’로 변경했다. 이어 1975년에는 지하 2층∼지상 18층, 450실 규모의 신축 건물을 완공하며 관광호텔(1등급) 허가를 취득했다.

사세를 확장하고 입지를 굳힌 호텔 앰배서더는 1989년 글로벌 호텔 체인 기업인 아코르그룹의 ‘호텔 소피텔’과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으며, 이어 1996년 아코르와 소피텔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했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2006년에는 아코르와 국내 합작 법인인 AAK(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를 설립하며 양사의 관계는 더욱 끈끈해졌다.

2009년에는 소피텔과의 브랜드 계약이 만료되자 앰배서더 호텔 그룹이 자체 브랜드의 독립성 강화 및 해외 진출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아코르의 프리미엄 브랜드 ‘풀만’과 프랜차이즈·마케팅 제휴를 맺었다. 앰배서더 호텔 그룹과 풀만의 동행은 2009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그간 서울 내에는 풀만 호텔이 장충동 단 한 곳만 존재했다. 서울 내 유일한 풀만 브랜드라는 점에서 서울에서는 ‘풀만’ 자체가 곧 장충동 호텔을 의미했다.

2025년 7월 서울 광진구에 풀만 앰배서더 서울 이스트폴 호텔이 오픈하면서 서울 내에 풀만 브랜드 호텔이 2개로 늘었다. / 아코르

그런데 지난해 서울 광진구에 ‘풀만 앰배서더 서울 이스트폴’ 호텔이 문을 열면서 서울 내에 동일한 풀만 브랜드 체인 호텔이 2개로 늘었다. 장충동에 위치한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입장에서는 그동안 독점하던 ‘서울 유일의 풀만 플래그십’ 타이틀이 희석됐다.

또한 두 호텔의 이름이 비슷하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됐다. 장충동에서 오랜 기간 풀만 브랜드를 내걸고 영업을 이어온 ‘앰배서더 서울 풀만’과 새롭게 문을 연 ‘풀만 앰배서더 서울 이스트폴’의 호텔 이름 차이는 ‘단어 순서’와 ‘이스트폴’ 유무 정도다. 이러한 명칭 유사성으로 인해 예약 플랫폼이나 대외 인지도에서 소비자들이 두 지점을 직관적으로 구분하는 데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거론됐다.

과거 서울 삼성동에 ‘그랜드 인터컨티넨탈’과 ‘인터컨티넨탈’ 브랜드 호텔이 각각 스타필드 코엑스몰을 사이에 두고 자리 잡아 방문객들이 헷갈렸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이 브랜드 변경을 고심한 이유로 보인다.

앰배서더 호텔 그룹에서는 장충동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의 새로운 브랜드로 아코르의 럭셔리·프리미엄 브랜드 중 여러 후보군을 검토하고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그중에서도 럭셔리급 브랜드인 소피텔 재도입을 중점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서비스드 레지던스가 지난달 오픈 5주년을 맞았다. / 아코르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서비스드 레지던스가 지난달 오픈 5주년을 맞았다. / 아코르

다만 ‘소피텔’의 경우 2021년 서울 잠실에 총 563실 규모의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서비스드 레지던스’가 문을 열고 5년 이상 영업을 이어오며 입지를 굳혔다. 여기에 잠실과 장충동은 거리도 멀지 않아 앰배서더 서울 풀만이 소피텔로 브랜드를 변경할 경우 서로가 비교 대상이 되고 수요를 갉아 먹는 ‘카니발리제이션’ 우려가 적지 않다.

한 도시에 동일한 럭셔리 브랜드를 2개 이상 유치하는 것도 아코르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현재 소피텔 브랜드로 영업을 이어오고 있는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서비스드 레지던스의 오너사는 KT에스테이트로 잠실 소피텔을 포함해 호텔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데, 인수자 측에서 불만을 내비칠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한 소피텔이 추구하는 호텔의 성격과 분위기가 현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과는 약간 거리가 멀다. 소피텔은 클래식한 분위기를 갖췄으면서 동시에 화려하고 세련미 등을 두루 갖춘 현대적인 프렌치 럭셔리를 추구한다.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의 경우 2020년 1월 화재 사고 이후 약 2년간의 레노베이션(개보수)을 거쳐 2022년 1월 재개관을 알렸는데, 실내 인테리어가 전반적으로 모던하고 한국적인 분위기를 갖췄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앰배서더 서울 풀만이 소피텔 브랜드를 도입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재개관 5년 만에 또 다시 비용을 투자해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진행하는 것은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 아코르
소피텔 레전드는 브랜드 선정 기준이 까다로워 전 세계에서 단 6개의 호텔만 해당 브랜드를 내걸고 영업을 이어오고 있다. 사진은 중국 시안에 위치한 소피텔 레전드 피플스 그랜드 호텔 시안. / 아코르

아코르 내 럭셔리 브랜드는 소피텔 외에 11개가 더 있는데, 이마저도 앰배서더 서울 풀만과 성격 및 분위기가 맞지 않거나 서울 내 다른 호텔이 선점해 제한적인 요소가 존재한다.

소피텔보다 한층 더 격식을 차린 ‘소피텔 레전드’라는 브랜드도 존재한다. 소피텔 레전드는 유서 깊은 역사적 건물이나 상징적인 장소·호텔이 선택할 수 있는 아코르의 최상위 브랜드다. 기준이 까다로워 전 세계적으로도 소피텔 레전드 브랜드 호텔은 총 6개이며, 이 중 아시아에는 단 2개(베트남 하노이, 중국 시안)에 불과하다. 앰배서더 서울 풀만은 국내 최초 민영 호텔이라는 역사를 지닌 만큼 스토리텔링 측면에서는 소피텔 레전드도 적합해 보이지만, 럭셔리 브랜드 중에서도 최상위 브랜드 기준을 맞추려면 전면 리뉴얼 수준의 추가 투자가 요구될 수 있어 이미 약 5년 전 리뉴얼을 마친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매우 크다.

‘페어몬트’는 헤리티지(유서 깊은 역사)와 건축미, 역사를 아우르는 클래식 럭셔리 브랜드다. 앰배서더 서울 풀만과 잘 어울리는 것 같지만, 이 역시 서울 여의도에 파크원호텔매니지먼트 소유의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이 브랜드를 선점하고 있는 만큼 서울 내 브랜드 중복 회피 및 자기 잠식(카니발리제이션) 방지를 위해 지양할 것으로 보인다.

‘반얀트리’는 프라이빗 풀빌라 및 웰니스 리조트를 지향하는데, 앰배서더 서울 풀만과 결이 다르고, 남산에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이 자리 잡고 있어 선택지에서 제외된다. 이밖에도 래플스나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릭소스 등 역시 성격이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과 다르다.

스위소텔은 아코르의 프리미엄급 브랜드로, 모던 프리미엄 비즈니스와 웰니스 콘셉트를 균형있게 맞춰 앰배서더 서울 풀만과 궁합이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은 스위소텔 더 스탬퍼드, 싱가포르. / 아코르
스위소텔은 아코르의 프리미엄급 브랜드로, 모던 프리미엄 비즈니스와 웰니스 콘셉트를 균형있게 맞춰 앰배서더 서울 풀만과 궁합이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은 스위소텔 더 스탬퍼드, 싱가포르. / 아코르

대안으로는 아코르의 프리미엄 브랜드 중 ‘스위소텔’이나 ‘뫼벤픽(모벤픽)’이 가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두 브랜드 모두 스위스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현재 국내에 스위소텔이나 뫼벤픽 브랜드 호텔이 없다는 점도 긍정적인 시그널로 평가된다.

스위소텔은 정갈함과 효율성, 모던 프리미엄 비즈니스 및 웰니스 콘셉트를 중시한다. 2022년 리뉴얼된 앰배서더 서울 풀만의 모던한 하드웨어 및 디자인, ‘도심 속 웰니스’ 등과 궁합이 잘 맞아떨어진다고 평가된다. 또한 브랜드를 변경하면서도 과도한 추가 공사를 할 필요도 없다.

뫼벤픽은 스위스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F&B 부문을 강화한 아코르의 프리미엄급 브랜드다. 사진은 호주 태즈메이니아주 호바트에 위치한 뫼벤픽 호텔 호바트. / 아코르
뫼벤픽은 스위스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F&B 부문을 강화한 아코르의 프리미엄급 브랜드다. 사진은 호주 태즈메이니아주 호바트에 위치한 뫼벤픽 호텔 호바트. / 아코르

뫼벤픽은 스위스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식음(F&B)과 미식 문화, 스위트(Sweet) 감성에 특화된 프리미엄 호텔 브랜드다. 브랜드의 철학은 ‘잘 먹고 잘 쉬는 것(Good food, Good mood)’으로 알려진다. 뫼벤픽은 미식 경험 특화 브랜드 특성을 살려 전 세계 모든 뫼벤픽 호텔·리조트에서 매일 오후 특정 시간 로비나 라운지에서 투숙객 모두에게 최고급 수제 초콜릿·마카롱·브라우니·초콜릿 분수 디저트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초콜릿 아워’를 운영한다.

앰배서더 서울 풀만은 올데이 다이닝 뷔페 ‘더킹스’, 중식당 ‘호빈’, 한식당 ‘더 쉐프스 테이블’, 양식당 ‘1955 그로서리아’ 등 F&B 분야에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호텔로, 뫼벤픽 브랜드를 도입해 ‘초콜릿 아워’ 등을 운영한다면 ‘미식과 스위트한 휴식이 공존하는 도심 속 프리미엄 호텔’이라는 식음 중심의 차별화된 호텔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앰배서더 서울 풀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소피텔 등으로 호텔 브랜드 변경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브랜드 변경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검토를 진행한 정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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