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1위 테슬라→AI 순위 7위…엇갈린 '추천 서열'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테슬라는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7개월 연속 브랜드별 신규 등록 1위를 지켰다. 생성형 인공지능(AI)에 '수입차'를 물었을 때는 위치가 달랐다. 27개 브랜드 가운데 7위였다. BMW와 렉서스, 메르세데스-벤츠가 AI 답변에 더 자주 등장했다. 

전기차로 범주를 바꾸면 결과도 달라졌다. 테슬라 모델 3와 모델 Y가 각각 6위와 7위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브랜드라도 어떤 범주와 조건으로 질문하느냐에 따라 AI가 제시하는 순서가 달라진 셈이다. 판매량이 시장에서의 현재 위치를 보여준다면 AI 추천에는 온라인에서 축적된 브랜드 이미지와 정보의 맥락도 반영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AI 브랜드 분석 전문기업 에이아이빅스랩(AIBIX lab)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챗GPT와 제미나이, 퍼플렉시티, 클로드의 한국어 답변을 분석한 결과 국산 내연기관 SUV는 기아 쏘렌토, 전기차는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가 종합 1위에 올랐다.

수입차에서는 BMW, 중고차 거래 플랫폼에서는 엔카닷컴, 렌터카·카셰어링에서는 롯데렌터카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분석 대상은 5개 카테고리 128개 모델·브랜드다. 

AIBIX 점수는 쏘렌토 54.8점, 아이오닉 5 46.5점, BMW 65.6점, 엔카닷컴 65.2점, 롯데렌터카 63.7점이었다. 각 모델과 브랜드는 해당 카테고리 답변의 60% 이상에서 언급됐다. 4개 AI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한 브랜드는 롯데렌터카가 유일했다. 


국산차에서는 현대차·기아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국산 내연기관 SUV 상위 6개가 두 회사 모델로 채워졌고 전기차도 상위 5개를 모두 차지했다. 전기차 상위 10개 가운데 8개도 현대차·기아 모델이었다. 

종합 순위와 AI 답변에서 앞쪽에 등장하는 순위는 엇갈렸다. 국산 SUV 종합 1위는 쏘렌토였지만 첫 언급 비중은 팰리세이드가 22.5%로 쏘렌토의 17.5%를 웃돌았다. 전기차는 아이오닉 5가 종합 1위였지만 첫 언급은 아이오닉 6가 18.3%로 가장 높았다. 수입차 역시 BMW가 종합 1위를 차지했지만 첫 언급 비중은 렉서스가 21.7%로 앞섰다.

구매 조건을 구체화하면 추천 대상도 바뀌었다. 국산 SUV 가운데 연비 관련 질문에서는 기아 니로, 주차 편의성에서는 현대차 캐스퍼, 승차감에서는 제네시스 GV80이 우선 언급됐다. 전기차는 급속충전에서 아이오닉 5, 1회 충전 주행거리에서 아이오닉 6, 가족용 실내 공간에서는 기아 EV9이 앞섰다. 

실제 시장 성적과 AI 순위가 비슷한 사례도 있었다. 쏘렌토는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5만5426대가 판매돼 전체 내수 모델 가운데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롯데렌터카와 SK렌터카 역시 공정거래위원회가 설명한 렌터카 시장 1·2위 사업자 순서와 AI 순위가 같았다.

테슬라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수입차 신규 등록에서는 7개월 연속 브랜드 1위를 기록했지만 AIBIX 수입차 순위에서는 26.7점으로 7위에 그쳤다. 답변 등장률도 40.0%로 BMW 87.5%, 렉서스 82.5%, 메르세데스-벤츠 81.7%보다 낮았다.

반면 전기차 카테고리에서는 모델 3와 모델 Y가 상위 10위에 포함됐다. 실제 시장에서는 수입차 판매를 주도하면서도 AI 안에서는 '수입차 브랜드'보다 '전기차 브랜드'로 더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다. 오랜 기간 수입차 시장의 대표 브랜드로 인식돼 온 독일·일본 프리미엄 브랜드와 차이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AI가 답변에 활용한 출처에서도 이런 브랜드 인식이 형성되는 경로를 엿볼 수 있다. 차량 관련 답변은 제조사 공식 홈페이지보다 언론 기사와 블로그, 포털뉴스 등 외부 콘텐츠 인용 비중이 높았다. 수입차의 경우 언론 기사와 포털뉴스를 합친 비중이 42.0%였고 제조사 공식 홈페이지는 2.8%에 그쳤다. 

일부 답변에서는 KG 모빌리티의 렉스턴과 토레스를 언급하면서 현재 사명과 함께 과거 '쌍용'이라는 표현이 등장하기도 했다. 온라인에 오래 축적된 정보가 AI 답변에 남아 브랜드의 현재 모습과 시차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AI 답변 속 브랜드 노출도 새로운 관리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검색에서는 소비자가 브랜드나 차명을 직접 입력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생성형 AI에서는 '연비 좋은 SUV', '가족용 전기차', '주행거리 긴 전기차'처럼 조건을 중심으로 질문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어떤 모델이 답변 상단에 등장하는지가 소비자와 브랜드가 만나는 또 하나의 접점이 될 수 있다.

특히 제조사 공식 홈페이지보다 언론과 블로그, 포털뉴스 등 외부 콘텐츠가 AI 답변에 더 많이 인용됐다는 점은 브랜드 관리 범위가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신 제품 정보와 사명을 공식 채널에 반영하는 동시에 외부에 축적되는 정보의 정확성과 일관성도 중요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준현 AIBIX랩 대표는 "종합적으로 자주 추천되는 모델·브랜드와 답변 첫머리에 언급되는 모델·브랜드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았다"며 "연비와 주차, 주행거리, 공간, 가격 등 조건이 구체화될수록 AI가 우선 제시하는 대상도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AIBIX는 특정 기간 생성형 AI 응답에서 브랜드의 등장과 언급, 추천, 인용 양상을 정량화한 지수다. 매출이나 시장점유율, 제품 품질 또는 전체 소비자의 선호도를 평가하는 지표와는 성격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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